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호 보건복지부 정책기획관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으로 일신우일신하라"

 

이강호 기획관은 기획재정부 출신 재정 전문가로 늘어나는 복지재정 수요의 해법을 고민하며,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안이 원만히 통과되도록 국회와 보건복지부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강호 보건복지부 정책기획관 약력]
•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박사 
• 기획예산처 과장 
• 기획재정부 부대변인 
•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

 

Q_ 보건복지부 정책기획관은 어떤 일을 하나요? 
이강호 보건복지부 정책기획관_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와 사회복지 두 축이 있는데, 기획조정실이 그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역할을 합니다. 기획조정실 아래 국장급의 정책기획관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예산, 법률, 정책, 조직과 같은 업무를 조율해 장관님을 보좌하며 끌고 나가는 자리입니다. 보건복지부의 중·장기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예산과 법률이 국회 승인을 받도록 실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국회의 요구 사안을 받아 실·국에 전달하고 반대로 실·국의 니즈를 반영해 국회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도 합니다. 청와대, 국무조정실, 총리실 등 부처 관계도 잘 조율해야 합니다. 


Q_ 최근에 정책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기셨는데 새로운 곳에서 어떤 마음이세요?
이강호_ 전체 업무를 포괄해 대외업무를 하는 곳이라 대외적 상황을 잘 파악해 이에 맞는 자문과 조언을 하고 합목적적으로 나가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당장 국감을 앞두고 있어 대외적으로 보건복지부의 정책적 어필이 잘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_ 기재부에서 근무하셨는데, 그동안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은 무엇인가요?
이강호_ 아동수당 도입입니다. 당시 아동수당은 굉장히 논란이 많았어요. 결국 정부는 소득 하위 90% 이상 아동에게만 한 달에 10만 원씩 아동수당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를 어떻게 집행하는지가 큰 과제였는데, 법령을 제정하고 시스템도 구축하고 90%의 아동을 어떻게 걸러내는지 많은 대외적 이슈와 내부 논란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무 책임자로서 실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직원들이 헌신적으로 일해 별 탈 없이 잘 진행했습니다. 또 하나는 사무관 초임 시절인 1995년 일본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실무자 회담이 1년에 네 번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과 일본 사무관급 관계자와 친해져 3국 간 실무협의체를 만들자 제안했고, 서로 정보를 자주 주고받았습니다. 특히 정상회담 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제공받아 청와대팀에서 좀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무자끼리 좋은 신뢰를 쌓아둔 덕분이었습니다. 국제관계에서는 상대방을 아는지 모르는지가 정말 중요한데요, 국제회의는 대부분 나왔던 사람이 또 나올 확률이 높아 먼저 찾아가 인사하고 적극적으로 교류한다면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 나라의 정책 결정 과정이나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자의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도 있죠. 

 

Q_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네요. 공무원들이 세계에 나가서 이런 자세로 임한다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시너지가 나겠어요. 정보가 재산이 아닙니까?
이강호_ 맞습니다. 국제관계에서는 특히 신뢰와 네트워크가 중요한데요, 수석대표들은 1~2년 지나서 바뀌어도 실무진은 별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실무진끼리 좋은 관계를 쌓아야 합니다. 

 

Q_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마음으로 일하시나요?
이강호_ 제갈공명이 나온 <삼국지> 영화에서 부하가 “승상은 어찌하여 매번 전투에서 승리하느냐?”고 질문했더니 제갈공명이 “어찌 왕도가 있겠느냐, 항상 전장이기 때문에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철저히 준비한 후 전쟁에 임한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정책에서도 담당자가 정책을 성공시키려면 철저하게 그 정책에 파고들어 정책 수혜자인 국민에게 제대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탐구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정책 대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고 그 정책으로 인해 사이드 효과가 어떻게 생길지 고민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은 한 번 발표한 후에는 다시 거둬들이기 힘듭니다. 철저히 준비해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자세로 노력해야 합니다. 


