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우리가 버리는 엄청난 양의 재활용 혹은 음식물 쓰레기.
이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정작 이를 처리하는 자원순환센터는 주민들이 기피하는 시설이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는 주민들이 기피하는 자원순환센터를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변모시켰다.
취재 황진아 기자
양화한강공원으로 들어가기 전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영등포구자원순환센터가 나온다. 소나무 숲길옆으로 장독대, 텃밭, 닭과 토끼가 있는 사육장, 운동시설 등이 있어 ‘자원순환센터’라고 적힌 간판이 없다면공원에 왔다고 착각할 정도다.
영등포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산이 없는 곳이다. 그만큼 녹지도 부족하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 하나를 짓는 데도 까다롭다.
성산대교 아래 자리를 잡은 영등포구자원순환센터는 2010년까지만 해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던 곳이었다. 1999년까지 부천취수장으로 운영되다 가동이 중단된 후에는 주민 혐오시설로 기피대상 1호였고, 악취와 주변 환경이 불결해 우범지대로 전락했다. 2009년 9월부터는 이곳에 재활용 및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처리장이 들어섰다. 조길형 구청장은 취임 후 주민 불만의 대상이던 이곳을 주민친화적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름부터 ‘재활용 쓰레기 적환장’을 ‘자원순환센터’로 바꾼 뒤 침수지 물을 퍼내고 1차 리모델링을 시작해 환경미화원 휴식공간과 식당, 장애인 시설 등을 조성했다. 2차로 국비와 시비를 받아 재활용 선별장과 전시관, 구민홍보·교육장, 대강당을 비롯해 텃밭과 탁구장 등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었다.
박상두 자원순환센터장과 함께 센터 곳곳을 돌아봤다. 한쪽에는 재활용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선별, 처리하는 처리장이 보였다. 재활용 전시장에는 업사이클링한 재활용 아트와 자원재활용 작품, 발달장애인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탁구장과 텃밭에는 평일 오전 시간에도 이용하는 주민들이 다수 있었다. 박 센터장은 무료로 대여하는 탁구장에 7월 말까지 이용인원이 4000여 명이 훌쩍 넘었다고 전했다.
센터 건물을 빙 둘러 있는 소나무 숲길은 주민들이 즐겨찾고 피로 및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다. 양화한강공원과 이어져 있어 주민들이 찾기에도 좋고 센터 이용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한쪽에 조성된 양화나루 텃밭은 사육장, 생태연못, 정자 등이 조성되어 무료로 관내 직능단체에 분양해 관리한다. 녹지와 텃밭, 재활용 전시장 덕분에 주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견학을 많이 오고, 우리 재활용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외국의 공무원이나 충주시, 영광군, 종로구, 홍성군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을 위한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센터 내의 시설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어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물론 아직까지 냄새나 소음 등의 민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구에서도 소나무 숲길을 조성하고, 소음을 저감시키기 위한 방음벽을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자원순환센터를 문화체험, 주민소통공간을 갖춘 복합시설로 만들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분리수거의 중요성도 깨달을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센터 내 공간을 주민들의 소통공간으로 더 많이 활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자원순환센터(02-2631-3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