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가까우며 반기문 사무총장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는 충청북도 음성군은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서 전 세계 도시들과 활발히 자매 결연을 맺으며 외연을 넓혀 가고 있다. 이필용 군수와 음성군 전 직원이 힘을 합쳐 음성군을 음성시로 승격시키기 위한 목표를 갖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음성군을 찾는 미국 도시들이 갈수록 늘어난다고 하는데요. 반기문 총장 효과인가요?
이필용(충청북도 음성군수)_ 그럴 수도 있겠네요(웃음).
이영애_ 이들 도시와 어떻게 협력하고 계신가요?
이필용_ 미국 LA와 샌프란시스코 중간 지점에 다뉴바시가 있습니다. 인구는 2만명밖에 안 되지만 역사가 있는 도시입니다. 한국의 이민 1세대인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자들이 미국 본토에 건너가 벼와 과수 농사를 지으면서 독립운동가인 이승만, 서재필 박사 등에게 독립자금을 댄 역사적인 도시입니다. 최초로 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난 곳이고 아직도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농업도시입니다. 그런 유서 깊은 도시와 우호교류의향서를 조인했습니다. 다뉴바시에 직접 가보니 독립문 등을 복원해 놓았고, 심지어 독립자금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상세히 기록돼 있었습니다. 독립운동을 했던 장터까지도 복원해놓았습니다. 지난번에는 제가 그곳에 갔고, 이번에는 다뉴바시 시장과 시의원이 음성군을 방문했습니다. 내년에 우호교류 협정을 맺고 본격적인 교류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교류의 출발점으로 청소년 상호 방문을 추진하여 관내 청소년들의 영어 수준 향상에 기여할 예정입니다.
이영애_ 12월 1일 저도 LA와 워싱턴에 가는데요. 한번 방문하면 좋겠네요.
이필용_ LA에서 자동차로 5시간, 비행기로는 1시간밖에 안걸립니다.
이영애_ 알겠습니다. 호주의 장관을 만나 직접 인터뷰를 했는데요. 미국도 직접 인터뷰하러 갑니다.
이필용_ 일본은 치열하게 미국을 끌어들이려 합니다. 이제 우리도 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더 친해지면서 일본의 과거 제국주의 만행과 위안부 문제를 계속 알려야 합니다. 다뉴바시에 위안부 소녀상 같은 것도 세우려 합니다.
이영애_ 아무쪼록 여러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내년부터 울산광역시 중구와 체육경기를 같이 한다고 들었는데요. 박성민 구청장님이 자랑을 하시던데요.
이필용_ 제가 음성군 체육회장이고 박성민 구청장이 울산광역시 중구 체육회장입니다. 그렇게 자매결연을 맺으면 민간생활체육인들이 교류하고 가깝게 지내며 상호 체육시설을 비교하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영애_ 단체장끼리 함께 공유하니 시민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겠는데요.
이필용_ 맞습니다. 울산 중구에 음성군 농산물을 적극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울산은 대한민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GDP)이 제일 최고로 높은 5만 달러를 올리는 곳입니다. 덕분에 음성군에서 많이 나는 수박이나 복숭아, 인삼 등을 중구에서 많이 팔아주고 있습니다. 인삼 축제 때는 울산 중구 새마을 부녀회를 비롯한 많은 분이 오셔서 즐기며 농산물을 많이 사가시고, 시립무용단이 와서 공연을 하는 등 굉장히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영애_ 음성군 농민들이 혜택을 많이 볼 것 같습니다.
이필용_ 네, 맞습니다. 많이 보고 있습니다(흐뭇한 표정).
이영애_ 음성군이 사통팔달로 충북에서 떠오르는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어려운 현안도 있으실 텐데요.
