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노조 서울본부(백호상 본부장)는 2월 9일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난 1월 28일 김부겸 국무총리 방문에 대한 영등포소방서의 과도한 의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날 권태미 영등포소방서장이 참석하지 못한 관계로 백호상 본부장 대신해 권영준 소방노조 정책국장, 김삼규 서울본부 사무처장, 김길중 양천지부장, 김동호 영등포지부장이 자리했다.
지난 1월 28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영등포소방서를 격려방문하기로 했다. 권태미 영등포소방서장은 물론 이흥교 소방청장,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도 함께 참석하는 자리였다. 당일 영등포소방서에 대한 업무보고는 물론 신규고가차 시연이 있었다. 대한민국 의전서열 5위로 대한민국 정부의 2인자인 국무총리 방문에 대한 각별한 준비가 필요했다. 이에 영등포소방서 지휘부는 청소를 비롯 철저한 사전 준비를 지시했다.

그러나 과유불급. 엄동설한에 신규고가차 시연까지 준비하다보니 매일 언제 사고 현장에 출동할지 모르는 소방관 입장에서 가뜩이나 코로나 19대응으로 업무피로도가 축척되어 있는 상황에서 일주일 동안 훈련을 해야 했다. 비번자가 양일간 출동을 대기하여 초과근무를 하기도 했다.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직원과 출동대기자들은 차고바닥 물청소를 진행했고, 차고 캐비닛 위에 있는 개인장비가방 등 물품들을 안보이는 곳에 이동을 시켰다. 업체에 의뢰하여 외벽, 복도 도색작업도 진행했다.
소방노조 측은 "국무총리가 방문한다고 하지만 설명절을 앞두고 격려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인데, 일주일 기간을 두고 처음 배치된 신규고가차 훈련을 했어야 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훈련기간은 영하 9도의 강추위였고, 언제 출동해야 하지 모르는 상황에 비번에게는 충분히 휴식이 보장되어야 했음에도 보여주기식 영전을 위해 직원들이 너무 희생을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추운 겨울에는 정비를 해야지 과도한 훈련을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같은 기간 이재명 후보 등 다른 정치인들이 방문했던 다른 소방서에서는 별도의 훈련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소방노조는 "소방서가 군대도 아니고, 소방관의 주업무가 청소다 아니다"면서 "총리가 온다고 하여 수일에 걸친 청소와 환경정비를 하는 것은 과거의 잘못된 문화에서부터 유래된 고쳐져야 할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소방노조는 "소방공무원 노동자의 정당한 휴식권 보장과 근로여건 개선을 위하여 이러한 과도한 의전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강력히 요구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권태미 영등포소방서장을 대신해 참석한 윤영재 영등포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이번 일로 인해 직원게시판에 보니 직원들끼리 서로 댓글을 달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면서 "앞으로는 평상시에 잘 준비를 하여 과잉의전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역지사지로 직원들의 입장을 좀 더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영등포소방서장과 상의하여 앞으로 재발방지책을 소방노조측에 전달해 알려주기로 했다.
한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서울본부는 노사가 싸우는 노동조합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춰 상생하는 노조,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행동하여 성과를 내는 노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