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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멈춘 순간, 손은 멈추지 않았다

경주 화랑마을서 60대 시민, 직원들의 신속한 CPR로 극적 생환

 

경주 화랑마을에서 열린 로컬푸드 납품농가 교육 현장이 순간적으로 생사의 갈림길이 됐다. 그리고 그 위기 한복판에서, 직원들의 침착한 응급처치가 한 시민의 생명을 다시 뛰게 했다.

 

■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12월 5일 오전 9시 50분. 화랑마을 화랑전시관 주차장에 도착한 63세 황모 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그대로 쓰러졌다. 처음 발견한 이는 화랑마을 영선 담당 직원 손승만 씨였다. 그는 주저할 틈도 없이 무전기로 긴급 상황을 전파했다.


신호를 받은 주간 당직자 최근열 씨(30·경영관리팀)는 현장으로 뛰었다. 도착까지는 고작 수십 초, 그러나 황 씨의 상태는 이미 심각했다. 땅바닥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황 씨.
의식 없음, 호흡 없음, 복부 움직임도 전무.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위기였다.

 

■ “머릿속은 하얘졌지만, 손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최근열 씨는 즉시 심폐소생술(CPR)에 들어갔다. 동시에 119 신고도 이어갔다.  2분, 3분… 온 힘을 다해 누른 가슴 압박은 생명을 되찾기 위한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그 순간, 황 씨의 몸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의식이 돌아왔다.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직전의 일이었다. 최근열 씨는 구급대에 황 씨를 인계한 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구급차에 동승해 병원까지 함께 이동했다. 다행히도 병원 검사 결과 특이 소견은 없었고, 황 씨는 당일 퇴원했다.

최근열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말했다.

“숨이 멈춘 걸 확인하는 순간 공포가 밀려왔지만, ‘내가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의식을 되찾는 걸 보는 순간, 다리가 풀릴 만큼 안도했습니다.”

 

■ 신속한 응급대응이 만든 ‘골든타임의 기적’

이번 사례는 화랑마을 직원들의 빠른 의사전달, 현장에서의 골든타임 인지, 그리고 매뉴얼에 따라 즉시 CPR을 시행한 대응력이 맞물린 결과다.특히 최근열 씨는 평소 응급처치 교육을 충실히 이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침착함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 “한 시민의 생명을 지킨 용기, 경주의 자부심입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직원의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응급처치가 소중한 생명을 지켰습니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공직자의 자세가 경주의 신뢰를 높이는 근간입니다.
시는 앞으로도 응급대응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습니다.”

 

경주 화랑마을에서 벌어진 이번 ‘기적의 구조’는 누군가의 하루 일과 속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지켜낸 작은 용기와 큰 책임감이 만들어낸 이야기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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