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미국달러의 붕괴?

 

현재 세계 경제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수요와 공급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우리는 평상시 언제나 구매할 수 있었던 마스크 품절 현상으로 약국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고, 먼 나라 미국은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화장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마트에서 화장지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충격적인 현상은 바로 유가 폭락이다! 

 

코로나19 기세가 점점 약해지고 봄이 만연하면서 시민들은 조금씩 바깥나들이를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드라이브를 하며 지나가는 주유소의 기름값을 보면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국제유가 폭락에 국내 휘발유값이 1,200원대로 12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뉴스를 보면 국제유가는 연일 폭락하고 심지어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는데 기름값은 고작 몇백 원 내렸다는 사실에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기름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현재 기름값의 60%는 세금으로 이뤄지고 수입하는 기름이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대략 한 달 정도 걸린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 외에도 우리가 간과하면 안 될 정말 중요한 요소는 바로 원유의 경우 미국달러로 결제를 한다는 사실이다. 달러로 구매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뜻하는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름값은 국제유가 하락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화폐 중 가장 값어치 있는 미국달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제유가 때문에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마이너스 유가가 나올 수 있는가?
지난 4월 20일 WTI 선물유가가 -$37.63/b에 거래되며,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가격에 거래됐다. 이전 최저 가격은 1986년 3월 31일 기록한 $10.42/b이었으니, -$37.63/b은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이러한 사태의 이유로 원유 저장시설 부족, 선물 만기일 도래 등을 흔히들 말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석유시장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 석유시장에는 실제로 실물 석유가 필요해 거래하는 참여자보다 석유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거래하는 참여자들의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이다. 경제의 메카라고 불리는 뉴욕과 런던의 거래소에서는 투자은행, 연기금, 헤지펀드, 트레이더 등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원유 선물을 거래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석유가 금융 상품이 된 것이다. 이들은 거래되는 석유의 차익을 취하거나 실물 거래의 중개 역할을 하면서 석유시장에 참여하는데, 기름을 정제할 공장이나 저장할 탱크도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원유를 매수한다. 하지만 선물 만기일까지 원유 선물 인수 권리를 계속 보유하게 되면, 실제 사용할 일도 없는데 실물 원유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만기 전에는 반드시 처분하거나 차월물로 변경해야 한다. 만기까지 원유 선물 매수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가 만기에 몰린 상황이 바로 최근 -$37.63/b까지 불러온 이유이다. 


석유가 금융 상품이 되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창출됐고 석유 거래자는 관련 자산을 쉽게 현금화할 수도 있고, 파생상품을 활용해 가격 위험을 해지하는 등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단순한 투자, 투기 목적의 석유 거래도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석유 실물이 수반되지 않은 서류상의 거래 규모가 실물 거래의 비중을 압도하게 됐고 세계 원유 생산량은 일 1억 배럴 수준까지 치솟았다. 따라서 석유 파생상품 등 금융 거래가 실물 시장의 유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됐다.

 

