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구의회는 풀뿌리 자치의 핵심이라고 강하게 외치는 천만호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과 김영길 사무총장을 만나 대담을 나누었다. 제7대 전반기 2기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의 사령관과 선봉장이 되어 2898명 의원들을 하나로 결집해 그 힘을 아낌없이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장소|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실 대담|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오진희 기자 사진|황진아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천만호 회장님, 김영길 사무총장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취임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천만호(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 부산광역시 동래구의회 의장)_ 우선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의장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취임과 더불어서 지방의원들이 바라는 정당공천제 폐지문제와 인사권 독립, 그리고 의정비 관련 사항들을 임기 때 꼭 마무리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당대표와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임기 때 생산적인 일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유능한 김영길 사무총장님과 제가 실과 바늘이 되어서 중앙정부, 국회의장 또 정당대표를 만나서 지방의회가 필요한 것을 대화로써 얻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영길(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사무총장, 울산광역시 중구의회 의장)_ 지방자치의 발전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의원들이 2898명인데, 제가 그 앞에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한 선봉장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회장님을 잘 보필하겠습니다. 기초의원의 수가 3000여명을 육박하는데 그분들이 힘을 협력했을 때 지방자치가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이번 임기 동안 꼭 해내고 싶은 일이 있으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천만호_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정당공천제 폐지, 인사권 독립, 지방재정 확보를 꼭 하고 싶습니다. 주민을 두려워해야지 국회의원을 두려워하면 안 되는데, 지금은 거꾸로 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우리나라는 지방자치가 될 수가 없어요. 국회는 국회 본연의 임무가 있고, 기초의원은 기초의원 본연의 임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 때 공천만 받으려고만 한다면 지방자치가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집행부인 단체장 눈치를 보면서 무슨 일을 합니까? 인사권 독립으로 의원들을 소신껏 보좌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의정비심의에 대해서는 잿밥에만 관심 있다고 말들 하지만, 사실 기초의원이 4대까지 월급이 없었습니다. 4대 중간에 들어와서 의정비가 생겼는데,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겸직을 못합니다. 겸직을 못하게 되면, 부정을저지르게 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을 위해 더 전문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기초의원들도 국회의원, 단체장처럼 심의 없이 고정급이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영길_ 현재 가장 이슈는 정당공천제 폐지이며,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은 의정비의 현실화를 2과제로 삼는데, 개인적으로 인사권 독립이 더 우선순위라고 생각해요. 광역의원들이 보좌관 제도를 주장하고 있는데, 보좌관 제도는 국민들한테 굉장히 반감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국민적 불신까지 초래할 수 있어서 현실과는 맞지 않습니다. 차라리 인사권 독립을 통해 제대로 된 견제·감독 기능을 할 수 있는 그런 공무원 의회 조직이 신설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3과제가 의정비 현실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그런데 기초의원들에 대한 국민 신뢰가 부족합니다. 신뢰를 회복하기 전 의정비 인상 얘기를 하니깐, 국민들의 반감이 조금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영길_ 네, 제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방의원들 자질이 늘 문제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정치권에 있는 사람치고 자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자질이라는 것은 결국은 대우를 얼마만큼 받고 있는 지가 중요한데, 전문성 있는 지방의원들을 배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의정비 수준이 높아져야 됩니다. 예를 들어 회계사 한 명 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조례를 만들고 법률 제정을 위한 입법활동을 한다면, 요즘 변호사 많지 않습니까? 변호사들도 지방의회에 들어와야 됩니다. 의정비가 현실화가 되어야만 전문성 있는 의원들이 들어와 전문성 있는 직업군이 형성될 것입니다.
이영애_ 네, 내년 총선을 기해서 기초의원들의 의식수준이 좀 바뀌는 그런 기회는 안 될까요?
천만호_ 제 지역구인 박관용 국회의장님은 기초의원들을 잘 챙겨 주셨는데, 지금은 거꾸로 됐습니다. 표 찍어주고 욕먹습니다. 이래서는 주민들이 손해를 봅니다.
이영애_ 회장님, 거침없이 말씀해주시는 게 매력 있습니다.
천만호_ 주민들이 그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거꾸로 되고 있단 말이에요.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제 폐지한다고 서약까지 했는데, 사무총장님하고 제가 9~10월에 기초의회 의장님들을 모시고 청와대를 가려고 합니다. 공천제 폐지 안하면, 우리 의원들 전부 사표 내서 앞으로 공천제 안 받겠다고 행동할 것입니다. 여기에 국민의식과 함께 삼박자가 맞아 들어가야 됩니다. 국민이 함께해야 합니다. 들어주지 않는 사람 없으면 아무 소용없지 않습니까?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언론에서 신랄하게 써주시기 바랍니다.
