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회에 예산안 통과 시즌이 되면 여야 간 힘 대결로 예산안 통과를 늦추기 일쑤다. 선진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와 어떤 점이 다르게 운영되는지 내막을 알아본다.
기획|편집부
예산안 통과는 모든 나라의 숙제!
스웨덴의 한 의원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정부가 운영될 수 없는 만큼 의회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힘을 합쳐 시한 내에 예산안을 통과시킨다고 말했다. 어느 나라든 예산안 처리를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치열한 토론을 거친 후 가능한 모든 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예산을 통과시킨다. 우리나라처럼 예산안 법정 기한을 넘긴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선진국들이 어떻게 예산안 심의를 하고 운영을 하는지 살펴본다.
내각 예산안 의회로 향하는 모습, 생방송 방영하는 스웨덴
스웨덴의 경우에는 정부가 최종 예산안을 매년 9월 20일까지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최종 예산안은 의원 발의로 이뤄진 예산안과 부처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매년 재무부 장관이 내각과 의회 사이의 다리를 건너 예산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 모습은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텔레비전에 생중계하기도 한다.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쟁점 안건은 국가특별보고서라는 형식을 통해 별도로 다룬다. 이 안건에 대해서는 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1~2년간 논의되고 심사 일정을 의회에서 별도로 정한다.
예산안 기간 내 처리 못하면 정부안대로 가는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예산안 지연 처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다. 프랑스 정부는 10월까지 예산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고 의회는 7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만약 처리하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예산안이 ‘법률명령’이라는 형식으로 그대로 실행된다. 법률명령은 국정수행을 위해 법률의 소관 사항을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발효시키고 추후에 의회 승인을 받는 형식이다.
정부 예산안 수정 권한 없는 영국
영국의 경우, 법률에 예산안 처리 일정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의회에 정부 예산안에 대해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그로 인해 당연히 예산안 처리 시간이 늦어질 일도 없다.
예산안 심사 기간 240일이나 되는 미국
미국 의회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에 대해 전면적인 수정 권한이 있다. 그러나 여러 나라들은 한국보다 예산안 검토 기간이 길다. 대한민국의 예산안 심사기간은 60일인 반면 프랑스는 약 70일, 스웨덴은 90일, 영국은 120일, 미국은 240일이나 된다. 덕분에 더 심도있게 논의를 할 수 있다.
20대 국회는 개원협상, 사·보임 없애고 의원겸직금지 조항 엄격 적용해야
선진국에서는 개원 협상을 하지 않는다. 국회 문을 여닫고 하는 것에 대해 며칠씩 시간을 끄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또 사·보임이란 개념도 없다. 의원들의 소속 상임위를 지도부가 임의로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진국들은 의원 겸직 금지 조항도 엄격히 적용한다. 미국은 의원 연봉의 15%가 넘는 외부 수입을 법으로 금지한다. 유럽 국가들도 겸직 수익이 일정 수준 넘으면 신고를 하도록 한다. 의원들의 겸직 현황을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올린다. 독일, 캐나다 등의 경우, 공개하지는 않으나 시민의 요청이 있으면 열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