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유치, 만화 도서관 대박...농촌공간재구조 사업으로 활기 찾는다 [강영석 상주시장]

‘만화 도서관’ 대박… 젊은이 발길 늘어 활기

뼈아픈 고백이다. 인구가 줄어 소멸위험도가 매우 높다니. 처방은 담담했지만 단단했다. 산업단지를 유치하고 50만 평 클러스터를 만들고 여러 특구로 지정돼 주민의 삶이 희망으로 가는 혈로를 뚫었다는 자평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만의 행복’을 가르쳐준다.


강 시장은 예산 귀재다. 농촌공간재구조 사업 등 최근 확보한 중앙부처 예산은 부처를 향한 집요한 설득과 치밀한 ‘작업’의 결과다. 작업은 영업 비밀. 높은 정책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일선 직원들의 아이디어라는 모범 답안만 들었다. 이 예산을 따옴으로써 상주의 널린 폐가와 폐축사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깨끗한 상주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만화 도서관은 상주의 명물. 어린이들만 오면 어쩔까 했는데 젊은이들이 꾸역꾸역 몰려든다. 강 시장은 무릎을 쳤다. 상주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논물을 가득 담은 상주 벌판의 논은 저마다 하늘을 담았다. 강 시장은 벼가 익어갈 때쯤 동네를 돌며 고개 숙여 겸손한 인사를 할 것이다. 신품종 상주쌀 ‘미소 진품’으로 밥 짓는 냄새가 들판에 가득하겠다.

 

장소 상주시장 집무실 / 대담 이영애 발행인  /정리 엄정권 대기자  /사진 전화수 기자  /영상 제갈욱PD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오랜만에 뵙는데, 편안한 웃음은 여전하십니다.
강영석 상주시장 _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이마를 만지며) 저만 빛나면 안되고 상주시가 빛나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이영애_ 시장님을 위해 저희가 쇼츠를 준비했습니다. 핸드폰으로 QR 찍어 보시고 소감 한 말씀 해주십시오.
강영석_ 올 초 상주시 주요 사업을 밝히는 내용인데, 차질 없게 수행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월간 지방정부가 저를 다시 각성시켜서 고맙습니다.

 

이영애_ 보궐 선거를 거쳐 재선에 이르셨습니다. 그 동안의 성과를 소개해주십시오.
강영석_ 보궐 선거가 구원투수 역할이었다면 재선되면서 선발투수가 됐다고 느꼈습니다. 구원투수를 하면서 구태를 바로 잡는 일도 하다보니 반발도 많았습니다. 긍정적인 일도 많았죠. 대표적인 게 중부내륙고속화철도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킨 겁니다. 저희 공무원 등 주변 도움이 많았습니다. 저는 상주시민 이익에 반한다면 저 개인의 이해에 반해도 결단합니다. 전임 시장 때부터 실패를 거듭한 가축 분뇨처리장 공사를 밀어붙였습니다. 엄청난 저항이 있었지만 설득시켰습니다.

 

이영애_ 지자체가 일을 하려면 중앙부처 예산을 얻어 오는 게 필수인데요, 어려움도 많았죠?
강영석_ 저는 예산을 ‘따온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중앙정부 정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라고 말합니다. 그 중 40만 평 산업단지를 조성한 게 큰 소득입니다. 상주는 전형적인 농업도시인데 투자 유치가 안되면서 지역경제는 정체돼 있었습니다. 산업단지를 유치하면서 대규모 투자도 이끌어온 게 의미가 있습니다.

 

이영애_ 큰 일 하셨습니다. 특구 지정도 여러번 있었던데요?
강영석_ 산업단지 유치를 바탕으로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고 이어서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됐고 또 공간혁신구역으로 선정됐습니다. 상주가 미래로 가는 탄탄한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어찌 시장 혼자 힘으로 되겠습니까? 우리 시정 공무원들이 ‘감각’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준 게 이런 성과를 냈다고 믿습니다.

 

이영애_ 경천섬을 중심으로 관광지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던데 얼마나진척됐나요?
강영석_ 경천섬은 4대강 사업으로 생긴 인공섬입니다. 남이섬 절반 크기로서 지적상으로는 친수구역이라 개발이 엄격히 제한돼 왔습니다. 그러다 다행히 친수거점지구로 규제가 풀리면서 개발이 가능하게 됐죠. 상주의 대표적 관광지는 아니지만 비대면 힐링 관광지로는 손색 없습니다.

 