최근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 선물유가가 마이너스로 된 것도 실물 수요자보다 만기일까지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지 못한 선물 투자자가 일시에 매도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 사태를 예로 들면 만약 만기까지 WTI 5월물을 인수할 권리를 보유하게 되면, 이들은 실제로 5월 중에 미국 오클라호마의 쿠싱이라는 곳에서 실물 원유를 인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인수한 원유를 어딘가에 저장하거나 재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데, 쿠싱의 저장 시설은 4월 현재 전체 용량 7,600만 배럴 중 6,000만 배럴이 이미 차 있는 상태이고, 5월물이 인도되는 5월에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 예측된다. 저장 시설도 없는 상황에서 원유가 필요하지 않은 투자자는 매주사에게 돈을 줘서라도 매도해야 했기 때문에 마이너스 유가라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오일머니의 붕괴?
오일머니(oil money)란 산유국들이 원유 또는 석유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로, 재정수요를 충당한 뒤 국부펀드를 설립해 해외로 투자 또는 환류되는 자금을 말한다. 앞서 말했듯이 세계 석유 시장에서 석유는 모두 미국달러로 거래된다. 하지만 이번 유가 폭락 사태로 인해 산유국들이 세계 곳곳에 투자했던 오일머니를 회수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심지어 산유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지출 수요까지 늘어 국부펀드를 통해 보유 자산을 현금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4월 2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1개 산유국이 해외에 투자한 오일머니 규모는 약 5조~6조 달러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한 유가 폭락이 장기화될 경우 산유국들이 오일머니를 대거 회수해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경제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좀 더 풀어 말하면, 유가 폭락은 산유국의 경상 및 재정수입 감소를 일으키고, 이는 국내 자금수요를 증가시켜 국부펀드 자금인출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면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이는 곧 실물경제 위축이라는 현상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달러로만 거래되는 오일머니 
이러한 현상은 중앙은행 시스템의 붕괴로도 이어진다는 것이 금융업계 모 전문가의 입장이다. 알다시피 미국달러는 세계 준비통화이다. 그리고 미국달러가 세계 준비통화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오일머니가 미국달러로만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러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는 미국달러가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미국달러 가치가 큰 또 다른 이유는 국가들이 경제를 살릴 때 석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유가 폭락으로 인해 미국달러는 신뢰를 잃었고 국가들은 석유보다 더 실재하는 금이나 은에 의지하려고 한다. 
다른 말로 지금 오일머니로 이뤄진 시스템이 조금씩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 중국과 러시아는 중국 위안과 러시아 루블로 거래한다는 협정을 맺었고, 이러한 사태로 미국 은행은 돈을 연방정부에서 끌어당기고 있는 시점이다.
지난달에 미국 헤게모니가 붕괴하고 있다 전했고, 좀 더 자세히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얘기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이제 미국달러까지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모두 코로나19 사태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코로나19 관련 온라인 댓글을 보면 “단군 이래 우리나라가 이렇게 대단했냐?”라는 댓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는 역시 코리아를 이기지 못했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제 더 나아가 국제정세 그리고 현 패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위치를 더 자세히 파악해 우리 자리를 더 굳건히 세워야 한다.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대전·충남 ‘통합 이익’ 주민에 다 돌아간다"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위원장]

계룡산이 겹겹이 두른 저 푸르름은 동쪽 대전을 물들이고 서쪽북쪽내포평야까지 이어지고 사방의 저 물소리는 한밭 땅을 휘돌고 충청 깊숙이 스며드니 이미 경계는 없고 같은 사투리 닮은 웃음, 충청인 듯 대전인 듯, 사람은 다 같은 사람 아닌가.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공동추진위원장의 말이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정재근 원장은 오늘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간 공동위원장으로 만났다. 오랜 행안부 관료 생활이 이 자리로 이끌었고 정 위원장은 대전과 충남을 넘나들며 아래 윗사람 가리지 않고 의견을 듣고 전하며 통합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청주·청원 그리고 마창진 통합 실무를 지휘한 경험은 대한민국 공직자에겐 매우 드문 사례. 그래서 그는 ‘통합’에 적임이다. 국가개조라는 소명이 그를 이끌고 있다. 이제 통합 작업은 대선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의 공직 생활의 나침반이 된 건 ‘I WANT TO BE A PERSON WHOSE PLACE HAS PROUD. 나는 내 고향이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링컨의 말. 그 말은 그를 지방 공무원 헌신으로 인도했다. 이제 대전·충남통합은 정재근의 기쁨, 정재근을 낳은 논산의 자랑이

호주 노동委 “보육교사 등 50만명 임금 최대 35% 올려라”

호주 공정노동위원회(Fair Work Commission, FWC)는 여성 근로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직종에 대해 최대 35%의 임금 인상을 권고했다. 이 조치는 약 50만 명의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특히 유아교육, 사회복지, 보건 및 약사 등 전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은 직군이 대상이다. 4월 발표되 이 권고는 단순한 임금 조정이 아닌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비교적 적은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나, 여성 중심 직종에서의 ‘구조적 저평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2023년 기준, 호주의 성별 임금 격차는 13.3%였으며, 이는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연간 약 13,200 호주 달러(약 1,170만 원) 적은 수입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FWC는 이러한 구조적 격차가 여성 다수가 종사하는 돌봄·복지 직종의 사회적 가치가 임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성중립적 평가 대신 ‘성인지적 가치 평가’를 적용한 최초의 판결을 내렸다. 여성 중심 산업의 임금 인상 배경 이번 결정은 2022년 알바니지(Albanese) 정부가 도입한 ‘공정노동법(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