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 이후 정년 보장과 높은 연금으로 한때 공무원은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을 살펴보면, 2021년 35.0대 1에서 지난 2024년 1월 접수한 9급 공무원 공채 시험 원서접수 결과 21.8대 1이라는 경쟁률로, 1992년 19.3대 1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공직 사회에서 ‘MZ세대’의 퇴사율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단순히 안정적인 직업 이상의 가치와 개인적인 만족도를 추구하며, 공무원 조직 문화와 보상 체계에 대한 불만이 높다.
일반 기업 대비 낮은 급여 수준과 아직 남아있는 수직적인 위계질서, 경직된 조직 문화 등이 MZ세대의 퇴사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과도한 업무와 강도 높은 악성 민원도 저연차 공무원의 퇴사 원인이 된다.
젊은 공무원들의 이탈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공직 사회 전체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공무원 보수는 물론 근무시간, 조직문화, 채용 방식 등 전반적인 인사 시스템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아울러, 국가공무원법 개정도 추진하여 구체적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근무시간’ 연구 등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을 비롯하여 우아한형제들, CJ ENM 등 국내 민간 기업, 주요 지차체와 비교하여 MZ 공무원 이탈의 대안을 찾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인 연구용역에 나선 건 인구 구조 변화와 세대별 특성을 고려하여 인사시스템을 개편하지 않으면 정부의 운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특히, 정부는 잦은 임금 동결과 연공서열에 따른 경직된 임금체계가 MZ세대 공무원들이 이직하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공무원 보수 현실화 5개년 계획’을 시행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은 95.9%까지 올랐지만, 이후 처우 개선이 시들해지면서 민간 기업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정부는 보수를 파격적으로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근무 방식 유연화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워크’ 근무형 유연근로제 적극 도입, 정시 퇴근 비율을 높이고, 초과근무를 지양하는 등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생산성과 공무원의 삶의 질이 모두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른 나라와 민간 기업, 지자체와의 비교를 통해 인사 시스템 전반을 개선에 돌입했으며 2023년 기준 117만 명으로 늘어난 공무원 정원이 적정한지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부처별, 직무별로 맞춤형 생산성 향상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처우 개선과 함께 개방 임용을 늘려 민간과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방정부티비유=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