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공항이 들어서는 백령도 흑산도 울릉도에 지정 면세점을 유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관련 논의도 활발하다. 제주도처럼 내국인도 이용 가능한 면세점이 들어서야 공항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도 살아난다는 당위성이 강조되고 이에 따라 관련법 제정과 개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 국회서 처리하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어 ‘먼 섬 소형공항 면세점 유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인천시 옹진군·전남 신안군·경북 울릉군은 공동으로 지난 9월9일 서울 종로구 지방자치연구소에서 ‘먼 섬 소형공항 중심의 면세지역 지정 방안 공동연구’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우량 신안군수·남한권 울릉군수· 임헌택 옹진부군수와 해당 광역단체 팀장·군 팀장 포함 관계자와 용역기관인 한국섬진흥원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여해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한국섬진흥원이 맡은 이 연구용역은 옹진군(백령공항) 신안군(흑산공항) 울릉군(울릉공항) 등 3개 기초단체가 발주했고 ‘면세점 유치를 통한 각 지역 관광 활성화와 내수 진작 방안’ 등을 마련하자는 게 골자로, 지난 1년여 연구를 해왔다. 한국섬진흥원 안기수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먼 섬 소형공항 중심의 면세지역 지정 방안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이 용역은 옹진 신안 울릉군이 공동 부담으로 ‘먼 섬 소형공항 중심의 관광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한 지정 면세점 설치 및 합리적 운영 방안 마련’이라는 긴 제목의 용역계약을 한국섬진흥원과 체결해 작년 12월 중간보고 이후 오늘 최종보고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면세점 특징과 의미=우선 면세점의 종류는 시내 면세점, 출국장 면세점, 입국장 면세점, 외교관 면세점, 그리고 지정 면세점 등이 있는데, 지정 면세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이나 출국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지정면세점은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출국이 아닌 국내 다른 지역으로 출도(出島)하는 내외국인이 이용 가능한 곳입니다. 면세점은 기본적으로 국가경제나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면세점의 가장 큰 특징은 그 규모이고 규모의 중요성이 자주 언급됩니다. 일정 규모에 미치지 못할 경우 면세점 자체가 운영되기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특별히 권한을 부여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개입도 심합니다. 상품 반입 반출 문제는 특히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면세점 경기는 일반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경기가 안 좋으면 직격탄을 맞습니다. 그리고 면세점 자체가 글로벌 기준을 맞춰야 하는데, 소형 면세점이 글로벌 기준을 충족해 운영된다면 주변에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먼섬, 지역사업자를 면세자 지정
해외사례= 중국의 하이난은 중국이 2011년 섬 전체를 국가면세지구로 지정해 내국인 소비를 유인하고 있고 공항 및 여객선 이용객, 철도 이용객, 크루즈 여행객 등 모든 여행객을 이용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면세한도도 매우 높습니다. 다음에는 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한 대만의 진먼섬입니다. 해당 섬 지역 사업자가 수입해 현지에서 파는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나 수수료가 면제되고 판매 대상은 섬 관광객은 물론 섬 주민 기관 단체 등 모두가 해당됩니다. 특히 지역 사업자를 면세자로 지정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매우 눈여겨 볼 대목이고 비과세 또한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먼 섬’(흑산 울릉 백령)으로 이동한 관광객의 이동 비용입니다. 이 비용에 대해 면세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할인(인하)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관건 중 하나입니다. 또 면세 혜택이 있는 공간이 어디냐 하는 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세계 관세국의 권고처럼 통제 가능한 항만과 공항에 국한하느냐 아니면 중국 하이난이나 대만 진먼처럼 섬 전역을 면세지역으로 지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후자의 경우를 참고하는 게 적당하다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섬 주민도 섬 전체적으로 보면 잠재적 관광객이 되고 면세점 잠재 고객이 될 수 있고 잠시 섬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엔 같은 논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범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면세점 지원=사실 ‘먼 섬’의 여러 취약점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령화에 인구감소 이동권 제약에 공공서비스 공백 등 다양합니다. 이처럼 섬 주민의 기본권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먼 섬 지역은 공동체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재정자립도 또한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먼 섬 주민의 정주여건 개선, 소득 증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고 특히 안보차원에서 영토를 수호한다는 점이 부각돼야 할 것입니다. 국가의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그리고 ‘먼 섬’ 지원 수혜자 범위를 방문객까지 확대해 방문객의 접근 비용을 낮춰 ‘먼 섬’ 지역 자체의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현재의 ‘먼 섬’을 살리기 위해서는 면세점을 유치하고 면세지역을 지정하는 방안이 가장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국가 재정도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면세점을 문화복합 공간으로
법률적 문제 제기=법률적 문제도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우리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제 생각에서는 그보다 좀 강한 표현이 들어가야한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먼 섬’, 국토 외곽 섬은 원격성·고립성으로 상대적 불이익을 겪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헌법은 우리보다 훨씬 적극적입니다. ‘국가는 섬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고립과 관련된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추진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이 정도의 헌법 개정을 하지 않으면 섬 지역에 대한 국가적 지원 근거를 찾을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국인 이용이 가능한 지정면세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법률로는 섬 발전 촉진법과 ‘국토외곽 먼 섬법’을 개정하고 조세특례제한법도 개정(먼 섬 지역 여행객에 대한 간접세 특례)해야 합니다. 시행령으로는 관련 법률 시행령을 제정 개정해야 하고 먼 섬 지역 여행객에 대한 면세점 특례 규정(기재부 제정)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백령 흑산 울릉은 세계 관세기구에서 권고하는 기준을 채울 수 있느냐 하는 물음인데, 답은 ‘네’입니다. 지역적으로도 백령은 서북해를, 흑산은 서남해를, 울릉은 동해를 대표하는 지역적 배분 면에서도 적절합니다.
문화공간 활용= 추가적으로 논의할 사항을 본다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소비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정면세점을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또 명품 한정판을 만든다면 지정면세점이 차별화될 것입니다. 로컬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해외 면세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키나와처럼 구입한도를 초과하면 초과 구매에 대한 세금을 면세점 업체가 부담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겠습니다. 섬 전체가 면세구역인 중국 하이난이 섬 주민의 생필품을 면세로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신안·울릉군수·옹진부군수 인사말 올 국회 때 면세점 통과 최선, 3개군 함께 여야의원 설득하자
<박우량 신안군수> 우리 3개군의 이 어려운 용역을 선뜻 맡아서 열심히 진행해준 한국섬진흥원에 감사드립니다. 보고서에 훌륭한 내용들이 잘 담겨있으니 이제 보고회 이후 남은 일은 국회 가서 설득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제주도 면세점을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특히 3개 공항이 오픈하는데 잘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정기국회 때 도전해봅시다. 국회에서 한번 이런 행사를 더 해보고 성안해서 도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3곳 단체장도 여야가 고루 있으니 입법과정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한권 울릉군수> 공항을 짓고 면세지역을 만들어놔야 관광객들이 옵니다. 물 건너와서 뭔가 손에 하나 쥐고 가야 다시 찾아올 것 아닙니까? 면세지역을 추진하면서 물류 시스템이나 전체 경제 관광 시스템이 조금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3개 군이 꼭 같이 가기를 바랍니다.
<임현택 옹진부군수> 신안 울릉 옹진 3개군은 공통점도 많아 보조를 맞춰 함께 진행하고 합심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오늘 그 보조 맞추는 걸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