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인터넷 뉴스 《tvU》 발행인_ 안녕하세요? 시장님! 시장님께서 “동장 같은 시장이 되겠다”고 하셨는데요. 정말 좋은 슬로건 같아요. 평소 친근한 캐릭터라고 말씀을 많이 들으시죠?
정명근_ 네, 그런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제가 동장도 해봤지만 시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높은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소통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장은 언제든지 주민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만날 수 있거든요. 저도 그런 시장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실질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열과 성을 다해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하겠습니다.
이영애_ 시작과 끝이 항상 똑같은 그런 친근한 시장님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명근_ 네, 제 천성이 그렇게 쉽게 바뀌진 않을 것 같아요.
이영애_ 화성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성장했지요?
정명근_ 네, 화성이 2001년에 시로 승격됐는데요. 승격될 당시만 해도 인구가 19만 명 정도였지만 2011년 50만 명이 되고, 지금은 95만 명이나 됩니다. 앞으로 화성은 10년 후에 150만 명에서 200만 명 가까이 인구가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애_ 그만큼 화성시의 인프라가 잘 확충됐을까요?
정명근_ 시세도 확장되고 예산, 인구, 지위도 올라갔지만 실제 인프라나 문화 기반은 그 수준을 못 따라갔어요. 50만 인구 당시 화성시 미래를 준비했는데, 벌써 100만이 가까워졌으니까요. 이제는 계속 팽창만 할 게 아니라 내실을 기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영애_ 저희 언론사에서 이번에 뉴욕 NFT 행사에 특파원을 보냈는데, 지자체가 연결되면 너무나도 좋은 기회거든요.
정명근_ 그럼 우리네요. 화성이랑 하셔야죠. 저희도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이나 음식,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이영애_네, 그렇군요. 사실 화성은 진짜 중요한 지역인데, 시장님께서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같은 테크노폴 구축사업을 공약하셨는데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죠?
정명근_ 생각하기 나름인데요. 테코노폴은 특정 산업의 상호관계·상호작용이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 혁신클러스터로 발전해 타 지역에 비해 혁신경쟁력 차원에서 우위를 가지는 지역을 의미합니다. 화성시는 지역별 산학연 등 현황을 배경으로 첨단집적지구를 조성해 창업, 연구, 교육, 투자, 일자리 등이 시너지를 갖게 되는 테크노폴을 실현하려고 합니다. 현재 화성에는 이미 대기업이 30여개나 있고, 연구소와 대학, 주거시설도 있어 잘 융합하고 엮으면 충분히 테크노폴 명칭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우수한 기업체 연구소를 유치하고, 이공계 대학과 2만 2,000개의 중소기업을 잘 융합시켜 정부와 시 차원에서 역할을 해주면 충분히 첨단산업기술로 갈 수 있습니다.
이영애_ 엉뚱한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정명근 시장님이 뼛속까지 화성시를 알 것이라고 시민들이 생각한다, 안 한다?
정명근_ 사실 제가 화성시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습니다. 화성시에서 공무원으로 15년 동안 근무했는데, 면사무소, 읍사무소, 동사무소, 본청까지 다 근무해보았습니다. 국회의원 선거구도 3개가 있는데, 갑·을·병 지역에 다 근무해봤죠. 그래서 실제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압니다. 고위직이 아닌 실무 팀장으로 일했기 때문에 더 잘 알 수 있었죠.
이영애_ 그게 굉장한 장점이었을 것 같아요. 당시에는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요.
정명근_ 네, 그때는 힘들고 어려웠죠. 나중에 시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과 굉장히 잘 어울렸습니다. 덕분에 제가 시장을 준비한다고 했더니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영애_ 아, 진짜요?
정명근_ 네, 저를 아는 사람들은 다 좋아했어요.
이영애_ 그렇군요. 테크노폴을 건설한 후 성남시의 판교테크노밸리, 대덕연구단지와 같은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시는지요?
