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의장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신청했으나 낙천한 우천규 전라북도 정읍시의회 의장은 비록 이번에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앞으로 지방자치가 꽃피려면 정당들이 기초의원을 비례대표로 한 두석 정도는 꼭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우 의장은 과거에 탁구를 40년 치고, 태권도를 20년 했던 사람, 심지어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50년 바둑을 둔 사람도 국회의원이 되는데, 5~20년 가까이 국회의원들의 꾸준한 심부름꾼으로 정치의 정점에 올라온 기초의원들이 국회에 입성하지 못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초의원들이 국회의원에 비해서 그 수준이 떨어진다는 일반 국민들의 인식에 대해서 우 의장은 국회의원은 300석, 기초의원은 2898명이나 된다며 숫자가 많은 만큼 수준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고의 의원들만 선정해서 본다면 기초의원들이 국회의원 못지않게 뛰어나다고 항변했다. 자신도 도산하기관 행정3급을 받았고, 국회 정무비서관으로서 우리나라 정치와 지방자치, 예산 쓰임새 전반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안다고 말했다.
특히 기초의원들은 매년 예·결산, 행정사무감사 등을 하면서 국회에서 해야할 일을 미리 연습하는데 매 총선 때마다 새롭게 바뀌는 3분의 1이나 되는 신인들은 그런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너무나 큰 자리로 가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우 의장이 이번에 비례대표로 신청한 것은 뜬금없는 일이 아니었다. 본인 스스로의 의지가 있었고, 기초의회의장협의회에서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지원 당 대표 출마자가 ‘지방의원국회의원 비례대표 추천제’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기초의원들이 중앙정치를 해야 한다는 담론이 형성돼 있었다.
우 의장은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특히 시대에 너무 뒤쳐진 대한민국 정당의 정강과 정책을 바꾸는데 일조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 그는 현재의 대다수 정당들의 정강, 정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장한 민주화와 복지에만 매몰돼 매번 이슈화되고 있다며 자신이 당대표를 조력하는 국회의원이 된다면 선진국으로 진입한 대한민국이니 만큼 정강과 정책도 그에 걸맞게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우 의장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5·16 군사혁명, 독일로 파견된 파독 광부나 간호사, 월남전참전 용사 등 아직도 역사적 피해자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치유해주는 일을 해주고 싶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너무 심한만큼 조세 정책을 바꿔 한시법이라도 종부세와 같은 법을 매겨 소득 하위 10%에 나눠 주는 법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번에 낙천했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후배 기초의원들이 꾸준히 도전해야 한다며 20년 동안 국민과 가장 가깝게 지내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해온 기초의원들이야말로 국회에 가서 국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체감하는 법을 만들고 예산도 세워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참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충분한 자격이 됨을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기초의회의장협의회가 지속적으로 국회에 대표성을 강조하며 향후에는 꼭 비례대표를 약속받도록 행동을 취해야 한다며, 여야 한 명씩 기초의원을 국회로 들여보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선진국형 국회로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