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새로운 미덕을 보았다. 활달한 성격에서 오는 화려한 제스처와 소신에 찬 거침없는 발언은 초선의 미덕이라 치더라도 지역구 현안의 핵심을 꿰뚫는 혜안은 지자체장 출신만이 가질 수 있는 발품과 땀의 결과다. 답변에 멋을 더해 신나는 유행가 한 소절 얹혀주니 이는 예기(藝技) 수준이다. 취재진이 인터뷰 중 그렇게 크게 웃어본 적은 처음이다. 황명선 국회의원을 만난 얘기다. 논산시장 3선의 관록은 여의도에서도 저력을 보인다. 민주당내 지방자치혁신기획단장을 맡아 지방정부 자치권 확대를 외치고 있어 지자체의 응원꾼이다. 기본사회위원회 기획위원도 맡겼으니 민주당의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지역구 자랑으로 논산 국가국방산업단지 유치에서 비롯되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라 강조하지만 지역구 사랑은 나지막이 말한다.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이 황 의원에게 무엇이냐는 단답형 질문에 ‘어머니 품’이라 했다. 감동의 답변은 또 다른 예기였다. 새로운 미덕이었다. |
황명선 국회의원 약력
/ 국민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 더불어민주당 내란극복·국정안정 특별위원회
/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헝클어진 머리가 액션스타 같습니다. 백팩 메신 것도 젊어보이네요.
황명선 국회의원_ 막 최고회의 끝내고 바로 오는 길이라 옷매무새가 좀 그렇습니다. 천막당사에서 일하다 보니 그렇군요.
이영애_ 충분히 이해합니다. 숨 좀 돌리시고, 의원님 쇼츠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핸드폰으로 QR코드 찍어서 보십시오.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황명선_ 제가 인터뷰 하면서 전에 했던 제 영상을 보니 신기합니다. 지역화폐를 역설하면서 여당에게도 도입을 요청했는데 안타깝습니다. 지역화폐에는 여야가 없고 진보 보수가 어디 있습니까. 복지의 개념이 아니라 골목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최적 수단입니다.
이영애_ 알겠습니다. 요즘 민주당 의원들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하시죠? 8.8㎞를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황명선_ 작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인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이 지금 망가져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막아야 한다, 빨리 이 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 헌재가 빨리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담아 국민과 함께 걷는다 하는 마음으로 걷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금 밖에 나와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습니다. 지금은 행진을 중단했습니다.
이영애_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만들었죠?
황명선_ 네, 거기서 저희가 집회도 하고 회의도 합니다. 일부 의원은 단식하고 일부는 삭발도 하고 시위도 합니다. 저희 민주당 의원들이 결기 있게 요구하고 현안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헌재가 빨리 파면 결정을 내려 민주주의를 회복했으면 합니다. 계엄은 명백한 위헌 행위거든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그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나라인데, 지금 국가적으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영애_ 지금도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오시는 길인데, 오늘을 나는 이렇게 기억하고 싶다고 한다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지요?
황명선_ 즉각 윤석열 파면, 딱 그거 하나입니다.
이영애_ 그 결기를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 보겠습니다.
황명선_ (카메라를 향해 불끈 주먹을 쥔다) 헌재는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파면하라.
이영애_ 초선의원으로서 의정 활동 중에서 꼽을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요?
황명선_ 다선 의원들이 그러더라고요. 한 10년 20년 있어야 겪을 일을 1, 2년사이에 다 한 것 같다고요. 비상계엄과 탄핵 투표, 참으로 어려운 경험 했습니다. 탄핵을 이끌어낸 현장에 있던 국회의원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모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실천했다고 자부합니다.
이영애_ 논산시장 3선을 지내셨습니다. 국회의원과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황명선_ 시장은 예산을 편성하고 직접 시민의 삶을 위해 집행부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면 국회의원은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한 일입니다. 또 정부를 상대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이 바로 국민이 부여한 권리이자 책임이죠. 그러니 사실 시장과 국회의원의 우열을 가린다는 건 별 의미 없다고 봅니다.
이영애_ 논산 시장 3선 출신으로 의원님은 당내 지방자치 혁신기획단 단장을 맡으셨습니다. 지방자치 관련해 어떤 비전을 주시겠습니까?
황명선_ 지방정부의 자치권이 절대 필요합니다. 자치가 답이고 분권이 밥입니다. 사람이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듯이 자치를 하면서 분권이 대댠히 중요합니다. 이젠 통치의 시대가 아니죠. 국민이 주인이고 시민이 주인인 자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자치 시대에 자치 분권이 핵심 가치이고 중앙이 갖고 있는 권한을 시군구에 과감히 넘겨야 합니다. 사무 분권과 재정 분권이 같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장이 답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지방에선 돈이 없고 그러면서 권한도 없고 인력도 없습니다. 그런 현실을 중앙정부가 타개해 줘야 합니다.
이영애_ 옳은 말씀입니다. 논산 시장 하시면서 어떤 좋은 예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황명선_ 네 제가 시장할 때 국내 최초로 읍면동장 직선제를 했어요. 원래 인사권은 시장에 있죠. 이를 분권화해서 주민들이 직접 뽑게 했어요. 읍면동장 지원자는 각 지역 발전 계획과 주민 연대 활동 등을 프리젠테이션하게 했어요. 주민 100, 200명 앞에서요. 그렇게 해서 선출되면 시장을 보고 일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 보고 일하게 돼요. 결국 주민 자치 영역을 조금이나마 넓히는 겁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시민이 주인이다, 자치가 답이고 분권이 밥이다.