Q_ 후배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기획관님만의 일하는 방식이 있나요?
이강호_ 제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좋아하는 말 두 가지가 있는데요, 대학교 1학년 때 지도교수님이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그 말이 매우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공무원이 돼서도 항상 그런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마음을 같이 갖고 있어야 정책을 올바르게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제가 집에서도 강조하는 말인데,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입니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뭔가를 배우고 나아가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저도 힘들게 박사 학위를 땄는데, 끝까지 학계와 접촉을 하다 보니 자극도 되고, 학계의 분석적인 측면을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됐습니다. 


Q_ 일을 하시다가 난관에 봉착할 때 어떻게 돌파하시나요?
이강호_ 코로나19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만들어져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이고 저는 특별관리전담반장이었습니다. 신천지 교회를 담당했는데, 엄청 힘들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에 기반해 동선 추적을 하다 보니 혹시라도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어 부하직원들이 손에 땀이 나고 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했습니다.

그런 위기 속에 제가 다 책임질 테니 각자 지시받은 일만 잘하면 된다고 직원들을 달랬고, 파견 근무 기간을 2주일로 바꿔 순환시켰습니다. 그렇게 서로 상승 작용을 한 덕분에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Q_ 어떤 난관에서도 방법을 찾으면 답은 있지요. 
이강호_ 네, 맞습니다. 거기서 포기하면 안 되고 책임자가 아주 중요합니다. 책임자가 책임을 지려는 자세로 합목적적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적극 해명에 나서야 합니다. 그 일을 달성하도록 내부 토론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외부 자원을 동원해서라도 문제없이 일을 잘 추진하도록 이끌어주고,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어야 합니다. 


Q_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이강호_ 저는 운동으로 많이 풉니다. 운동을 굉장히 좋아해요. 오랜 시간 마라톤을 했는데, 총 9번 완주했습니다. 1년에 한두 번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완주하고 나면 정말 뿌듯해요. 몸은 피곤하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아요. 하프를 넘으면 바나나와 초코파이를 주는데 그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그것을 먹으려고 하프를 넘습니다. 

 

Q_ 현재 중요하게 집중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강호_ 국회 관계입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하는 연말 국회 시즌인데요, 21대 국회 첫 시즌인 만큼 관련 법안이 원만하게 잘 제·개정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Q_ 이번 국회에 꼭 반영돼야 하는 정책이나 법안이 있나요?
이강호_ 사회서비스원법이 제정되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제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공공 부문이 사회복지서비스를 일정 정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 민간과 서로 경쟁도 되고 상승 발전하는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문제가 생긴 민간 사회복지시설이나 도서 산간의 수지가 맞지 않아 운영이 어려운 어린이집을 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도록 해주는 것이죠. 

 

Q_ 앞으로 꼭 기여하고 싶은 분야나 정책이 있으세요?
이강호_ 저는 재정 일을 많이 했어요. 박사 학위 논문도 톱다운 예산제도였는데요, 우리나라가 저출산·고령사회로 급속히 바뀌고 있습니다. 합계 출산율 0.92이고 2017년 고령사회로 바뀌었어요. 그러다 보니 보건의료와 사회복지 분야에 엄청난 재정수요가 발생했습니다. 이것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 향후 가장 큰 과제입니다. 실무자로서 좀 더 개선되고 좋은 방향이 무엇일지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Q_ 새내기 공직자들에게 이것만은 중심을 잡으라고 하고 싶은 것은 없으세요?
이강호_ 저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은데요, 첫째는 봉사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공무원은 봉사정신이 없으면 일하기 참 힘듭니다. 둘째는 자기 역량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은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이 나오니까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요즘 공무원들은 자기 역량 개발에 관심이 많아요. 어떤 일을 할 때 자기가 희망하는 일과 조직이 희망하는 일이 같으면 행복을 느끼고 일할 때 성과를 냅니다. 역량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훨씬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공직자가 될 것입니다. 공무원들이 변화하는 이 세상에서 민간의 역량을 뛰어넘고 글로벌 경쟁력도 갖추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만족을 느끼고 다양한 역량 개발로 자신을 매일 업그레이드하기 바랍니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전하는 공직 노하우

1.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이성을 가져라
2. 실무자 간 신뢰를 쌓고 네트워킹을 쌓아라 
3. 철저히 준비해 정책의 원래 목적을 달성하라 
4.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배우는 자세로 임하라 
5. 사이드 효과를 고민해 대안을 마련하라
6. 민간의 역량을 뛰어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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