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경기도 수원시장 "품격과 규모를 갖춘 사람 중심 수원시,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 자치권 확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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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백만 명이 넘는 메가시티 수원시는 경기도에 속한 기초자치단체로 행정과 조직, 재정에 제약이 많지만 매년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선진 도시로 자리매김 했다. 정조대왕의 뜻처럼 시민을 중심에 놓고 소통, 투명, 청렴 행정을 하겠다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만났다.

 

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이제는 지방자치가 새로워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시장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염태영(경기도 수원시장)_ 지금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치가 너무 부족해요. 우리가 자치를 통해 만들어 가야 할 많은 일이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 자치가 자치가 아닌 형편입니다. 광역지자체가 자치를 하는 수준이 30~40%라고 보면 기초는 10%도 안 될 거예요. 기초지자체는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 한 단계 나가려고 하면 온갖 것에 다 걸리고, 감사로 인해 한발도 못 나가게 하고 있습니다. 외국은 지방자치라고 하면 주마다 법이다 다르고 조세권과 행정권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정해진 것이 아니면 아무것도 못해요. 저는 그래서 기초자치단체장을 하면서 자괴감이 참 많이 듭니다. 지역에 의미 있는 일을 한 가지도 못 하고, 기존에 실패한 것을 그냥 반복하라는 거예요.

 

이영애_ 그런 사례가 있나요?
염태영_ 세계 생태교통축제라고 2013년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에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했어요. 세계적인 패러다임이 도심지에 차를 없애는 거예요. UN해비타트랑 이클레이가 공동 제안해서 하는데, 한 달 동안 차를 빼는데 얼마나 반발이 큰지요.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서 기적적으로 성사했어요. 그래서 언론에서 각광받고, 국제적인 교통·환경상을 다 받았고, 이번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가서 제가 축사도 했어요. 전 세계가 우러러봤고 지금도 그것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는 그로 인해서 감사를 받았고, 검찰에 수사 의뢰까지 되고, 그로인해 결국 교부세가 감액, 담당 공무원은 내내 시달렸어요. 뭐든지 새롭고 도전적인 일은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안하면 걸릴 일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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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제가 작년에 해외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선진 정책을 많이 배웠는데요. 다른 나라는 참 많이 달랐거든요?

염태영_ 예전에 대통령이 끝장토론이라고해서 각 부처 장관들 모아 놓고 규제 개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기초자치단체가 규제 개혁에 적극 안 나서는 규제의 원흉처럼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정말 현실을 너무 모르는거죠. 기초자치단체가 규정에 없는 규제를 할 수 있습니까? 지방정부로서는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일이라면뭐든지 하겠다는 심정인데,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지 않고 위임된 사무니까 하면 규제를 하는 원흉인가요? 그리고 뭔가 새롭게 하면 온갖 불이익을 다 주는데 무슨 규제개혁을 부르짖을 수가 있어요. 예전에 우리 시가 차고지증명제를 하려고 했어요. 차를 사려는 사람은 무조건 자기 차를 세울 곳을 확보해야 하는 건데, 얼마나 좋은 조례에요? 그런데 법에 정한 것을 넘어선 조례를 만들었다고 위헌판결 받았어요. 이게 현실이에요. 족쇄를 채워놓고, 아무런 권한을 안 주고 지방자치를 하라는 거예요. 코미디예요. 이런 일을 놓고 지난 2년 동안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여러 가지 노크를 했지만 하나도 성과가 없었습니다.

 

이영애_ 주변에서 시장님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분이라고 말씀하시는데, 많이 답답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정말 수원이 기초자치단체라고 말하기는 그렇지않습니까? 대안이 나와야 할 거 같은데요.

염태영_ 저희가 내국인이 118만 명, 등록외국인까지 하면 122만 명입니다. 매년 2~3만 명씩 늘어나고 있어요. 축구도 1, 2부 리그 두 개 있는데가 우리밖에 없어요. 수원 고등법원도 유치했고요. 저는 TV를 켜면 수원시 로고가 어디선가는 흘러나오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생각해요. 도시 자부심과 품격을 높이고, 언제든지 수원이라는 가치를 다른 사람들이 느끼게 하는 거죠. 지금은 도시 품격과 규모를 다 갖췄어요. 자치권만 확대되면 수원시의 경쟁력은 세계 속으로 향할 수 있어요.