이영애_ 이런 소신이 있어 당내에서 지방자치혁신기획단 단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고 봅니다.
황명선_ 제가 논산 시장을 한 경험을 살려봐라 하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잖아요. 자치와 분권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도지사 시장군수 구청장 등 유능한 일꾼을 선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보라는 뜻입니다. 당은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풀뿌리 지도자들이 일을 잘했을 때 결국 민주당이 유능하구나 하는 평을 받을 수 있겠죠. 물론 지상명령은 자치와 분권을 뿌리내릴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해 지방자치를 혁신하라는 뜻이죠.
이영애_ 지방자치 얘기 좀 더할까요? 분권에 대한 소견을 더 말씀해 주세요.
황명선_ 행안부부터 시작해서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지방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애들 학교 등굣길에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같은 게 필요하다 할 때 이 설치 권한이 어디 있을까요? 행안부, 즉 경찰청에 있어요. 그 지역 경찰서가 반대하면 못해요. 하지만 등굣길 사정 등은 누가 잘 알까요? 내가 뽑은 시장 군수 구청장이죠. 그들에게 가서 부탁할 수밖에 없죠. 그러니 주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무는 중앙이 틀어잡고 있지 말고 지방에 넘기라는 겁니다.
이영애_ 네 절실한 문제 같습니다. 이제 재미삼아 묻겠습니다. 논산시장 때보다 지금 국회의원이 주민들을 위해 더 일할 맛 난다. 그렇다 아니다 팻말을 들어주세요.
황명선_ 그렇다. 왠지 아세요? 시장이나 국회의원이나 시민과 국민을 위한 사명은 같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하다보니 이제 중앙정부에서 예산 확보를 위해 더 뛰는 게 결국 시민 삶을 위한 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영애_ 맞아요. 역시 시민들은 논산시장님 잘 뽑았고 지역구 주민들은 국회의원을 잘 뽑았습니다.
황명선_ 대표님이 비판만 잘 하시는줄 알았는데 이렇게 대표님께 칭찬을 들으니 날아갈 것 같습니다.
이영애_ 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기획위원을 맡으셨는데 기본사회가 정말 국민에게 경제적 행복을 줍니까?
황명선_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제적 행복 드립니다. 사회는 양극화되고 첨단 과학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일자리를 빼앗기고 패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삶을 지켜내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 분명히 있습니다. 보편적 복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역화폐를 만들어 민생회복지원금으로 지급하자는 계획도 그래서 필요한 겁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단순히 얼마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지역화폐를 통해 골목경제가 살아나고 돈이 선순환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끌 수 있는 겁니다. 누구나 패가가 되지 않도록 활력을 불어넣는 사회가 곧 기본사회입니다.
이영애_ 기본사회를 4행시로 지어 국민들에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황명선_ 기, 기회와 권리가 보장되는 대한민국.
본, 본질적으로 사람이 희망인 공동체를 만드는 기본사회.
사,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 심화될수록 기본사회는 필요합니다.
회, 회복과 성장을 통해서 대한민국 사회적 약자도 패자가 되지 않는 국가의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영애_ 좀 깁니다만 훌륭합니다. 지역구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지역구에 방위산업 이슈가 왜 많은지 궁금합니다.
황명선_ 논산에는 훈련소, 국방대학교 그리고 계룡시에는 3군 본부 등이 있어 이 일대가 국방수도라고 할만하죠. 저도 논산시장 때부터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작정을 했죠. 그래서 구상한 게 국가 국방산업단지입니다. 논산을 국방의 수도, 국방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 명실상부 국방의 도시로 만들 계획으로 시장 시절 제안을 했습니다. 승인을 거치고 6월부터 토지 보상에 들어가고 1년 정도 있으면 착공됩니다.
이영애_ 국방산업단지, 듣기만 해도 든든합니다.
황명선_ 국방 산업도 있지만 국방 관련 공공기관도 많습니다. 국군복지단, 국방홍보원, 국방재정관리단, 연구센터 등 다양한 공공기관도 논산 계룡에 유치하면 국방 혁신 클러스터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이영애_ 팻말 드는 퀴즈 또 하나 있습니다. 지역구 주민이나 단체는 내 정책과 의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아니다 팻말을 들어주세요.
황명선_ 당연히 그렇다입니다. 제가 공약 이행판을 만들어 방에 이렇게 두고 매일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금산은 인삼엑스포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제가 지역발전을 위한 일이기에 발벗고 나서겠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될 수 있도록 앞장 서겠습니다.
이영애_ 나에게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은 무엇이다? 빈칸을 채워주세요.
황명선_ 어머니의 품이다. 시장 때부터 쭉 사랑을 받고 그냥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처럼 저를 아껴주시니 저는 그저 순종하고 도울 일 있으면 돕는 겁니다. 논산 계룡 금산은 그냥 무조건 무조건입니다. (진행자가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자 금세 흥에 겨워 박수를 치고 손가락을 퉁겨 리듬을 맞춘다. 좌중을 휘어잡을 만한 특기다)
이영애_ 무조건 무조건 황 의원님을 사랑합니다. 국민들에게 의원님은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지요?
황명선_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는 의원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더 욕심이 있다면 세일즈 국회의원으로 지역구에 헌신하는 국회의원응로 남기를 바랍니다.
이영애_ 인터뷰가 흥겨웠습니다. 논산 계룡 금산 주민들은 정말 최고의 선택을 하셨습니다. 황명선 의원을 오래오래 사랑해 주십시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