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천히 서둘러라"좌우명... 2036올림픽 유치 도전 총력 [최병관 전북부지사 인터뷰]

전북에서 태어나 뼈가 굵고 마음이 여물었고 행정고시 합격 후 첫 공직도 역시 전북이었다. 고향 ‘주민’을 대하며 교감과 소통 능력을 키웠다. 이후 행안부 과장 국장 실장을 거치며 주민 대신 ‘국민’을 대하며 정책개발에 힘이 붙고 현장 대응기법을 터득했다.

 

최병관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는 행정 대상을 굳이 주민과 국민으로 나누는 건 바로 소비자 마음을 아는 공급의 원칙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수요공급 조율은 2036올림픽 개최지 국내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결정적 힘을 보여주었다. 투표권을 쥔 대의원들에게 비수도권 지방 도시 연대 개최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대의원들을 향한 끊임없는 호소는 대구 경북 등 지자체 단체장이 영상으로 힘을 보탰고 이는 서울을 따돌리고 올림픽 개최지 후보의 기쁨을 전북에 안겨주었다.

 

최 부지사에게 전북도민의 찬사가 쏟아지고 지방 도시들의 응원가도 울려 퍼졌다. 전북이 만시지탄이지만 최병관이라는 보물을 얻었다. 그와의 인터뷰는 보물상자를 열어보는 걸로 만족했다.

 

최병관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약력

/ 대통령실 지역발전비서관실

/ 전라북도 기획조정실장

/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오늘 인터뷰는 인터넷신문, 유튜브 그리고 월간 지방정부에 동시에 보도될 예정입니다. 부지사님 쇼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핸드폰으로 QR코드 찍어 보시고 한 말씀 해주십시오.

최병관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_ 얼마 전 인터뷰 한 거군요. 실물보다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인터뷰하면서 제가 한 다른 인터뷰를 보는 게 좀 신기합니다. 제가 과장 때 월간 지방정부는 잡지밖에 없었는데 이젠 영상 장비까지 들고 오시니 세월 많이 흐르고 월간 지방정부도 많이 발전했다는 걸 느낍니다.

 

이영애_ 감사합니다. 부지사님은 전북에서 태어나 자라고 공직도 전북에서 시작했고 이렇게 금의환향하셨습니다. 부지사님은 전북의 보물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 자랑 좀 해주십시오.

최병관_ 저희 전북이 산업화는 좀 뒤졌지만 한국 고유 문화의 뿌리, 원조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흔한 말로 K-컬처의 원산지이죠. 잘 아시는대로 맛과 멋의 고향입니다. 삼시세끼 먹어도 맛있는 전주비빔밥 그리고 아침이면 생각나는 콩나물해장국밥은 전주의 으뜸 자랑입니다. 또 군산 이성당 빵이나 남원 추어탕도 전국구 인기입니다. 익산 미륵사지 같은 경우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좀 더 자랑할까요? 판소리 아시잖아요? 춘향의 고향 남원에서 치러지는 춘향제도 판소리 향기가 그득합니다.

 

이영애_ 부지사님이 즐겨쓰는 말 중에 ‘천천히 서둘러라’가 있더군요. 라틴어로 Festina lente, 참 멋진 말이에요.

최병관_ 천천히와 서두르라는 말은 서로 모순이죠. 그러나 곰곰 씹어보면 참으로 오묘한 진리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래전 목사님이 설교하는데 바로 이 제목으로 말씀하셨어요. 내용이 너무 좋아 나중 알아보니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좌우명으로 삼았던 말이더군요. 어떤 일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를 하라, 즉 결정을 할 때는 준비를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라는 뜻입니다. 미리미리 차분하게 천천히 계획을 세우고 기회가 왔을 때는 서둘러서 재빠르게 포착하라 놓치지 말라고 풀이할 수 있죠.

 

이영애_ 그러한 철학이 지금의 부지사로 이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최병관_ 쑥스럽지만 인정합니다. 제가 지자체와 중앙부처를 오가면서 일을 했는데 제 보직이 남들이 보면 좀 화려할 수도 있습니다. 행안부 교부세과장에 대변인 지방행정국장 재정실장 등이 그렇게 보였을 겁니다. 그 이면에는 사실 철저한 준비가 있었습니다. 운이 따른 것도 많았지만 그 자리마다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런 준비가 되니까 기회가 온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영애_ 그렇죠.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만 옵니다. 어쨌든 중앙부처 경험이 지자체에서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겠죠?

