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시기획자 김동근의 우리 삶을 바꾸는 도시에 대한 질문과 대안

행정통 김동근 저자가 쓴 「넥스트시티」는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들과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도시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가진 도시기획전문가인 김동근은 다음 세대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시문제를 연구하는 '넥스트시티 포럼'을 설립했다.

의정부에서 태어나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의정부 부시장과 수원시 부시장을 지냈고, 경기도에서는 도시환경국장, 기획조정실장, 행정부지사까지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무총리실에서도 근무한 김동근 부지사는 광역과 기초를 넘나든 행정통이다. 그가 쓴 「넥스트시티」는 더 나은 시민들의 삶과 공동체를 위해 도시는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그와의 1대1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책 제목을 「넥스트시티」로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난 20여 년간 도시를 경영하는 행정가로 살아오면서 품은 근본적인 화두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에서 더 나은 내 삶과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모습은 무엇인가였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을 띄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우리 삶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희망을 주는 도시를 만드는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습니다.  

 

Q.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도시기획가로서 그동안 수많은 실무를 통해 얻은 경험과 영국과 미국, 국내에서 도시 문제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배웠던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둘째, 도시에 대한 가치와 생각을 시민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도시는 소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집단지성을 통해 가치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책을 펴내는 것입니다. 

 

Q. 책을 내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렸나요?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입니다. 올 초부터 집필을 시작했지요. 책을 펴내야겠다는 구상은 오래 전부터 했습니다. 책을 쓰는 시간보다는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론서적 또는 담론에 머무르는 방식이 아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도시를 걸으면서, 특히 고향인 ‘의정부’라는 도시 모습을 매일 걸으면서 도시를 형성하는 요소들을 세밀히 관찰하고, 상상을 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책 목차를 보면 10가지 주제로 나누어 있는데, 이렇게 주제 선정을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크게 3가지 문제 인식을 갖고 접근했습니다. 우선 시대적 해결 과제 차원으로 고령화, 저출산, 일자리를 잡았습니다. 두 번째로  좀 더 멋진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법론으로 디자인, 문화, 평생학습 분야를 선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시에 가장 중요한 사람과 자연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가치와 관점을 고려해 안전, 건강, 생태, 걷고 싶은 도시로 주제를 잡았습니다. 

 

 

Q. 10가지 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걷고 싶은 도시’입니다. ‘걷는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행동입니다. 기본에 충실한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가는 첫 걸음이자 토대죠.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 도시 대부분은 걷기 쉽지 않습니다. 도시 곳곳에 있는 턱, 계단, 장애물 등 특히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과 장애를 가지신 분들, 어르신 분들에게 심각합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성장 위주의 도시정책, 사람보다는 ‘자동차 중심’ 도시계획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삶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여유로운 삶을 추구합니다.

‘걷고 싶은 도시가 살고 싶은 도시’라는 말이 있습니다. ‘걷고 싶은 도시’는 건강한 도시, 안전한 도시, 생태도시, 즐거운 도시 등 우리가 바라는 도시 모습을 포괄합니다. ‘걷고 싶은 도시’는 우리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자 그동안 놓쳐왔던 소중한 것을 되찾는 ‘과정이자 희망’입니다. 도시를 바라보고, 정책을 추진하는 가치와 관점이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공동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Q. 우리 도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가치와 관점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도시 모습은 대량 생산과 소비를 추구했던 산업화 시대 가치인 경쟁과 효율, 성장 중심주의 등으로부터 파생했습니다. 도로와 교통, 주차 시스템은 속도를 상징하는 자동차 중심 체계이고, 주거시설도 고층 빌딩과 아파트 위주이며, 상업시설도 대형화 추세입니다. 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산업 구조로 직주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분리되어 있어 차량 이동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합니다. 

