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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 생활인구 300만…영암의 반전 [월간지방정부 1월호 기획]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영암
체류를 관계로, 관계를 ‘정주가능성’으로 연결

전라남도 영암군의 주민등록인구는 2025년 11월 기준 5만 131명이다. 통계상 인구감소지역이라는 현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또 하나의 인구 지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공동 산정한 생활인구 통계에 따르면, 영암군의 연간 생활인구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2024년 기준 월 평균 생활인구는 약 27만 명, 최대치는 8월 30만 5천 명으로 등록인구의 네 배에 달한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시간 이상 지역에 체류한 인구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관광객과 통근자, 외국인 체류자까지 포함하는 이 지표는 주소 기반 인구가 포착하지 못했던 지역의 실제 활력을 드러낸다. 영암군은 이를 보조 통계가 아닌 지역 정책의 핵심 축으로 전면에 세웠다.

 

 

축제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이후를 준비하다

영암군 생활인구 증가의 출발점은 왕인문화축제, 월출산기찬랜드, 국화축제 등 축제·관광 자원이다. 주요 행사 기간에는 생활인구가 크게 늘어나며 계절적 변동성도 뚜렷하다.

 

그러나 영암군의 정책적 시선은 축제 자체보다 ‘그 이후’에 맞춰져 있다. 행사가 끝난 뒤 급감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가보고 싶은 영암–머물고 싶은 영암–살고 싶은 영암’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전환 전략을 수립했다. 단기 방문을 체류로, 체류를 관계로, 관계를 정주 가능성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생활인구를 일회성 관광객이 아닌 ‘정주 대체 인구’로 인식한 점이 기존 정책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체류를 유도하는 ‘여행 1+1’

영암군은 ‘여행 원플러스원(1+1)’ 사업을 통해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2인 이상 관광객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지역화폐와 지역몰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재방문과 지역 소비를 동시에 설계했다.

 

이는 단순 할인 정책이 아니라 체류와 소비를 전제로 한 구조적 인센티브다. 그 결과 영암군의 평균 체류일수는 4.8일로 인구감소지역 평균을 웃돌고, 6개월 내 재방문율도 46.5%에 이른다.

 

 

‘두 지역 살아보기’, 관계를 만들다

영암군의 생활인구 정책은 관광을 넘어 실제 생활 경험으로 확장된다. ‘고향올래(두 지역 살아보기)’, 농촌유학 체류마을, 워커피아 사업 등은 일정 기간 지역에서 생활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귀농·귀촌을 전제로 하지 않고, 지역과의 관계 형성 자체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영암군은 ‘전입’보다 ‘연결’을 중시한다. 디지털 영암군민 제도를 통해 방문 이후에도 정책 정보와 지역 소식을 제공하며, 생활인구와 행정 간 접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인프라보다 흐름에 투자하다

영암군 생활인구 정책의 또 다른 특징은 지방소멸대응기금 활용 방식이다. 단순 시설 확충이 아니라 체류와 관계 형성을 유도하는 흐름 중심 투자가 이뤄졌다. 구림한옥스테이, 농촌체류형 복합단지, 청년문화벨트, 외국인 하모니거리 등은 생활인구의 이동과 체류 패턴을 고려해 설계된 사업들이다.

 

2026년 투자계획 역시 워커피아 하우스, 지역활력타운, 체류형 문화·교육 콘텐츠 등 생활인구의 질적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생활인구 확대를 선언에 그치지 않고 관광·문화·교육·복지 전 분야에서 실제 사업으로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공식 통계로 성과가 확인된 만큼, 현장에서 검증되는 정책으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영암군은 연간 생활인구 300만 명을 기반으로 월 생활인구 50만 명 달성을 중기 목표로 설정했다. 체류의 밀도를 높이고 관계의 깊이를 확장해 정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PS. 지금 이 도시는

주소가 인구를 규정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 지역의 생존을 가르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곳과 관계를 맺고 있느냐’다. 영암군의 생활인구 전략은 지방소멸을 피하는 기술이 아니라, 지역을 다시 작동하게 만드는 하나의 새로운 공식이다.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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