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행정자치부 지방행정실장 대담|이영애 편집인 정리|양태석 기자 사진|김희윤 기자
지방자치_ 중앙과 지방, 민관의 소통이 중요한 시점인데요. 올해 지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하실 계획이신가요?
김성렬(행정자치부 지방행정실장)_ 올해는 지방자치 20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 공과를 국민 참여 기반으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지방자치 발전방향과 청사진을 제시하겠습니다. 또한 중앙과 지방의 협업을 활성화하여 지방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 행자부가 국가와 지방, 지방과 지방간 갈등이나 현안을 사전에 파악하고 조율·조정하겠습니다. 중앙은 지방의 다양한 건의와 아픔, 문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도와주고 지방도 국가시책을 잘 집행해야 합니다. 이게 상생이고 통합이고 화합입니다. 행자부가 그 중심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특히 현재 진행되는 ‘부지사 회의’도 ‘정책현안조정회의’로 바꿔 중앙부처의 차관이나 실장들을 대거 참여시키겠습니다. 무엇보다 장관님이 현장을 많이 다니시도록 하겠습니다. SNS 키워드분석, 언론 실시간 분석 등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지역의 여러 현안과 갈등사안들을 모아 DB화하여 과학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하겠습니다. 각종 규제도 풀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습니다. 관련 중앙부처 실·국장들은 물론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을 자주 찾도록 하고 지자체가 풀어준 규제에 맞게 조례를 제·개정했는지 행자부가 쓴소리도 하겠습니다. 법제처 등 전문인력을 파견해 지방의 조례 규칙이 적기에 조치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바텀업과 탑다운이 동시에 이뤄져 지방규제를 신속히 풀겠습니다. 인력과 기능도 미래 지향적으로 구성하겠습니다. 지방행정연구원에 조직진단센터를 만들었는데요. 어떤 분야에 기능과 인력을 줄이고 늘려야 할지 전면적인 조직진단을 하겠습니다. 각 시도의 인력에 군살은 없는지 진단해 건강한 체질을 갖춘 조직이 되도록 권장하겠습니다. 더불어 책임읍면동제를 만들어 규모가 큰 동은 시·군에서 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구가 적은 면은 한 군데에서 서비스하도록 하겠습니다. 양쪽 주민이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하고 유휴청사는 지역에 특화된 서비스나 주민복지 등 유용한 용도로 활용하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은 단순히 지방경쟁력 자체가 아니라 주민의 행복입니다. 더 이상 관이 무엇을 만들려 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 스스로 물리적·사회적·경제적 여건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공동체 모델을 만들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는 법과 제도와 같은 인프라를 만들어 마중물 역할만 하면 됩니다.
지방자치_ 그 중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고 계신 것은 무엇인가요?
김성렬_ 진정한 성과를 내려면 더 이상 정부 혼자서는 안 됩니다. 민간 역량도 성장했고, 민간
참여욕구도 엄청 커졌어요.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행정기반이 한 차원 넘어섰습니다. 직접
민주적 요소를 도입해도 될 시대죠. 이제 민관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이 행정서비스를 받기도 하지만 공급하는 프로슈머시대가 되었어요. 국민이 정부의 정책과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세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창조정부조직실장 시절 정부 혁신을 총괄하며 그 씨앗을 뿌렸고, 이제 파종하고 열매를 맺도록 하고 싶습니다.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스스로 의제를 제안하는 민관협치와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의제를 채택하고 집행단계에서도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자문·의견을 넘어 국민이 결정하는 시대를 열겠습니다. 헌법 1조의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행정밑단에서 이뤄지는 시대인 것이죠. 예를 들어 서울시도 심야버스노선을 조정할 때 서울시와 KT가 협업을 통해 빅데이터분석으로 가장 수요가 높은 곳을 찾아 노선을 정했습니다. 그럼 국민도 편리하고 버스업자도 돈을 법니다. 국민을 참여시키고 데이터 기반 과학행정을 하면 거짓말을 못해요. 투명한 행정을 할수 있죠. 국민디자인, 모바일 투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재능기부, 온라인설문조사, 온라인 토론 등 스마트 기반에 의해 행정서비스 프로세스를 대혁신하고 민간의 참여를 통해 국민이 체감하도록 민관협치와 집단지성 기반 행정서비스를 하겠습니다.
지방자치_ 지방행정을 두루두루 본 경험상 제가 아쉬운 부분이 있어 창의행정민관소통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이를 보완하신다고 하니 설레고 가슴이 뜁니다. 결국 직원들이 잘 따라줘야 할 텐데요.
김성렬_ 네, 민관소통위원회를 국민을 위해 잘 해주세요. 우리도 적극 돕겠습니다. 이에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 관행, 의식, 문화까지 바꾸려고 합니다. 먼저 일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습니다. 국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각종 데이터를 개방하겠습니다. 정부3.0은 거기서 출발해 진화합니다. 공무원은 말과 글로 일하는데요. 말은 회의이고, 글은 보고나 각종 문서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것 같지만 거기서 출발합니다. 최근 직원들과 행정혁신TF를 만들어 직접 챙겨요. 불필요한 보고는하지 말라고 합니다. 가장 잘하는 보고는 보고를 안 하는 것이라고요. 꼭 해야 한다면 문자나 바로톡으로 간단히 하라고 합니다. 국민들과 관계없이 내부에 뽐내기 위한 불필요한 문서를 작성하는데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에 차라리 쉬라고 합니다. 일하는 방식, 문서, 회의, 조직문화, 비효율적 공간구조를 올해 대대적으로 바꾸겠습니다. 사실 형식이 내용을 좌우하고 그릇이 내용물을 좌우합니다. 아무리 비싼 것으로 재떨이를 만들어도 재떨이는 재떨이일 뿐입니다. 공무원이 근무하는 공간을 색깔, 디자인, 레이아웃을 조직원이 행복하게 하는 공간, 소통과 협업이 물 흐릇듯 이뤄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클라우드와 디지털 협업, 영상회의가 이뤄지는 인프라로 만들어 근무효율을 올리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겠습니다.
지방자치_ 굉장히 머리 용량이 크셔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들은 그동안 경험에서 나오는
것인가요? 타고난 머리이신가요?
김성렬_ 무엇보다 사랑이 중요합니다. 사랑하게 되면 유심히 관찰하게 되고 관찰하다보면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고 창의행정을 하게 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나 고객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느냐에 따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열정이 생깁니다.
지방자치_ 젊은이들이 꼭 들어야 할 이야기네요. 민관협치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한해가 되길 바라며 공직자나 지자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듣겠습니다.
김성렬_ 올해는 지방자치를 한 지 20년이되는 해로 큰 매듭을 지을 때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의 해인데, 이제 국민이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 공직자와 지자체가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현장에 국민이 계시니까 우리 행자부는 현장에서 항상 문제를 파악·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주민이 행복하도록 하겠습니다. 중간에서 현장이야기를 듣고 귀를 기울이고 하나라도 풀어주기 위해 중앙과 지자체간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방자치_ 저도 민관 중간역할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데, 실장님이 나서주시니 뭔가 될 것 같네요.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