이영애_ 너무 소박한 말씀인데요.
강영석_ 요즘 인기있는 관광지는 사람 구경이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여기 경천섬은 자연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조용하게 힐링하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주려고 합니다. 조금 나아간다면 수상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영애_ 겸손하게 말씀하시니 되레 신뢰가 생깁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인구소멸 대응책은 뭐가 있습니까?
강영석_ ‘생존’ 자체가 큰 과제이지요. 일자리 확보와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모범 답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그 답안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고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산업단지 유치가 그렇고 또 2차전지 클러스터 50만 평 개발하는 게 정부 예비타당성 심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건 상주가 작지만 알찬 일자리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어느 지자체를 가든 단체장님들의 고민이 비슷한 게 바로 중앙부처 예산 확보입니다. 힘드시죠?
강영석_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쉽지 않죠. 그리고 예산을 따오는 게 제 능력만은 아닙니다. 정책을 잘 활용하고 주변 공무원들이 힘을 합쳐야 가능한 일이죠. 예산을 확보한 게 농촌공간재구조화 사업이라는 건데요. 시골은 지금도 대단히 난개발입니다. 그중 축산을 빼놓을 수 없지요. 상주가 재구조화 사업 4가지를 확보했고 최근엔 농촌협약사업도 얻어내 자치단체로서는 꽤 많은 성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죠. 결코 자랑은 아닙니다. 우리 공무원 안목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이영애_ 그렇군요. 하지만 자랑거리와 재채기는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다고 합니다. 상주 만화 도서관이 히트작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강영석_ 만화는 책갈피마다 추억이 스며있고 그림 한 장에도 꿈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웹툰이 세계적 수준인데 거기에 걸맞게 우리 아이들도 만화나 웹툰을 보면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상상력이 자라나는 공간을 만들어보자 한 겁니다. 시에서 만화 도서관을 만든다 하면 어르신들이 반발하시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청소년들이나 젊은 학부모에게는 문화적 빈약함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이영애_ 그 판단이 대박을 불렀군요.
강영석_ 그런 셈이 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도서관에 공부하러 오지 말고 놀러 오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이들이 배울 것은 인터넷에도 충분히 널려 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이 무겁게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죠. 처음에 도서관을 설계할 때부터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공간을 만들어 정형화된 네모 반듯한 책상에서 책을 보게 할 게 아니라 구석진 곳에 숨어서도 볼 수 있게 하고 누워서도 볼 수 있게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말하자면 아이들의 해방구를 만들어 준 겁니다. 그리고 꼭 카페를 만들어라, 가장 좋은 자리에 만들어라라고 했지요. 그런 것들이 모여서 ‘노는 것이 공부다’라는 생각을 한 게 서로 통한 것 같습니다.

 

이영애_ 만화가들 조언도 좀 들으셨나요?
강영석_ 물론이죠. 유명 만화가, 웹툰 작가를 만나면서 조언 많이 들었지요. 특히 이현세 작가분은 여러차례 자문에 응해주셨고 도서관 완공 뒤에도 찾아와 이런저런 말씀도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이영애_ 어떤 조언이 있었나요?
강영석_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파격적인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결론적으로 ‘그때 그 말씀들을 들었어야 하는데’ 하는 겁니다. 저는 기성세대의 반응을 많이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소장 도서 전체를 만화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 의견대로 했으면 더 만화같은 도서관이 됐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이영애_ 만화 도서관 꽤 소문 났더군요. 다른 지자체에서도 구경 온다면서요?
강영석_ 날 좋은 날 공원 파라솔 아래서 책을 보는 자유로운 모습을 상상하고 설계를 했는데 실제로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월 1회 특강을 하는데 딱딱한 주제는 피하고 예를 들어 위스키 역사 같은 것을 특강합니다. 도서관에서 술 이야기한다는 게 파격 아니겠습니까? 그랬더니 젊은이들이 몰려 왔어요. 우리는 그들을 숨어있던 젊은이라고 불렀어요. 상주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습니다.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영애_ 도서관 얘기가 끝이 없습니다. 오다 보니 스마트팜밸리 간판이 있더군요. 상주의 스마트팜도 잘돼 있다고 하던데요.
강영석_ 네, 자랑은 아닙니다만, 농업은 상주의 근간이고 스마트팜은 새로운 농업의 엔진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 스마트팜 4대 작목이 있습니다. 오이, 딸기, 토마토, 멜론입니다. 생산량도 많고 품질이 균일합니다. 농부들 교육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토양을 건강하게 되돌리기 위한 미생물 배양이라든지 병해충 예방법이라든지 새로운 시스템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삼백(三白 ; 쌀, 누에고치, 곶감)의 고장이라고 들었습니다.
강영석_ 누에고치는 옛 이야기이고요, 쌀은 지금도 전국적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소진품이라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했는데 벌써 반응이 좋습니다.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상주쌀 미소진품, 꼭 기억해 주십시오. 올 가을이면 여러분 밥상에 오를 수 있을 겁니다.

 

이영애_ 중앙 정부 예산 얘기도 아까 했지만, 중앙부처에 바라는 게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강영석_ 예비타당성 심사에 너무 매몰돼 있습니다. 중부내륙철도 남북 구간 연결 사업이 통과됐는데 효율을 중시한다면서 사업비를 줄이다보니 상주시를 지나는 구간이 지하가 아니라 지상으로 계획이 된 것입니다. 반드시 교량으로 지어주는 방안을 마련해주시기 부탁합니다.


이영애_ 이제 상주의 새로운 10년청사진을 들으면서 인터뷰 마무리 하겠습니다.
강영석_ 시민 여러분, 우리 상주는 역사적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모든 어려운 과정도 다 극복해왔습니다. 의지가 꺾이지 않으면 상주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10년 뒤 상주는 틀림없이 ‘작지만 강한’ 상주가 돼 있을 겁니다. 희망을 가집시다.

 

이영애_ 시장님은 참으로 올곧은 분이십니다. 작지만 강한 상주를 위해 애쓰시는 시장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월간지방정부 티비유=엄정권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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