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의원들의 비리 행태. ‘이 정도는 괜찮겠지’, ‘몰랐으니 봐 달라’,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비겁한
변명은 하지 말자. 의원들의 부끄러운 비도덕적인 행태가 없어져 더 이상 기삿거리가 없는 그날을 꿈꾸며
전국의 의원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끊이지 않는 비리 행태를 살펴봤다.
기획|편집부
가재는 게 편? 사기혐의 구의원에 솜방망이 징계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의원은 자신의 지인에게 아들을 구청에 취직을 시켜주겠다며 4000만원을 받아 챙기고, 자신이 빌렸던 2억원을 갚지 않아 고소당했다. 해당 의원은 검찰의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수사를 피해 잠적했다가 지난 2월 결국 구속됐다.
광산구 의회는 해당 의원이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2번 이상 임시회에 무단으로 나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출석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이 의원이 잠적한 두 달 동안 광산구의회가 매달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300여만원을 지급했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의회 측은 현행 지방자치법과 조례상 의원직을 유지하는 한 세비를 지급할 수밖에 없고, 범죄 혐의에 대해 아직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아 제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 해당 의원은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매달 의정활동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이 논란이 되자 광산구의회는 ‘오는 5월 회기에도 해당 의원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의정비 지급을 하지 않는 등의 조례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 받는 지방의원들
4·13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잇따라 포착됐다. 부산에서는 한 시의원이 부산 동구의 시장일대에서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사무원 등은 예비후보와 함께 있을 때만 명함을 주고 홍보를 할 수 있지만 해당 의원은 명함을 돌릴 때 예비후보와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북영천의 시의원 3명은 영천·청도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관련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예비후보자가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당원 여론조사 결과를 확보한 후 이 예비후보자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을 찾아다니며 회유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왜 웃어?’ 웃었다고 동네 후배 뺨 때린 시의원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시의원이 심야에 치킨집에서 동네 후배의 뺨을 때렸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조사 결과 일행 2명과 술을 마시던 해당 시의원은 치킨집 사장의 소개로 인사를 나눈 A씨에게 과일 안주를 시켜줬다. A씨가 웃으면서 고맙다고 답례를 하자 이 시의원은 ‘왜 웃냐?’며 A씨의 무릎을 꿇리고 뺨을 한 차례 때렸다. 해당 시의원은 “화가 나서 물잔을 바닥에 던지고 사과를 요구했는데 A씨가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며, “탁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뺨을 한 차례 때렸는데 당시 술에 많이 취해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시의원은 사건 이후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했고 경찰서에서도 합의를 마쳤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인 A씨도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사람이 시의원 후보? 만취해 구급대원 폭행한 시의원 예비후보
4·13 총선에 경남 진주시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자가 만취한 상태에서 자신을 집에 데려다 주지 않는다며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원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려 체포됐다.
폭행한 예비후보자는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고의성이 없고, 지인이 응급상황에 놓인 줄 알았다’며 해명했다. 폭행을 당한 경찰관은 얼굴이 붓고 입술이 터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결국 이 예비후보자는 경찰관을 폭행하고 119 구급대원에게 난동을 부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한편 이 예비후보자는 사건이 있기 나흘 전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방 속 뭉칫돈 발견한 주민에 ‘여기서 안 살 거야?’ 협박
경남 창원시의 한 도의원은 지난달 22일 창원의 한 전통공예품 가게에 들러 현금 2000만원이 들어있는 가방을 두고 갔다. 이를 발견한 가게 주인은 지인 3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방을 확인하고 돈이 들어있자 혹시 모를 오해를 없애기 위해 가방 안을 사진으로 찍었다.
가방을 두고 간 도의원이 전화를 걸어 가방이 있는지 확인한 후 가방을 찾아가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해당 도의원은 다시 전화를 걸어 왜 사진을 찍었느냐고 강하게 항의하며 ‘사진 찍고 소문을 냈느냐?’, ‘창원에 살지 않을거냐? 조사 한 번 받아 받아보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가게 주인은 해당 도의원을 ‘협박’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도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모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해당 도의원의 발언과 돈 가방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