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바꾸고 원칙에 보다 충실하겠다는 최웅식 위원장은 시민과 소통하며 지금보다 더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장소 | 운영위원장실 대담|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 | 오진희 기자 사진 | 양태석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서울시의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형사법에 걸려 있는 분들에 대해서 무노동, 무임금 등 철저하게 운영하시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웅식(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장)_ 서울시의회가 과거 일부 의회 내부 문제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던 뼈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이에 제9대 의회 개원을 준비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의 문제를 솔직히 고백하고 반성하여 전면 개혁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9대 서울시의회의 “바꾸고, 지키고, 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발판으로 그동안 잘못된 관행과 적폐들을 과감히 바꾸고, 기본과 원칙에 보다 충실하며, 지금보다 더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해 7월 개원과 동시에 ‘의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특위 활동을 통해 무려 33건의 의회 운영과 관련한 조례 제·개정안과 제도 개선안이 제안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각종 의정활동 정보를 전면 공개하고, 의견 청취를 위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활성화하며, 일하지 않은 의원에게는 의정활동비 지급을 제한하는 등 투명하고 청렴한 의회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입니다. 서울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청렴하고 의정 성과가 높은 의회를 목표로 의회운영에 더욱 힘써 노력할 것입니다.
이영애_ 네,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위원장님은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최웅식_ 저는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솔직하게 보여주죠. 그리고 사람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면, 사람과의 신뢰가 쌓이죠. 그럼 위원장님께서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시나요?
최웅식_ 글쎄요. 어떻게 맺어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된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영애_ ‘나는 이래서 사람하고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란 부분에 대해 경험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웅식_ 한 3 0년 전, 군대 제대 후 1~2년 정도 공부를 함께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후 잊고 지내다가, 제가 노동신문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인터뷰를 보고 노동계 쪽에 있던 친구에게 아주 반갑게 연락이 왔어요. 30년 전 그 친구에게 나에 대한 어떤 인상들을 꼭 심어주진 않았지만,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저를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친구가 저를 항상 보고 싶었고, 찾고 싶었다고 하면서, 저를 찾아왔을때, ‘아! 이래서 더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이들었습니다.
이영애_ 네, 저도 소중히 생각해주세요!
최웅식_ 당연하죠!
이영애_ 위원장님께서는 지방의회를 둘러싼 각종 불합리한 법령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계시는데, 앞으로의 계획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웅식_ 올해로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1년이 지났음에도 지방의회의 권한과 의정활동지원 인프라는 크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의 대표기관이자 최고의결기관인 지방의회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정책보좌관제,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의회직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책보좌관제 도입은 이미 국회 소관상임위에서 논의가 끝난 상황임에도 법사위에 계류되어 그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인사청문회는 서울을 비롯한 여러지역에서 단체장과 의회 간 협약을 통해 이미 도입·운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법령상 근거가 부재한 실정이라 안정성과 지속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인사권 독립은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 반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지방자치 활성화와 지방분권 강화의 책임이 있는 정부와 정치권에 의해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또한 전국 지방의회와도 연대하여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규정한 지방자치법의 조속한 처리와 인사청문회 및 인사권 독립 등의 법제화를 관철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영애_ 그렇다면, 시민과 소통하고 서울시 집행부와 소통하고자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최웅식_ 저는 소통의 기본은 바로 ‘경청’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낮은 자세로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서울 시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집행부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울시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대립과 갈등만 해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서울시민의 보다 행복하고 나은 삶 만들기를 공동의 목표로 하여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협력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네, 맞습니다. 경청하시는 만큼 국민들의 아픈 점을 잘 알고 계실 텐데, ‘누구나 민원이 있다’에 건의하고 싶은 점이 있으신가요?
최웅식_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보다 더 지역적이고 생활 정치적인 지역 현안을 다루고 있는데,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권한을 충분히 보장한 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생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서울시의 재정 상황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로는 국가사무 이양이 적절한 재원 이양 없이 사무 이양만 이루어져 지방비 부담이 증가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권한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주민의 가려운 부분, 아픈 부분을 보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장이 이루어져야 합니
다. 현행 부가가치세의 지방소비세 배분비율은 11%에서 20%까지 확대해주길 제안합니다.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대규모 복지정책을 지방재정이 책임지고 있어, 지방의 재정상황이 매우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방소비세의 20%까지 상향조정은 꼭 필요합니다.
이영애_ 지방재정 확대를 위한 제안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회 의원 분들과 전국 광역·기초의원들에게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최웅식_ 서울시의회를 비롯한 전국의 지방의회는 지방의회 위상과 역할 강화를 위하여 한 마음 한 뜻으로 의정활동을 해왔고, 좋은 정책들은 서로 벤치마킹하여 지역 주민의 삶을 보다 풍족하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등 지역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방의회 발전을 위하여 가야 할 길이 아직 멉니다.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의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개혁 과제들을 발굴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전국 지방의회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이고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영애_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때, 지방의회의 발전을 위해 늘 고민하고 계신 위원장님,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