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업그레이드] 안전관리에 대한 냉철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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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우리는 어떤 유형의 위험은 습관적으로 과대평가 하는 반면에 어떤 유형의 위험은 습관적으로 과소평가한다.

 

정종제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장

 

 

금년 5월은 필자가 공무원생활을 시작한 지 27년이 되는 시점이다. 아울러 안전관련 업무를 수행한지 4년째로 접어들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안전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관계로 부담감, 책임감 등에 있어서 그 어느 업무 못지않다. 그만큼 업무에 대한 고민과 헌신이 필요한 영역이다.

 

필자는 안전업무를 하면서 우리 사회 또는 국민들이 느끼는 재난, 또는 위험에 대한 체감도가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는지 아니면 심리적 상태에 따른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사망자수 통계자료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풍수해 또는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수 합계가 500명을 넘지 않는 반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매년 5000여 명에 이르렀다.

 

이러한 통계숫자에 비추어 보았을 때 태풍보다는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사람들은 교통사고보다는 태풍 등 자연재해를 더욱 두려워하는것 같다. 사람들이 교통사고의 경우 자신만 조심하면 괜찮지만 자연재해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 싶다.

 

최근에 나의 생각과 비슷한 기조의 글을 읽고 내심 기뻤다. 《총· 균·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의 최신작 《나와 세계》에 수록된 글이었다. 그는 “이상하게도 우리는 어떤 유형의 위험은 습관적으로 과대평가 하는 반면에 어떤 유형의 위험은 습관적으로 과소평가한다”라고 전제하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인류학자인 그는 28세 때 산새들을 관찰하기 위해 뉴기니의 산에서 야영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안내를 맡은 뉴기니인들은 큰 나무 아래 천막을 치라는 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굳이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천막을 쳤다고 했다. “봐요! 죽은 나무잖아요! 우리를 덮쳐 죽일 수도 있다고요!”라는 말을 하면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 지만 그 후 야영할 때 죽은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되면서 뉴기니 원주민들의 행위가 이해되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미국인이 생각하는 위험 순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테러리스트의 공격, 항공기 추락, 원자력발전소 사고, 유전자 조작식품 등이지만, 정작 이런 요인들에 의한 사망자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반면에 자동차와 음주와 흡연, 낙상과 가전제품에 의한 사망자는 상당히 많은데도 미국인들은 이런 위험을 과소평가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보았을 때 우리사회가 안전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보다 냉철한 접근법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안전처에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국민안전처에서는 국민들이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국민 안전체감도 조사를 한다. 조사는 매월 실시하지만 발표는 6개월 단위로 한다. 그 이유는 국민들이 느끼는 안전체감도는 조사 직전에 발생한 사건·사고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4년 세월호 사고 직후나 2015년 메르스 사태 직후에 조사된 체감도 결과는 매우 낮게 나타났다.

 

그 기간 동안 화재,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줄어들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안전체감도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안전체감도는 금년 들어 세월호 이전수준을 회복했다.

 

또한 국민안전처는 안전과 관련된 빅데이터(Big data)를 분석하여 정책판단의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빈도분석을 넘어 의미있는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보다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폭염예보와 관련하여 단순히 기온뿐만 아니라 연령별 직업별 사망사고 사례를 감안하고, 한파예보와 관련해서는 연령대별 남녀 성별, 고혈압 등 지병 유무를 고려하는 등 입체적인 예보를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주요 사망원인별 유형에 따라 국민 개개인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분석하여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행정당국, 언론, 개개인의 행동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보다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을 둔 안전관리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제안하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상단에 표출되고 있는 글귀를 소개하면서 필자의 칼럼을 마치고자 한다. “침착하게, 극진(極盡)한 마음으로, 국민만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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