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인사제도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최근 5급 승진제도 개선을 통해 ‘역량 중심의 조기 등용’을 핵심 방향으로 삼고, 기존 경력 위주의 승진체계에서 실무성과 자질을 반영하는 선발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행정조직의 활력을 제고하고, 현장 실무에 강한 유능한 공무원을 조기에 관리자급으로 발탁하기 위한 취지다.
앞서 인사혁신처(이하 인사처)는 올해 역점 추진 과제로 검토 중인 5급 선발승진제의 필요성과 도입 취지, 운영 방향 등을 처음 공식 논의했다. 관계 부처와 공무원노조 등 이해 관계자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 안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법령 개정도 끝낼 예정이다.
5급 선발승진제는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각 부처 핵심 인재를 발굴·육성하고 공직의 활력과 근무 의욕을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승진제도를 말한다. 인사처는 우선 각 부처에서 승진 소요 최저 연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공적과 자질, 역량, 잠재성을 갖춘 6급 공무원을 추천하면 서류전형·역량평가·심층면접 등을 통해 대상자를 선발하고 별도의 교육과정을 거쳐 특별승진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원정 인사처장은 “5급 선발 승진제가 잠재력과 의지가 있는 실무직 공무원들 사기를 진작시키고, 우수한 정책 성과 창출의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공직 사회 활력을 제고하고 능력·성과 중심의 인사 체계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역량평가 중심의 선발체계 핵심
개선안에 따르면, 일정 연수를 충족하지 않아도 부처장이 역량을 인정한 경우 추천이 가능하며, 이후 서류심사, 역량평가, 심층면접을 통해 후보자를 선발한다. 선발된 인재는 핵심관리자 양성과정을 이수한 후 5급으로 특별 승진된다. 이는 기존의 ‘연공서열식’ 승진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적과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의 경력 경로를 다변화시키기 위한 획기적 접근이다.
역동성과 성과 중심 인사의 정착 기대
이번 제도는 젊고 유능한 인재의 조기 등용을 통한 조직 역동성 강화, 실무형 관리자 육성을 통한 정책 실행력 제고, 성과 중심의 공직문화 확산이라는 3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방 현장에서 국비 확보나 공모사업 실적을 통해 ‘보이는 성과’를 창출한 직원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란 기대다.
한 현직 서기관이 인터뷰에서 밝힌 “공모사업을 통한 국비 확보와 표창 수상과 같은 점들이 눈에 띄는 성과로 평가된다”는 발언은 실적 기반 평가체계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근무태도 및 평정 가이드라인
이번 제도 변화에 따라 6급 이하 직원들이 준비해야 할 기준은 분명해졌다. 첫째, 실적 기반 평가 강화로 공모사업 성과, 예산 확보, 정책 아이디어 실현 등 ‘수치화 가능한 성과’가 평가의 핵심이다. 개인의 노력과 팀워크를 기반으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둘째, 근무 태도 및 조직 기여도 반영이다. 업무의 성실성, 타 부서와의 협업 태도, 민원 대응 자세 등도 승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셋째, 기관 및 외부 수상 실적도 평정 요소로 작용한다.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등 유관 부처로부터 수상받은 공로는 평정에서 유의미한 지표가 된다.
넷째, 공직가치 및 책임감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책임감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물인지, 또한 MZ세대 후배들과의 소통 및 멘토링 능력도 점차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근무 태도 또한 중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단순히 젊다고 승진의 문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성과와 태도를 겸비한 인재가 조기 등용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란 평가다.
도청에 근무중인 서기관은 “국비 사업 유치는 가장 큰 성과”라며 “국토부나 행안부 표창 같은 것은 실질적인 성과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 4급 서기관은 승진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 공무원들에 대한 조언으로 다음과 같은 당부를 전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전략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고, 팀워크를 중시하며, 주변과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과는 조직 전체가 인정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실적에만 매달리는 모습보다, 신뢰받는 동료가 되는 것이 진정한 준비입니다."
[지방정부티비유=전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