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대예보 : 호명사회

한국인구학회 후기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한 송길영작가의 강연을 요약하였다.

 

AI 시대, 이름으로 살아가기: 조직을 넘어 개인의 가치를 증명하다

AI 기술의 발전과 자동화의 물결이 우리 일상의 모든 부분을 재편하고 있다. 이제 조직 뒤에 숨어 있던 시대는 끝났다. 내 이름으로, 내 키워드로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과연 우리는 AI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증명하고 살아가야 할까?

 

호명 사회의 등장: 조직이 아닌 나 자신이 중심이 되는 시대

더 이상 학력과 조직이 개인의 정체성을 대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호명 사회’에 들어섰다. 호명이란 이름을 뜻한다. 조직의 이름 뒤에 숨는 대신, 나의 이름이 나를 대변하고 증명하는 시대다.

과거에는 대기업의 명함이나 화려한 직책이 개인의 성공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금은 명함에서 조직명과 직책을 지우고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만들어야 한다. “어디에 다니세요?”라는 질문이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직은 나를 보호하지 않는다. 이제 내 이름이 곧 나의 브랜드다. 내가 남긴 흔적과 성과, 그리고 나만의 이야기가 나를 증명하는 도구가 된다.

 

오래 사는 시대의 도전: 삶의 후반전을 준비하라

우리는 모두 더 오래 살게 되었다. 과거에는 노화가 삶의 끝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60대에 시작된 노후가 30년, 40년간 이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길어진 삶을 어떻게 의미 있게 채울 것인가?

저속 노화라는 개념이 중요해진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지속 가능하게 사는 방법이 필요하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조직이 개인을 보호해주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직의 이름이 아닌 내 이름으로, 나의 정체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삶을 준비하라.

 

유동화와 극소화: 일자리의 본질이 바뀌다

AI와 자동화 기술은 일자리의 본질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고용의 형태는 ‘유동화’와 ‘극소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으로 진입했다.

유동화는 정규직 중심의 고용이 사라지고, 계약 중심의 프로젝트형 업무로 대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더 이상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과 계약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만 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적합성 테스트’는 이제 일이 끝난 후에야 진행된다.

극소화는 더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기업들은 사람을 고용하는 대신 AI와 소프트웨어로 대체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단순 업무는 물론이고, 복잡한 데이터 분석이나 의사 결정 지원까지 AI가 맡게 되었다. 기업들에게 “사람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저렴하다”는 판단이 보편화되고 있다.

 

혼자 하는 시대: 팀보다 개인의 능력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협업의 형태마저 바꾸어 놓고 있다. 팀장조차 팀원이 없는 상황에서 모든 업무를 혼자 수행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이제 개인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팀이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면, 이제는 한 명의 개인이 여러 역할을 맡아 문제를 풀어야 한다. 팀워크는 중요한 덕목이지만, 팀이 없어도 혼자 모든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이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조직의 힘에 기대지 않고, 내 이름과 능력만으로 세상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정보 과잉과 소비의 함정

정보 과잉의 시대, 우리는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 불필요한 소비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며 삶의 중심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자전거를 구매하려다가 필요 이상의 고급 모델을 사게 되는 과정을 떠올려 보라. ‘좋은 것을 갖고 싶다’는 욕망은 사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과잉된 정보와 타인의 기준에 의해 왜곡된 결과다.

삶의 공허함을 소비로 채우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삶의 기준을 스스로 설정하고, 자신만의 필요와 욕망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조별 과제의 비극을 넘어서: 책임지는 개인의 시대

기존의 조직 중심 사회에서는 개인의 성과가 희석되는 ‘조별 과제의 비극’이 흔했다. 그러나 AI와 자동화는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이제 개인은 자신의 성과와 결과물에 온전히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더 이상 누군가의 성과에 묻어갈 수 없다. 모든 것은 개인의 이름으로 평가되고, 그에 따른 대가를 받는 시대다.

증강된 개인이 되어야 한다.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고, 독립적으로 성과를 내며, 효율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삶의 흔적을 남겨라: 나만의 아카이브 구축

조직이 아닌 내 이름으로 나를 증명하려면, 나만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 내가 한 일, 내가 만든 성과, 내가 쓴 글, 내가 남긴 생각이 모두 나를 대변하는 도구가 된다.

