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 특히 청소년의 경우 한 번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면 치료가 쉽지 않은데 최근 일본에서는 학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를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게임처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사이버 학교가 개설됐다.
얼마 전 일본에서 대안학교나 홈스쿨링도 의무교육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그동안 일본은 학교에 장기결석을 해도 졸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의무교육 제도와 실태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약 12만명의 일본 초·중학생이 다양한 학습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의 한 학교가 이슈로 떠올랐다. ‘아바타 학교’ 또는 ‘사이버 학습국’이라고 불리는 이 학교는 학교 등교를 거부하거나 은둔형외톨이인 아이들을 위한 학교다. 일본 치바(千葉)현에 소재한 메이세이(明聖)고등학교는 학생이 자신의 아바타를 인터넷 상의 가상학교에 등교시켜 수업을 듣고 친구도 사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바타 학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장소에 관계없이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접속하면 출석한 것으로 인정되는데, 실제로 학교의 교과과정을 20분 정도의 동영상으로 배울 수 있고 시험을 보거나 숙제를 하면 쌓이는 학습 점수로 머리모양을 바꾸거나 장신구를 사서 자신의 캐릭터를 꾸밀 수도 있다. 수업이 끝나면 채팅기능을 이용해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사이버도서관에서는 전자책도 대출할 수 있다. 1년에 4번은 실제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면담도 진행하는데 3년 간 수업을 들으면 실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과 같은 자격을 얻게 된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상당수가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건강상 문제가 대부분이고 따돌림으로 인한 등교거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메이세이 고등학교의 설립자는 다양한 이유로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3년 전부터 아바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왔고, 학교에 나가지 않는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이라고 아바타 학교를 소개한다.
“교실이 아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좋아하는 시간, 좋아하는 장소에서 동영상으로 3년간 공부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어요.”(사이버 학교 홍보문구)
아바타 학교는 부모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학생이나 자신의 페이스대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적격이다. 실제로 아바타 학교의 등록비용은 입한한 첫 해에만 4만엔 정도의 저렴한 비용이 들고 ‘고등학교 취학 지원 제도’에 의해 취학지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수업이 동영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의 속도에 맞게 학습량이나 시간을 배분할 수 있다. 공부하다 지친다면 잠시 낚시를 하고 농사를 지으며 기분전환도 할 수 있다.

아바타 학교에 대해 일부에서는 학교를 잘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등교 거부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경제적인 문제나 건강, 따돌림등의 이유로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에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학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어다는 점은 분명하다. 매년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수가 6만명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