이필용_ 어려운 현안이 참 많습니다. 아직 음성의 재정자립도가 30% 미만이고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데, 그에 따른 SOC(사회간접시설)가 너무 부족합니다. 문화·체육 시설 등도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도로망을 확충하고 도시계획을 통해 농촌도로를 넓혀야 해요. 그렇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혁신도시가 들어서 인프라 구축이 더 많이 필요한데, 그런 예산은 군 자체만으로는 힘들고 국비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영애_ 해야 할 일이 많으시네요. 이 참에 행정자치부 소관 민관소통위원회에 정책제안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동영상으로 찍어 저희 팟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필용_ 음성군에는 대한민국 최대의 복지시설인 꽃동네가 있습니다. 전국의 부랑인 2,000여 명을 수용하고 있는데요. 그 중 우리 군민은 10%도 안 되는 7~8%에 불과합니다. 충북 도민까지 해도 10% 미만입니다. 그런데 군비는 연간 85억 원이나 지원하고 있습니다. 음성군 복지예산의 30% 가까이를 꽃동네에 지원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군민들이 그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손해를 봅니다. 전국적인 노숙시설이니 만큼 국가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정부 부처,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국회를 찾아다니며 수 차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음성군이 너무 과도하게 복지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니 정부 차원에서 법을 만들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영애_ 당연히 꽃동네는 외지인들이 많으니 복지예산은 국가차원에서 풀어야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필용_ 그런데 꽃동네만 따로 법을 바꿀 수가 없다고 합니다.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이영애_ 그러게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어제 성동구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는데, 군수님은 공직자들의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필용_ 공무원들은 굉장히 궂은 일을 많이 합니다.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나와 대민 봉사나 작은 행사, 축제들을 개최해야 합니다. 특히 작은 군일수록 겨울에는 일찍부터 나와 눈을 치워야 하고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이 생겼을 때도 제일 먼저 투입되는 사람이 공무원입니다. 엄청 고생합니다. 음성군도 인구가 늘어나고 인허가 업무가 늘다 보니 일은 많은데,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행정자치부에 공무원 숫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는데, 면적으로 따지다보니 저희들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구가 10만 명이 넘는데, 공무원은 780명에 불과합니다. 인구가 3만 5000명 정도인 농촌도 공직자수가 500명인걸 생각하면 큰 차이가 없지요.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업무가 과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세상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 직원들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주민 눈높이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기 때문에 계속 창의적이고 개혁적인 생각을 함께해야 합니다. 우리 공무원들에게 인구 15만 명에 달하는 음성시 건설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독려합니다.
이영애_ 잘 하실 것 같습니다. 내년에 음성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내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필용_ 음성은 최적의 발전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동서고속도로 등 3개의 고속도로가 뚫렸고, 중부내륙선 철도는 서울에서 음성 감곡까지 30분대에 도달할 수 있어 음성군이 명실상부한 수도권 위성도시로 거듭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말 개통 예정이고 인력과 물류가 수도권으로의 접근하기 좋아져 시간과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인천공항철도 등 수도권 전철망과의 연결로 수도권으로 편입되는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천장호원 구간이 개통되면 전국의 고속도로 5개가 지나는 군이 됩니다. 수도권 전철을 비롯해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춘 시대가 되어 아주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이런 기회를 잘 살려 대규모 산업단지를 만들고 대기업도 유치해 인구를 늘려 중부권 핵심거점, 교통과 물류 중심, 사람이 살맛나는 정주여건 개선으로 인구 15만명의 음성시를 만드는 것이 음성군의 꿈입니다.
이영애_ 음성이 갈수록 발전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네요. 혁신도시 도약을 위해 열심히 뛰고 계신데요. 군민들에게 잘 하자는 덕담과 당부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이필용_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을 줄아는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발전의 호기를 잡고 있는 음성군이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반기문 교육랜드’ 조성을 통해 대한민국 청소년 교육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평생 학습을 통해 군민 모두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군민 여러분께서 평생학습에 적극 참여해주시고 정주여건 개선사업, 아름다운 음성가꾸기 사업에도 적극 동참해 주신다면 인구 15만명 음성시가 되는 꿈을 이루고, 군민 모두가 행복한 음성을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영애_ 수고하셨습니다. 뜨는 음성군!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음성시가 되도록 저도 옆에서 많이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