최병관_ 1995년 처음 배치받은 곳이 전북입니다. 5년 뒤 행안부로 올라가 여러 보직을 두루 거치고 2016년 전북에 와 기조실장을 했죠. 그러다 2년 뒤엔 행안부 지역경제국장 행정국장 대변인 재정실장을 하고 6년 만에 작년 4월 전북이 아닌 전북특별자치도로 복귀했습니다. (당시 전북은 세계잼버리대회 후유증을 겪고 있었지만 자치도가 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그 기대감을 부풀린 건 바로 세계 한상대회라는 게 최 부지사의 설명이다.) 당시 치른 한상(韓商)대회는 세계 한인 비즈니스대회인데, 저희가 컨벤션센터가 없잖습니까. 그래서 전북대학교 컘퍼스를 활용했는데 이게 적중했습니다.

 

이영애_ 어떻게 하셨기에?

최병관_ 가둬놓는 컨벤션행사가 아니라 탁 트인 대학 캠퍼스에서 하니 대화도 술술 풀려 성과도 좋았다고 합니다. 그걸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뭔가 준비를 하면 결과는 나온다라는 걸 확인한 겁니다. 그리고 제가 중앙부처에서 했던 일들이 결국 이곳에서 하려는 일을 위한 준비였음을 알게 된 겁니다. 또 보통 부지사는 본청 국장을 지내고 내려오는데 저는 실장을 하고 왔더니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중앙에 협조를 받아야 할 것들을 제가 갖고 있는 네트워킹으로 원활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영애_ 역시 최고는 ‘준비’ 입니다, 천천히 서둘러라.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올림픽 국내유치 후보가 된 것이겠죠?

최병관_ 그렇습니다. 작년 11월 우리 도가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더니 도민들 반응이 싸늘했어요. 지역 언론·도 의회 등 모두가 세계잼버리 후유증이 마무리 안됐는데 올림픽이 되겠느냐, 유치해도 돈 없는 전북이 감당할 수 있냐 등 우려가 많았습니다. 특히 후보 경쟁지역인 서울과 맞서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때 내세운 전략이 비수도권 연대 올림픽이었습니다.

이영애_ 갑자기 제가 숨이 가빠집니다. 유치 비화 좀 들려주세요?

최병관_ 비수도권 연대 전략에 따라 실행 계획을 짰습니다. 우선 대구시장, 전남지사, 광주광역시장, 충남지사 등 4곳에서 응원 메시지를 받자 하고 제가 부단제장들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전화를 받고는 시큰둥하고 무슨 동영상을 찍냐 했지만 끈질기게 읍소하고 부탁하고 해서 4개 단체장 응원 동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이게 결정적 방아쇠 역할을 했습니다.

 

이영애_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최병관_ 유치 후보를 결정하는 대의원 총회 발표 현장에서 이 동영상을 돌렸습니다. 대구시장님이 나와서 응원 메시지를 발표하자 대의원들이 깜짝 놀랐죠. 전북이 연대 올림픽을 진짜 하는구나 하면서 박수가 쏟아졌죠. 점수를 엄청나게 따면서 서울을 49대11로 압도했습니다. 사실 인구감소 문제는 어디나 다 겪고 있고 수도권의 집중화에 따른 지방 쇠퇴라는 현안을 대의원들이 다 절감하고 있는 가운데 이 뼈아픈 현실을 올림픽과 엮을 전략은 생각도 못한 결정적 한방이었죠. 이 점에서 전국적 호응을 얻었다고 봅니다.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올림픽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저희 지사님이 대의원 76명을 네 번 이상 만나가며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투게더(Together) 정신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 아니겠습니까?

 

이영애_ ‘천천히’와 ‘서두름’의 조화가 빛났습니다. 올림픽 유치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최병관_ 내년 9월쯤 2036올림픽 개최지가 최종 결정될 것 같은데요, 저희가 내세우는 건 K컬처의 중심이 전북이니까 문화강국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호소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2036년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일제 압박을 뚫고 세계 정상에 섰던 식민지 국가 한국이 100년 뒤 세계를 사로잡는 문화의 강국으로 거듭났다는 의미를 새겨보면 어떤가 하는 게 지금 제 머릿속에 있는 한가지 구상입니다. 그리고 인도 인도네시아 카다르 등이 경쟁할 겁니다. 어쨌든 아시아에서 치러질 확률이 높은데 결국 외교력에 의지해야 합니다.

 

이영애_ 도민들의 응원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민에게 드리는 쇼츠 영상을 찍겠습니다.

최병관_ 도민 여러분의 성원과 열정어린 지지가 이번 유치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제 본선입니다.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한마음을 다시 뭉치고 함께 나아간다면 올림픽을 반드시 전북과 그 연대 지역에서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거듭 도민 여러분의 성원을 바랍니다.

 

이영애_ 이제 전북특별자치도 현안으로 돌아와 묻겠습니다. 전북도 저출생 문제에 예외가 아닙니다. 부지사님에게 묘수를 기대해도 될까요?

