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누구나 식료품을 채워 넣고 가져갈 수 있는 공유냉장고가 거창군 남하면에 생겼다. 남상면과 가조면, 마리면, 북상면에 이어 다섯 번째 냉장고 문이 열린 것. 이 냉장고의 정식 이름은 ‘행복이 남하도는 냉장고’이다.

공유냉장고는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사랑을 실천하던 옛 풍습처럼 마을 주민 스스로 어려운 이웃을 돌보도록 자발적으로 시작한 착한 사업이다.
이번에 개소한 ‘행복이 남하도는 냉장고’ 역시 이웃과 음식을 나누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줄이는 환경을 생각하는 사업이다.
사업 주체인 남하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남는 음식을 필요한 이들과 나눠 공유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다.
공유가치 실현은 개소식 당일인 3월 2일부터 시작됐다. 남하면 대야마을 출신 ㈜금호주택 유한성 대표가 500만 원 기부를 시작으로 남하면 이장협의회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여러 마을 이장들과 주민들이 반찬과 생수, 밑반찬 꾸러미 등의 온정이 잇따랐다.
남하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임양희, 이봉규 공동위원장은 “주민 간 기부를 통해 따뜻한 정을 나누고 지역 내 나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발굴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개소식에서 밝혔다.
구인모 거창군수도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 모아준 지역 주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행복한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발전하도록 더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021년 4월 남상면사무소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시작한 공유냉장고 사업은 가조면에 이어, 작년 연말 마리면, 올해 1월 북상면, 이번에 남하면이 차례로 개소했다.
특히 가조면은 통합돌봄마을센터가 경남형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 사업에 선정돼 마을 자체적으로 공유냉장고 사업을 시작한 사례다. 주민 1인이 1만 원까지 자체 모금해 공유냉장고를 마련하고 ‘보물창고’라 이름도 붙여줬다고.
보물창고는 단출한 식단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지역 어르신들의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조면 통합돌봄마을센터의 보물창고 사업은 전국에까지 입소문이 나 타 시‧군의 벤치마킹 행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마을 주민을 위해 찾아가는 보물창고의 날과 기부 농산물을 활용해 반찬으로 만들어 나누는 보물창고 반찬 나눔 봉사도 실천 중이다.
거창군에 따르면 “공유냉장고 사업은 군이 지정하기 보다는 면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공유 시스템에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사소할 수 있지만, 주민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