산업화 가치와 관점이 지나치게 투영된 결과 어느 도시를 가도 획일적인 모습입니다. 각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다양성을 상실했습니다. 도시는 어느 한 순간에, 소수 도시계획가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수천 년이라는 세월의 흐름, 즉 고대, 중세, 근세, 현대에 내포된 역사와 문화가 층층이 누적되고 전파되어 온 결과입니다. 그 속에 살아가는 시민들의 헤아릴 수 없는 발걸음과 손길에 의해 만들어져 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Q.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공존과 협력,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가치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이 대변하는 뉴노멀 시대로 성장보다는 삶의 질을 추구합니다. 개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로 변화되었습니다. 산업화 시대로부터 발생된 도시 산물들을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도로 교통 시스템을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시키고, 대규모 신도시 개발에서 벗어나 도시재생 차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도시의 주인인 시민들에게 다양성이 보장되는 삶과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Q. 페이스북을 보니 현장학습을 꾸준히 하고 계시던데요.

20여 년간 도시행정을 하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도시를 걷다보면 시민들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생생한 시민들 목소리를 듣게 되고, 치열한 삶의 현장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현장 학습은 만남의 연속입니다. 동네와 만나고, 동네 주민과 만나고, 자연과 만나고, 반려동물과 만나고, 공원과 만나고, 동네 가게 등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것과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시민들이 살아가는 현장을 보면서 ‘왜(why)’, ‘무엇(what)’, ‘어떻게(how)’라는 질문을 던지고, 대안을 생각합니다. ‘왜’ 저런 문제가 발생하였는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방법’이 최선 또는 차선인지 생각했습니다. 

 

Q. 「넥스트시티」 관점에서 의정부를 평가해주십시오. 

내 자신을 평가하기가 가장 어렵듯이, 내가 살고 있고 내 고향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기북부 중심으로 자부심이 있는 도시, 가능성이 있는 도시입니다. 경기북부 행정, 교통, 문화, 교육, 의료 중심지 ‘의정부’ 지명 자체부터 이미 역사와 문화 도시입니다. 도봉산, 수락산 등 명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생태적 환경이 우수하고 반환되는 미군 공여지를 어떻게 미래 세대를 위해 쓰느냐가 중요합니다. 

다만, 지난 10여 년을 지켜보면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른 인근 도시들과 비교해볼 때 정체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일자리와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와 산업 측면에서 전환이 필요합니다. 구도심과 신도심 간 교류 증진과 격차 극복 방안이 필요합니다. 지금이 도약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경제와 사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며, 시민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라이프스타일 있습니다. 누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은 준비를 해나가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됩니다. 

 

 

Q.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십시오. 

누구나 멋진 도시에 살고 싶어 합니다. 멋진 도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의 주인인 시민들 참여가 핵심입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 참여는 도시를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살고 있는 도시가 갖고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도시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현 도시는 무엇이 문제인지 등을 알 때 제대로 된 참여를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내 삶과 더 나은 도시 공동체를 독자 분들과 소통하고 배우기 위해 책을 출판했습니다. 멋진 도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 배우고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튜브 ‘김동근의 넥스트시티’에서 책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 전문가들과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자 분들도 유튜브를 통해 토의에 참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Q. 집필을 마치고 드는 소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각 장(章) 하나로 책을 쓸 정도로 큰 주제입니다. 도시를 공부할수록 각 주제들, 건강·안전·문화·일자리 등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한 분야만 갖추어서는 시민이 바라는 살기 좋은 도시, 멋진 도시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갖춘 도시도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제시하고 있는 주제 요소들을 많이 갖춘 도시일수록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오랜 기간 시민들과 행정, 전문가들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넥스트시티」에 대해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중앙정부(국무총리실), 광역 지자체(경기도), 기초 지자체(의정부) 등 행정 경험이 풍부한 김동근 대표가 우리나라 도시들이 안고 있는 구체적인 이슈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시 그가 준비된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사람에 대한 깊은 관심이 빚어낸 미래 도시에 대한 그의 담론은 도시민이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그가 꿈꾸는 도시는 예리하고 스마트하기보다 정감 있고 따듯하다"고 추천사를 썼다.

 

'김동근의 넥스트시티' 유튜브를 구독한 후 보다 다양한 영상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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