최병관_ 과거 전북 인구가 220만까지 갔다 이제 180만이고 도내 14개 시군 중 10개 시군이 인구소멸지역입니다. 작년 7월에 저출산대응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제가 단장을 맡아 여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중 전북청년 희망 High, 아이 Hi 프로젝트가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혜택에 반하고 임대료도 절반이라는 의미의 반할 주택 500호를 발표했는데 반응이 뜨겁습니다. 입주 후에 자녀를 출산하면 임대료 전액을 면제해주는 파격적 혜택을 드립니다. 아이를 많이 낳고 청년이 유출되지 않게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작업이 요체인데, 천천히 작업을 하면 어느 순간 결정적 때가 올 것이고 그 때를 놓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인구 대책 관련해서 정부가 몇 조를 쏟아부었어도 결과가 신통치 않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 비용이나 기회가 다 매몰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조금씩 인식 변화를 부르고 출생률도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이영애_ 전북은 기본적으로 농업지역이죠? 농업 발전을 빼고는 전북 성장을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농업 발전도 도민의 큰 관심사입니다.

최병관_ 혹시 새만금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새는 새롭다는 뜻이고 만은 만경평야를 가리킵니다. 금은 김제평야에서 쇠 금[金]을 따와 만든 말입니다. 농지로 활용하려고 간척한 곳입니다만 지금은 산업용지가 70%이고 농업용지는

30%밖에 안돼요. 전북은 전형적인 농도이고 저희는 대한민국 농생명 특별수도, 농생명 산업수도를 표방합니다. 농산물을 생산 가공하고 특색있게 육성해 이를 바이오와 연결해 그린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면 정말 장기적으로 전북을 농생명 산업수도로 키울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이영애_ 부지사님은 엘리트 공무원이십니다. 일 잘하는 공무원은 어떤 공무원일까요?

최병관_ 헌법을 보면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고 규정돼 있습니다. 국민은 다소 추상적 개념이에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중앙부처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 지방 공무원은 주민에 대한 봉사자라고요. 중앙 공무원은 보편 정책을 많이 만들게 되니 기획력 문제해결 능력 등이 필요하고 지방 공무원은 현장 대응 또는 소통 능력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중앙과 지방에서 두루 근무해야만 탁상행정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영애_ 중앙이든 지방이든 봉사는 변할 수 없는 일 같습니다. 이제 최 병 관 으로 삼행시를 지으며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최병관_ (운을 띄우자) 최, 최선을 다해 두드리면 병, 병 따듯 시원하게 열릴 것이다 관, 관건은 멈추지 않는 것. (웃음) 이런 건 처음인데, ‘병’이 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도전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해 주십시오.

 

이영애_ ‘천천히 서둘러라’, 입에 착 붙는 명언을 들었습니다. 전북의 정신 연대와 협력을 살린다면 전북특별자치도는 특별해질 것이고 올림픽도 쟁취하리라 믿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원주시, 가정의 달 맞이 원주몰 30% 할인 행사

원주시는 가정의 달을 맞아 공식 인터넷 쇼핑몰인 ‘원주몰(원주몰.com)’에서 5월 31일(토)까지 관내 200여 기업이 참여하는 기획전을 실시한다. 시는 기획전 기간 원주몰에 입점한 전체 상품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지급할 예정이다. 5월 한 달간 매주 화요일(6일·13일·20일·27일) 오전 10시에 30% 할인쿠폰(최대 3만 원 할인)을 선착순으로 발급한다. 쿠폰은 원주몰 회원이라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으며, 1만 원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다. 발급일로부터 2일간 유효하다. 이에 더해 5월 9일과 10일 단계동 AK백화점 열린광장에서 원주몰 연계 특판전을 실시, 오프라인으로도 시민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엄병국 기업지원일자리과장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기획전을 준비했다.”라며, “감사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혜택을 얻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의 기업지원일자리과 기업육성팀(033-737-2982)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

OECD 고용률 및 노동력 참여율, 사상 최고 수준 기록

글로벌 노동시장 동향 안정 속에서 주요 국가별 차이 뚜렷 OECD가 2024년 1월 발표한 ‘Labour Market Situation’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의 평균 고용률은 70.3%, 노동력 참여율(LFP)은 74%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2005년과 2008년에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 독일, 일본, 터키를 포함한 38개 회원국 중 13개국이 해당 지표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거나 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고용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 중 약 3분의 2가 평균 고용률인 70.3%를 초과했으며, 스위스, 네덜란드, 아이슬란드가 80% 이상의 고용률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터키는 55.2%로 가장 낮은 고용률을 기록했으며, G7 국가 중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평균 이하의 고용률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분기별 고용률 변화를 살펴보면, 15개국의 고용률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12개국에서 고용률이 감소했고, 11개국에서는 증가했다. 이 중 룩셈부르크와 칠레는 고용률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코스타리카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