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남은 성장동력, 세계적인 섬으로 지속 발전시켜야”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

KTX 호남선의 종착지 목포역과 가까운 거리에 구름을 상징하는 하얀색과 바다 색인 파란색이 어우러진 건물, 한국섬진흥원이 들어서 있다. 삼학도 항운노조 건물을 리모델링한 지상 4층 건물로 1층에는 한국섬진흥원이 어떤 곳인지 한눈에 알 수 있는 갤러리가 자리하고, 4층에는 직원이나 외부 손님들이 주변의 멋진 바다 풍경을 보며 음료를 마시는 달빛카페와 달빛정원이 있어 여성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릴 인증샷을 찍기 좋은 곳이다. 본격적인 인터뷰를 하기 전 원장실 옆에 있는 ‘수정헌’에서 차담을 나누었는데, ‘고요함을 지키고, 가두는 공간’으로 시원한 차를 대접하며 마음 속 평안을 찾아주고 싶어 하는 원장님의 남다른 섬세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이어 원장실에 들어섰는데, 오동호 원장은 자신이 그동안 애정을 가지고 추진해온 한국섬진흥원의 여러 업적을 PPT 화면으로 보여주며 핵심만 간추려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 초대원장으로 한국섬진흥원의 마스터 플랜을 잘 만들어내고 있는 오동호 원장을 만나보자.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인터넷 뉴스 《tvU》 발행인_ 원장님, 안녕하세요? 한국섬진흥원에 처음 오게 됐는데요. 진흥원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나요?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_ ‘우리에게 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미래의 섬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야 할지 응답할 때가 돼 한국섬진흥원이 탄생했습니다. 섬은 각자에게 여러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섬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섬은 힐링과 치유의 공간으로 재탄생했지요.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섬 보유국으로 다도해 국가입니다. 우리나라 섬은 세계적인 글로벌 자산이자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한때 해상 강국이었지만 조선시대에 들어 금도, 공도정책으로 섬에 접근하는 것이 금지됐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섬의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섬 보유국, 다도해 국가!

우리나라 섬은 세계적인 글로벌 자산이자 브랜드

 

이영애_ 우리나라의 섬은 몇 개나 되나요?

오동호_ 3,382개인데, 그중 464개가 유인도이고 2,900여개가 무인도입니다. 세계 문명의 발상지이며 유럽 문명의 모태가 된 에게해와 비교해도 유인도 숫자는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관광국인 에게해 섬들을 벤치마킹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지난 5월 열흘간 지중해와 에게해에 있는 섬들을 직접 돌아보면서 우리나라 섬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도 했습니다. 일본에도 방문했는데, 일본에도 우리나라처럼 자국 섬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는 기관인 이도 센터가 있습니다. 이도 센터는 지자체끼리 출연해 만들었지만 한국섬진흥원은 정부가 출연해 만든 섬 전문 연구기관이라는 차이가 있지요. 일본이 굉장히 부러워했습니다. 또 지속 가능한 그리스섬 네트워크 '다프니' 등 3개 기관과 MOU를 체결하며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로 했습니다.

 

 

이영애_ 짧은 시간에 정말 다양한 일을 하셨네요.

오동호_ 네, 이제 섬은 단순한 땅이 아니고 새로운 가치들이 부글부글 끊어오르고 있습니다. 섬은 기본적으로 영토라는 중요한 가치가 있고, 해양수산자원 내지 관광자원으로 새롭게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생태 문화가 잘 보존돼 있어 그 자체로 새로운 자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섬은 국토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다도해에 점점이 박혀 있는 저 무수한 섬들은 바로 우리의 삶이고, 미래이고 그 자체가 또 다른 우주입니다.

 

아름다운 다도해에 점점이 박혀 있는 저 무수한 섬들은

바로 우리의 삶이고, 미래이고 그 자체가 또 다른 우주입니다.

 

이영애_ 그런데 섬에 사는 인구도 갈수록 소멸하고 있지요?
오동호_ 네, 이토록 아름다운 섬이 현실적으로는 인구 구조변화 속에 섬 소멸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굉장히 고령화되고 무인도화되고 있어요. 섬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동 제약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섬의 수가 73개나 됩니다. 그곳에 사는 섬 주민들 역시 우리 국민임에도 육지에 살고 있는 국민들보다 기본적인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도시에 있으면 각종 교육과 의료 공공서비스를 적은 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데, 섬 주민들은 그렇지 못하죠. 지난 5월 지중해의 에게해를 방문했을 당시 이탈리아에서 놀랄만한 정책의 큰 방향을 보았습니다. 이탈리아가 작년에 헌법을 개정했는데, 기본 골자는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섬 지역의 특수성을 인정해 여러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을 헌법 규정에 넣었습니다.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을 헌법에 넣은 거예요. 이게 우리에게 아주 좋은 길을 제시해주는 겁니다.

 

 

이영애_ 그렇네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섬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 있으신지요?