김영길_ 대통령이 국민과 226개 기초의회의장단 전부모인 자리에서 공약한 것을 지키지 못하고 변명조차도 안하는 현실이 우리 정치 수준입니다. 3000여명 의원들이 연합해서 결집해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들이 2년차인데, 지금이 결집하기 제일 좋을 때입니다. 왜냐하면 3년차 되면 눈치를 보게돼서 안 됩니다. 사실 우리가 비주류인데, 비주류가 보다보다 못해 결집을 시키려고 합니다. 결집시켜서 집결을 해야 합니다. 협의회장단들이 당 대표도 만나고 대통령도 만날 타임이 되었습니다.
이영애_ 시장군수구청장들은 1년에 한 번씩 만나잖아요. 충분히 한 번 정도는 가셔서 대통령과 대화의 장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영길_ 면담요청을 했지만, 면담요청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성도 띄어야 하고, 지혜롭게 작전을 잘 짜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결국 심부름꾼이잖아요. 여기가 결국은 결집을 시킬 수 있는 사령탑이고 총 사령관이고, 저는 제일 앞에 서는 선봉장이 되어야 되겠습니다.
이영애_ 네, 중요한 시기인 것 같은데, 기초의회들은 돈을 절대 안내는 것 같아요. 먼저 의장님들이 전부 모이셔서 워크샵 한 번 해서 의식 구조부터 변화시켜야 합니다. 돈이 수준이고 힘입니다. 의장님이 이번 기회에 기초의장단이 돈부터 모아서 한 번 해보자고 하셔야 성과가 나고 변화가 시작됩니다.
천만호_ 맞습니다. 사무총장님과 함께 분담금을 올리려 고 합니다. 제가 지방기자들18명 만났어요. 그런데 이렇게 핵심적인 말만 하는 분은 처음 봤습니다. 한 마디도 안 틀리고, 딱 들어맞는 말만 하고 있어요. 제가 진짜 놀랐습니다.
이영애_ 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이것은 고쳐야 하지않는가? 민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지 않겠어요?
천만호_ 감시와 감독할 수 있도록 인사권을 독립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이유는 집행부에서 발령을 받고 오면, 한시적으로 눈치만 보다 가니까, 의정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하는데, 역할을 못합니다. 4년 동안 수행비만 축내고 갑니다.
김영길_ 요즘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무엇이냐면, 초선 때는 ‘도로를 내달라’, ‘가로등을 내달라’ 했는데, 지금은 거의 CCTV를 설치해달라고 합니다. CCTV를 설치하려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건 비단 울산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CCTV 설치를 지방에 전부 맡기다 보니까, 지방재정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결국은 선심성, 행사성, 축제성으로 예산 편성을 우선시하는 것입니다. 중앙정부 차원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CCTV를 확대할 수 있는 예산 편성 기준을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이영애_ 기초의원들 우리 함께 이런 것만은 고치자는 것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영길_ 기초의원의 자질론이 굉장히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의원이 되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눈높이에 맞는 정책개발이나, 주민이 원하는 고충에 대한 것을 기획해야 한다고 봅니다.이제 의회는 민원 해결사 같은 역할보다는 정책을 만들어서 기획하는 수준까지 가야지만 공무원들을 능가할 수 있습니다.
천만호_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공부하는 그런 의원들이 되어야 합니다. 의원들이 적은 의정비에 시달리다 보니까, 때로는 못 할 짓도 하는데 바르게 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면서 의식 수준을 높여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의원들이 되길 바랍니다.
이영애_ 마지막으로 전국에 계신 우리 공무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천만호_ 제가 95년도부터 공무원들과 함께 했는데, 그 때의 공무원과 지금의 공무원이 많이 다르죠. 요즘 공무원들은 그냥 시키는 것만 합니다. 창의적인 바탕에서 일 하지 않고, 행정시스템 속에서 노력을 안 합니다. 창의력도 없고, 시간 때우기 만 하는 겁니다.
김영길_ 공무원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도리어 엘리트화가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전부 안정된 직장이기 때문이다라고 답변을 하는데 앞으로는 바꼈으면 합니다. 좋은 재능과 자질과 능력을 갖고 많은 창의력을 발휘하는 그런 공무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방의회와 같이 파트너십을 발휘할 수 있는 체제의 인정이 필요합니다. 표현을 안 할 뿐이지, 의회를 냉소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팽배한데, 의회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공무원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애쓰시는 것만큼 꼭 성과를 내시길 기대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