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의 정치인들도 정치 비리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미국과 캐나다의 정치인들 비리와처벌 사례에 대해 살펴봤다.
기획|편집부
오바마 2배 연봉, ‘몰염치’ 공무원 스캔들:미국
LA 다운타운 남동쪽에 위치한 벨(Bell) 시는 2000년 초반까지 지명도가 거의 없는 도시였다. 인구도 3만8000여 명, 인구의 90%가 남미, 맥시코에서 건너 온 이민자이다. 1인 소득은 미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만4800달러(2800만원 상당)로 극빈층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인 소도시 벨(Bell) 시가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린 것은 공무원 ‘부패 스캔들’때문이다.
스캔들에 연루된 벨(Bell) 시의 로버트 리조 전 시정담당관을 비롯해 전·현직 관리 및 시의원들이 단 1~2분 만에 끝나는 ‘유령 회의’를 통해 자신들의 연봉과 연금을 인상한 사실이 드러나 기소되어 체포되었다. 이들은 ‘유령 회의’를 통해 자신들의 연봉과 연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였으며 매년 평균 연봉을 12%나 올렸다. 그리하여 리조 전 시정담당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연봉의 거의 두 배인 78만 7637달러 (9억 5000만 원 상당)를 연봉으로 받았다. 또한 그는 공금인 퇴직연금 계좌의 일부인 9만 5000달러(1억 1000만 원 상당)를 시의회 동의 없이 자신의 개인대출 상환금으로 유용했고, 다른 시의원들은 ‘유령 회의’를 하고서 회의비로 120만 달러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오스카 헤르난데즈 시장도 26만 2000달러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하여 체포되었다. 이들을 체포한 브라운 검찰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벨(Bell) 시 공무원들은 시민과의 약속과 신뢰를 저버리면서 자기 배를 불렸다”며 “벨(Bell) 시 공무원들이 지금까지 부당하게 챙긴 수천만 달러의 연봉은 되돌려받고 앞으로 챙길 연금혜택에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벨(Bell) 시는 연간 약 10만 달러(1억 2000만 원 상당)를 불필요한 비정규직 고용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하는 일 없이월 수천 달러의 급료를 챙기는 공무원도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유령 회의’를 통해 고액 연봉, 부패 스캔들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던 시정 담당관 로버트 리조는 12년 형을 선고 받고 880만 달러(100억 원 상당)를 반환할 것을 선고 받았다. 이 스캔들을 통해 캘리포니아 주는 벨(Bell) 시의 문제가 캘리포니아 주 내 480개 도시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의무가 있다며 시민들에게 투명하게시정부의 행정 시스템을 밝히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 공무원들의 연봉을 웹사이트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였다.
나랏돈은 내 돈, 세비 부정스캔들: 캐나다
캐나다 정계는 상원의 세비 부정 스캔들이 상원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까지 번져 최고 국가기관으로서 상원의 도덕성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리오 후사코스 상원의장과 제임스 코원 상원 자유당 원내대표는 출장비와 식비 등 국고 지원 세비를 부당 수급한 혐의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전액 환불키로 했다고 캐나다 언론이 전했다. 후사코스 의장과 코원 원내대표는 각각 성명을 통해 감사원이 밝힌 부정 수급분 6000캐나다 달러(540만 원 상당)와 1만 캐나다달러(900만 원 상당)를 자진 반납한다고 밝혔다. 또 집권 보수당의 클로드 캐리건 원내대표도 부정 수급 세비 중 일부 액수를 자진 환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2013년 터진 상원 세비 부정 수급 스캔들은 여야 최고 실력자인 수뇌부로까지 번져 상원의 치욕이 절정에 달했다.
가장 처음 논란이 된 인물은 사스캐처원 출신의 파멜라 월린 보수당 의원이다. 전직 언론인인 월린 의원은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에 의해 2009년 1월 상원의원에 임명되었다. 월린 의원은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7개월간 35만 캐나다달러(3억 원 상당)를 썼다고 교통비 명세를 공개했다. 이 중에서 의회가 있는 오타와와 출신 지역구인 사스캐처원을 왕복한 정규여행비 명목으로 3만 캐나다달러(2600만 원 상당)가 안 되는 금액을 지출한 반면 기타여행비 항목으로는 32만 캐나다달러(2억 8000만 원 상당)가 넘게 사용했다. 매달 1만 3000캐나다달러(1100만 원 상당)가 교통비로 들자 같은 당 내부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며 외부에 감사를 맡겼다.
퀘벡 출신의 패트릭 브라조 의원은 39살로 현직 상원의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하지만 성폭력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되어 체포되었다. 보수당은 즉시 브라조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며 꼬리를 자르려고 했지만 주거지를 허위로 신고해 5만 캐나다달러(4300만 원 상당)세비를 더 받았다는 의혹과 다른 원주민 지도자를 공개석상에서 비꼬는 등 이미 여러 차례 부정적인 이미지로 언론에 오르내고 있다. 정직된 브라조 의원은 현재 온타리오주 오타와 시내에 있는 한 스트립클럽에서 면접을 봤으며 수습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데니스 패터슨 보수당 상원의원도 도마에 올랐다. 누나붓 준주를 대표하는 패터슨 의원은 주 거주지가 밴쿠버로 등록돼있어 누나붓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적격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 연방총선에서도 누나붓에서 투표에 참여했다고 응답했지만 선관위 기록에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민으로 등록돼있다. 연간 2만 달러(1700만 원 상당)의 주택보조금을 받는 패터슨 의원은 교통비로도 20만 달러(1억 8000만 원 상당)를 신고해 지출 순위 상위에 올랐다.
감사원이 2013년부터 논란이 된 상원 의원 30명에 대해 국고 환불을 요구한 액수는 총 100만 캐나다달러(8억 7000만 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상원의 세비 부정 수급 소동을 겪는 가운데 야당인 자유당이 상·하 양원 소속 의원들의 출장 경비를 중심으로 세비 내역을 공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자유당은 출장 경비 지출 내역 공개를 위한 당 세부 계획을 확정하여 상원과 하원의 당 소속 의원 전원의 출장 경비 지출 내역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