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 적은 돈으로 실속있게 살 수 없을까?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게 바로 공유다. 공유에 미래가 있다. ‘미래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건 용산구가 이제 미래의 생존전략인 공유를 널리 알리고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용산구가 공유를 최근 구정의 화두로 내걸고 있다. 용산구는 작년 서울시 인센티브사업의 자치구 공공자원 공유활성화 부문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됐다. 솔직히 공유라고 하면 어느 지역이든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니 옛날부터 내려온 미풍양속인 두레, 향약, 계나 IMF 구제금융요청사태가 발생할 때 펼친 아나바다 운동도 다 공유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식상하고 그동안 해왔던일을 무슨 새로운 시책처럼 떠들어 대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용산구는 갈수록 개인화되고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자기 밖에 모르며 자기 물건을 꼭 소유하려는 사람들에게 구 차원에서 자원도 절약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생존전략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용산구가 마중물이 되어 구민 간의 정보를 나누고 기술을 나누고 물품을 나누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돈 주고 해결할 일을 대가없이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SNS의 발달에 따른 초연결사회에 새로운 물물교환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현재 용산구는 서울시가 펼치고 있는 공유허브 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물품 ▲재능·경험 ▲정보 ▲공간공유 등 4개 분야로 나눠 구민들에게 다양한 공유사업과 관련 공유기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공유사업 중 하나인 제1회 또또시장이 용산아트홀 대극장 로비에서 열렸다. 또또시장은 ‘또 쓰고 또 쓰고 시장’의 줄임말로 벼룩시장 형태로 운영되었으며 대부분 육아용품이었다. 당시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는 구민 1000여명이 참여했다. 집에서 가져온 각종 장난감을 내놓고 엽전을 받아 그 엽전으로 자녀들이 원하는 책이나 각종 육아용품을 구입했다. 참가자들이 기부한 물품이 개당 엽전 1개로 교환되고 기부한 물품이 없더라도 1000원당 엽전 1개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구민들은 엽전을 통한 물품 교환 이외에도 영·유아와 부모를 위해 운영된 다양한 체험부스를 이용했다. 9월에도 용산가족공원에서 제2회 또또시장이 개최
돼 성황리에 마쳤다.
용산구는 이태원이라는 지역특성을 최대한 살려 이태원 지구촌축제를 지역경험 공유 기반의 문화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는데 힘쓰고 있다. 구는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이태원에서 즐기는 지구촌 문화여행’을 통해 지역 내 거주하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여행을 통해 지역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용산구 거주 외국인 및 내국인 대상 지역경험 콘텐츠 발굴 ▲숙박에서 체험까지 이어지는 문화관광 콘텐츠 홍보 ▲공유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자치구 공유여행 플랫폼 페이지 개설 등이다.청사 내에도 구민체력단련실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체력단력실은 총면적 259㎡(약 78평)로 남녀 샤워실, 개인사물함까지 완비돼 있다. 또한 주민들의 제안으로 운동장이 없는 관내 고등학교 학생들이 평일에 비어 있는 자치회관 대강당을 체육활동과 방과후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빌려주기도 했다.
용산구는 공유경제를 체계적으로 활성화시켜 나가고자 올해 공유도시팀을 신설했고, 공유촉진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김태호 공유도시팀장은 “나라는 개념보다 우리라는 말이 참 좋은데, 공유는 서민들이 더불어 살고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라며 “관이 주도하기보다는 민에서 다양한 공유 아이템을 만들어 내도록 마중물 역할을 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 팀장은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공유정책을 더 많이 펼쳐나가고 주민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유교육을 확실히 시키겠다”면서 “공유촉진위원회나 관련 조례를 잘 정비해 제도적인 기반을 공고히 하며 이태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주민들과 머리를 싸매며 공유도시 용산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