 

이영애_ 대안으로 특례시라는 말을 하셨는데, 특례시가 됐을 때 어떤 점이 다른가요?

염태영_ 특례시는 광역시가 아니에요. 그 대신 행정권과 조직권, 재정권을 조금 더 여유 있게 주는 거예요. 이를테면 울산광역시 공무원이 5000명 가까이 되는데 우리시는 약 2800명이에요. 행정서비스 질이 얼마나 차이나겠어요. 울산은 자기 시에서 걷는 모든 등·취득세를 자기 시에서 다 쓰지만 우리는 5000억 걷으면 경기도에 일부 내고 그중에 47% 수준인 2300억 정도를 받아요. 나머지는 경기도 전체로 퍼지는 거죠. 또 수원시인구가 125만 명이라고 치면 125만 명만 감당하는 게 아니라 인근의 병점, 흥덕, 반월, 서천 주민들이 다 수원으로 와서 일 보세요. 요즘에 주민등록 등초본을 어디서나 다 발급받을 수 있는데 생활권이 어디 있어요? 이런 식으로 실제로는 150만 이상의 행정 수요를 받고 있어요. 거점 도시는 그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이영애_ 중앙 정부에 꼭 이것만은 꼭 바꿔 달라는 제안이 있으신가요?

염태영_ 지방자치단체는 그 지역의 독자적인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그 때문에 기존에 있지 않은 일들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온갖 규제에 걸리고 감사원의 감사로 지자체를 꼼짝 못합니다. 규제개혁의 1번은 감사원의 무리한 감사를 없애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리가 아니면 다 열어 주고 실제적으로 잘못한 게 있으면 국민으로부터 평가받게 하면 되는 거예요. 다른 나라의 지방자치를 제발 공부해서 세계로 경쟁하는 도시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하고 감사를 실시하고, 행자부는 지자체 입장에서 감사원에 대해 최소한의 견제와 요구를 해야 해요. 그 균형이 안 맞는 한 중앙정부가 아무리 규제개혁을 이야기해봐야 지방자치는 한 발도 못나갑니다. 또 지방정부가 일부러 규제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법령에 의해 위임된 사무를 집행하는 것뿐이에요. 그걸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열어 줄 수 있게 하면 규제개혁 다 할 수 있어요. 규제 개혁 백날 하는것보다 지방 정부의 속사정을 한 번 들여다보는 게 백번 옳은 일이에요.

 

이영애_ 억울하면 끝장을 보셔야 할 텐데요(웃음). 요즘에는 또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 대안이 있으신지요?
염태영_ 일본에 IT·디지털 산업 쪽에 인력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이번에 저희가 30명을 뽑아서 일본어 교육과 현지에 적응 훈련을 시켜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지자체 단위에서 했어요. 성공하면 늘려 갈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청년 의회를 만들어서 청년들이 모든 발언을 쏟아 놓고 스스로 청년 정책을 만들어 보게 하는 건데, 그 공간을 청년 허브라고 해서 7월경에 개관을 해요. 거기서 창업 준비도 하고 고민도 공동으로 해결하고 청년들이 도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거죠. 청년정책을 기성세대의 눈이 아니라 그들의 눈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스스로 풀어가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영애_ 지속적으로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중앙과 지방의 공유가 덜 되고 칸막이가 너무 많은데, 그런 것들을 바꿔 나가는 수원시가 되기를 바라면서 시장님의 마무리말씀 부탁합니다.

염태영_ 저는 시민과 공직자의 중간에 있는 사람이에요.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공직자에게 활용하는 거죠. 그동안 시민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참여 유형을 만들었고, 전국적으로 가장 모델이 되고 선진 도시가 되고 있어요. 행정은 보수적이고 기존에 일하는 방식을 고수하려는 속성을 지녔기 때문에 소통을 가로막고, 행정에 칸막이를 만들어내요. 그걸 깨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 공직자들은 그동안 제가 기대한 것의 상당 부분을 그동안 열어 줬어요. 우리 도시를 만든 정조대왕의 뜻처럼 사람을 중심에 놓고 행정의 중심은 시민 위주로 판단하자. 그가 억울하고 불편해 하면 이유가 있는 거다. 우리는 어떻게든지 개선하고, 좀 더 이해하고, 부서끼리는 칸막이를 없애는 협업을 통해 행정의 시너지를 배가하는 소통, 투명, 청렴 행정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6년 동안 진행해 오면서 제법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수원이 특례시가 될때까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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