오동호_ 도시인들이 주말이나 휴가 때 섬을 찾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른 바 ‘생활인구’라고 하여, 그곳에 살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머물다 가는 구조를 만들어 경제활동이 이뤄지도록 하는 거죠. 사람들이 섬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방향입니다. 섬이 가져다주는 여러 희망과 현실적인 문제를 2가지 키워드로 새롭게 디자인해보자는 생각으로 정부가 야심차게 설립한 것이 한국섬진흥원입니다.

 

이영애_ 그렇군요. 한국섬진흥원의 그동안 활동이 궁금합니다.
오동호_ 섬발전촉진법에 근거해 2021년 10월 8일 정식 개원했고, 목포 삼학도 초입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섬 관련 정책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으로 기능이 각각 흩어져 있는데, 한국섬진흥원이 섬 정책의 컨트롤 타워가 되면 좋겠다고 하여 만들어졌고, 섬의 가치를 높이고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도 향상시키는 것이 우리 원의 목표입니다. 한국섬진흥원이 위치한 곳은 유달산이 앞에 보이고 여기서 내다 보이는 항구는 개항 130년이 지난 구 목포항입니다. 한국섬진흥원이 개원할 당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소유한, 한·일간 오갔던 통신사선 배에서 축하 퍼레이드도 개최했지요. 섬을 그냥 머물러 있는 곳이 아닌 미래를 잇고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섬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국제적인 섬 전문연구기관’을 모토로 섬 전문 R&D센터, 섬 정책 싱크탱크, 섬발전·진흥사업 전문기관, 글로벌 섬 전문 아카데미, 세계 섬 교류 허브를 5대 핵심전략으로 설정해 착실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잇고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섬

새로운 미래를 여는 국제적인 섬 전문연구기관으로

 

이영애_ 초대 원장으로 가장 큰 미션은 무엇인가요?

오동호_ 한국섬진흥원의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는 것이었는데요, 섬의 대항해 시대를 여는 ‘한국섬진흥원 발전, 그랜드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한섬원 발전의 30년, 100년 대계를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새로운 미래 모델을 제시하는 국제적인 섬 전문 연구기관의 기틀을 만들고 있지요. 

한섬원은 여러 지역의 섬을 방문하고 네트워킹해 협업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관·학회와도 공동연구조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섬에 관한 세계적인 포럼을 제대로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해 섬과 한국섬포럼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주한 대사들을 한국섬 홍보대사로 위촉해 홍보하도록 했습니다. 또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와 협업해 매월 유인도와 무인도 하나를 이달의 섬으로 선정해 발표하는데, ‘이달의 섬’으로 선정된 지역에 이벤트도 열고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을 개최해 국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가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섬과 섬을 잇는 당신만의 섬길은 어디에 있나요?’라는 콘셉트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하나의 통합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영애_  8월 8일은 섬의 날인데, 특별히 준비한 행사가 있나요?
오동호_  8월 8일 섬의 날 행사는 울릉군에서 처음으로 개최합니다. 울릉군에서 국가적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섬진흥원이 행정안전부, 경상북도, 울릉군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계획했습니다. 특히 한국해양대학교와 한국섬진흥원이 협업해 한국해양대학교가 보유한 학생 실습선인 ‘한바다호’로 부산 영도 앞바다에서 울릉도 사동항까지 배를 타고 행사를 합니다. 배 안에서 섬과 관련된 청년, 학생, 관계 전문가들이 모여 ‘선상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세계적인 섬 관련 전문가들을 모셔 ‘한국섬포럼’ 국제학술대회를 합니다. 특히 우리 민족의 자긍심인 독도를 보면서 배 위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하다 보니 육지 행사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겠지요. 멋진 행사가 될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섬이 가야 할 방향 

1. 세계인이 찾는 섬  2. 섬 보유자원 보존 및 지속가능 발전 3. 공공서비스 새롭게 제공 

 

이영애_ 끝으로 원장님이 꿈꾸는 대한민국 섬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오동호_ 우리나라 섬이 가야 할 방향은 3가지입니다. 첫째, 우리나라의 다도해를 우리만의 섬으로 끝내서는 안됩니다. 세계인이 찾도록 중심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자체가 국가성장동력이 됩니다. 남해안이 세계 관광 메카가 될수 있어요. 그동안 대한민국은 육지에 있는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였지만 남서해안의 바다와 섬에서 마지막 남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육성시켜 대한민국 핵심 성장동력축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대다수 많은 섬이 보유한 자원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그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불편을 해소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격진료나 드론·UAM과 같은 경비행기를 이동수단으로 만드는 ‘스마트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섬을 우리나라 성장동력의 섬, 지속 가능한 섬, 스마트 아일랜드로 만들어 공공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해야 합니다. 토목 인프라 등 기존 방식은 방식대로 하되 최신의 기술을 접목해 좋은 섬 모델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이영애_ 기대가 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 약력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

현 한국섬진흥원장  

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
전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 지방세제국장

 

-저서-
순례, 세상을 걷다 (2019, 인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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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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