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남성같은 무뚝뚝한 면과 뚝심이 있는 그녀를 지지하는 독일 국민들이 많다. 정치인에게 가장 큰 화두는 재선이라는데, 그녀만의 재선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기획|편집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최근 측근들과 2017년 총선 전략을 논의했다고 한다. 2005년에 처음 집권한 메르켈 총리가 이번 총선에 성공하면 4번째 연임으로 헬무트콜 전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최장수 총리가 된다.
메르켈 총리가 이렇게 장기집권하게 된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일단 그녀의 정책을 분석해보았다.
긴축재정, 중소·중견 기업과 창업지원
긴축재정으로 건전한 국가 재정에 주력했다. 신규부채가 없는 재정운영을 우선하고 연방 채무의 단계적 감축에 주력해 GDP 대비 60%를 달성하고자 했다. 재정건전화 정책이 탄탄한 경제 및 지속성장의 기반이 된다고 판단하고 부채 제동장치 관련 조항을 헌법에 포함해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중소·중견 기업과 창업 지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직원 사회보험 기업부담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세금 인상을 억제했다. 또한 저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관료주의 관행 철폐 등의 행정적 비용 축소로 창업과 고용창출을 적극 지원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
‘하이테크 전략 2020’을 통해 환경·에너지·보건·식량·안전·정보통신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산·학·연 연구 혁신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현 집권기간 내에 R&D 지원 규모를 GDP의 3%로 유지하고 향후 학문과 기술 발전을 위한 최상의 여건 조성을 위해 동 기조를 이어나갔다.
인터넷 활용을 위한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컴퓨터 기술·디지털 학습교육 과정·학교 간 네트워크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2018년까지 고속 광케이블 인터넷 확충, 인터넷 TV 활용도 제고, 텔레메디신(telemedicine) 서비스 활용도 확대할 것이다.
마이크로전자, 항공우주 등 미래기술 투자 확대를 통해 독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불공정 경쟁에 대응하여 세계 각국에서 독일기업이 공정한 여건 속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노력했다.
친중소기업·친성장 조세정책
특별한 세금 인상 혹은 인하 계획이 없었다. 상속세 인상 및 재산세 재도입에 반대했고, 독일 내 약 1500개(이 중 70%가 가족기업, 90%가 제조업)에 이르는 글로벌 선도기업의 고용 안정 및 입지 보존이 목적이었다. 친중소기업 조세정책을 도입했다. 중소기업의 장기적인 사업 계획 수립과 실행을 위한 조세정책을 도입했다. 연구 지원용 조세제도 도입,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세제 개선 등의 조치로 기업 혁신 및 경쟁력 제고를 유도했다. 첨단기술 부문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 신생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했다.
친성장 기조의 법인세를 유지했다. 2008년 법인세 개혁 이후 독일의 산업 입지 매력도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 독일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확대를 목적으로 2008년 1월 1일부터 법인세를 기존의 과세대상 수입의 25%에서 15%로, 영업세 기본세율 역시 5%에서 3.5%로 인하해 기업의 실효세율을 평균 30% 이하로 축소했다.
전문 인력 이민자를 위한 지원
‘근면, 새로운 아이디어, 기술적 진보’를 통한 정규직 고용을 목표로 했다. 독일 내 전문 인력 부족 현상에 대해 해외 고숙련 전문 인력과 가족의 이민 확대, 특히 EU 내 전문 인력에게는 열린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이민자 자녀들에 대한 어학 교육 강화 등 언어적 장벽을 허물기 위한 교육 개선도 병행 추진했다.
메르켈 총리의 진정한 승리 비결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대표적인 보수정당인 기독교 민주당의 당대표지만 2005년 취임사에서 “전 정권이 용기있고 단호하게 개혁을 추진했다”고 밝히며 반대 입장에 서 있던 진보정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총리직을 시작했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자신의 생각을 바꿨다며 안전을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로 내세웠다. 결국 원자력을 고집해왔던 자신의 정책을 온 국민 앞에 과감히 포기했다. 그럼에도 지지율은 상승했다. 무엇보다 메르켈 총리는 덮어두고 싶었던 나치 학살 문제를 들춰내 희생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구했다.
독일 사회가 침묵해온 이민자에 대한 테러도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덕분에 2013년 선거에서 41.5%의 지지를 받으며 대승리를 거뒀지만 야당에 16개 장관 자리 중 핵심이 되는 6개 장관직을 맡겼다. 또한 25.7%가 선택한 제1야당의 공약을 자신의 정책으로 수용했다. 이런 메르켈의 통 큰 정치로 메르켈의 위상과 이미지는 정당과 정파를 초월하며 날마다 메르켈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