정명근_ 1세대 테크노폴로 가려던 대덕구는 면적이 적고, 소규모 단지인데요, 화성은 서울 면적의 1.4배나 되고 일단 우수한 기업이 많아 기본 인프라가 깔려 있어요. 조그마한 이공계 대학 계약학과 하나만 들어와도 시너지가 날 것입니다. 10~20년 후에는 세계 10위권 규모의 테크노폴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시 예산이 아닌 기업 투자로 저희는 기본 인프라만 제공하면 됩니다. 혁신경쟁력 획득을 통해 기업성장에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 자연스러운 투자를 유입하려고 합니다.
이영애_ 시장이 되고 난 후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정명근_ 첫째 고민은 초심인데요, 시장이 되려고 지역을 엄청 다니며 90도로 인사하고 제 공약을 이렇게 추진하겠다고 설명드렸어요. 시장이 되고 나니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가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하는데, 한 곳에 너무 치우친 결정을 하는 건 아닌지 염려됩니다. 제 주변의 좋은 참모들과 함께 고민해 최적의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이영애_ 시장님 주변에도 핵관이 필요하신 거네요?
정명근_ 핵관은 핵관인데요, 저를 알 뿐 아니라 지역 현실을 잘 알아야 해요. 화성시는 인근의 다른 도시와 달리 획일적으로 정책 적용을 할 수 없는 곳이에요. 권역별로 다 특징이 있어 지역에 맞는 정책을 우선 집행해야 합니다. 제 생각과 참모들 생각의 갭을 최소로 줄이고 선거 때 고민했던 정책을 잘 펼쳐나가려고 합니다. 앞으로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 같은데요, 국별로 주요 사업 우선순위를 빨리 정하라고 했어요.
이영애_ 보타닉 가든사업도 공약하셨는데, 화성시의 미래 먹거리네요.
정명근_ 동탄에는 큰재봉권역, 반석산권역, 오산천권역, 여울공원+자라뫼공원 권역 등으로 구성된 30만 평을 순환형 동선으로 마련해 보타닉 클러스터를 구성할 것입니다. 명품도시는 공장이 많은 지역이 아니라 숲이 우거진 곳인데요, 화성시는 기본적으로 숲이 있어 세계적인 친환경 명품 생태·문화도시로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2027년 트램이 개통돼 관광이 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도시 감각에 부합되는 콘텐츠를 도입해 시민의 호응을 끌어내고 다양한 문화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이영애_ 시장님께서 취임 이후 제1호 결재가 ‘자살예방 핫라인 시스템 운영’인데요, 이 사업을 추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정명근_ 화성시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아닌데요, 작년 시장을 준비하며 들여다보니 이틀에 한 명꼴로 화성시민이 자살을 하더라고요. 대부분이 비관자살인데, 시장이 직접 그분들과 상담하면 그분들의 마음이 좀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루에 수천 통의 전화가 오는데, 제가 직접 다 받을 수 없어 자살정신건강센터에서 두 분이 핫라인으로 연결해 저와 상담이 필요한 분들은 바로 연결합니다. 이 시스템을 취임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요.
이영애_ 진짜 훌륭하시네요. 지자체에서는 처음 실시하고 있는 것 같고요. 한 사람의 목숨을 건지는 거네요.
정명근_ 500명 중 한 분이라도 저와의 전화를 통해 설득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시장으로서 조금의 보람이지 않을까요.
이영애_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끝으로 임기 동안 우리 시민들에게 이렇게 화성시를 이끌고 나가겠다는 의지와 철학을 말씀해주세요.
정명근_ 저는 ‘내 삶을 바꾸는 희망 화성’을 슬로건으로 시장을 시작했는데요, 화성에 사시는 분들이나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 정명근 시장이 되고 나서 자신의 삶이 조금 나아졌다. 행복해졌다,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씀하시도록 하겠습니다. 저 정명근은 시민들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찾아주십시오.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님께서 종로구 국회의원시절 지역주민 3명이 모이면 달려간다고 하셨는데, 화성은 좀 더 크니까 5명이 모이면 달려가겠습니다.
이영애_ 앞으로 우리 시장님께서 4년이 아니라 12년 동안 더 큰 것을 보여드리는 화성시장님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명근 경기도 화성시장 약력
/ 중국사회과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 화성미래발전포럼 대표
/ 국회 권칠승의원실 보좌관
/ 화성시 동탄4동 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