옛날처럼 대기업 이력서에 이름을 올려 성공을 증명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내가 직접 남긴 흔적들이 내 가치를 증명한다. 매일의 선택과 행동이 쌓여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아카이브를 구축하라. 이것이 내 정체성을 증명하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내 이름으로 살아가는 공정한 사회

AI 시대는 개인의 독립성과 책임을 요구한다. 조직 뒤에 숨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호명 사회는 조직에 기대지 않는 공정한 사회다. 나의 이름이 곧 나의 브랜드가 되고, 나의 키워드가 곧 나의 무기가 된다.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 시대. 꿈꾸는 개인만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그 미래는 바로 지금, 당신의 선택으로 시작된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공직자 ‘권력’과 ‘봉사’는 같은 말...시민 목소리 늘 경청" [유정복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겸 인천광역시장]

인터뷰는 개헌 얘기가 강을 이루며 민주주의의 바다에 이르렀다. 난파당하지 않고 견고한 몸으로 정박한 목선 유정복은 강인했다. 아니 처절했다. 공직생활을 꿰뚫는 봉사 정신은 권력에 대한 ‘지론’이었고 시민 국민과의 대화로 몸에 밴 ‘낮은 눈높이’는 권력을 쓰는 ‘정도’로 설명됐다. 달변이 아니어서 ‘선동’에 능하지 않고 제스처는 화려하지 않아 ‘분신술’과 거리가 멀다.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더 큰 권력은 ‘지방분권’ 실현이었고 인천광역시장으로서 진정한 권력은 ‘시민 배부른 행복’ 쟁취였다.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지방분권 ‘완전’ 정복은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루어질 것이다. 개헌으로 인사 재정 조직의 권한을 중앙에서 넘겨받고 헌법 전문에 지방자치 실시를 못 박아야만 전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전국에 메아리치는 지방자치 숙원민의가 가장 큰 원군이다. 인천의 성공 사례는 저평가된 것 같아 낯설다. 저출생을 뚫은 아이 플러스 드림 정책 시리즈나 부쩍 자란 지역경제는 전국구 모범사례다. 그러나 저출생 타개를 위해 인구 부처 신설안을 국회에 냈으나 ‘권력’에 막혀있다. 좋은 일

"산업 간 격차 해소 입법, 사회 통합의 정치 실현"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절실해진 시대, 그 해답을 진심으로 고민하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어기구 국회의원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을 아우르는 농해수위원장으로서 그는, 국민의 먹거리와 국토를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 하루에도 서너 건 이상의 민원과 간담회를 소화하며, 때로는 법안 발의로, 때로는 정부 부처를 설득하는 끈질긴 노력으로 지역과 나라를 동시에 돌보고 있다. 하지만 어 의원이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한 ‘성실함’만이 아니다. 경제 펀더멘탈 붕괴를 경고하며 지금의 저성장 고착화를 막기 위해 ‘경제의 인공호흡’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정치권 안팎에 진중한 울림을 준다. 또한 사회 양극화 해소를 한국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지역균형 발전과 사회통합을 향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는 그는, 단순한 선심성 발언이 아니라 구조적 대안을 이야기하는 보기 드문 현실주의자다. 특히 고향 당진에서는 철강산업 보호, 농공단지 활성화, 해경 인재개발원 유치 등 지역 생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뛰고 있다. 작은 민생부터 거대한 국가 아젠다까지, 문제를 정확히 짚고 해법을 준비하는 사람. 지금 우리가 어기구를 주목해야

호주 노동委 “보육교사 등 50만명 임금 최대 35% 올려라”

호주 공정노동위원회(Fair Work Commission, FWC)는 여성 근로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직종에 대해 최대 35%의 임금 인상을 권고했다. 이 조치는 약 50만 명의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특히 유아교육, 사회복지, 보건 및 약사 등 전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은 직군이 대상이다. 4월 발표되 이 권고는 단순한 임금 조정이 아닌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비교적 적은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나, 여성 중심 직종에서의 ‘구조적 저평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2023년 기준, 호주의 성별 임금 격차는 13.3%였으며, 이는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연간 약 13,200 호주 달러(약 1,170만 원) 적은 수입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FWC는 이러한 구조적 격차가 여성 다수가 종사하는 돌봄·복지 직종의 사회적 가치가 임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성중립적 평가 대신 ‘성인지적 가치 평가’를 적용한 최초의 판결을 내렸다. 여성 중심 산업의 임금 인상 배경 이번 결정은 2022년 알바니지(Albanese) 정부가 도입한 ‘공정노동법(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