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약자(청년약자), 신조어 생길 것! [청년칼럼]

지하철에 비어 있는 ‘노약자석’을 보면 한 번쯤 앉아도 될까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민만 할 뿐, 불편하더라도 서서 가는 것을 선택한다. 다리가 아파도, 노약자석보다 훨씬 많은 일반석을 찾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노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은 ‘동방예의지국’이라 불 리는 한국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배려의 본질을 들 여다보면, 배려하는 쪽이 더 많은 것을 가졌기에 가능하다 는 점을 알 수 있다. 마치 일반석이 노약자석보다 많은 것처럼 말이다.

 

만약 노약자석이 일반석보다 더 많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18년 만에 이뤄진 국민연금 개혁이 이러한 황당한 상황과 닮아있다. 더 오래 살아야 하는 청년들은 더 많은 부담을 떠 안지만, 연금을 받을 시점에는 그 혜택이 얼마나 남아 있을 지 모른다.

 

사회는 ‘노약자’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정작 청년들을 위한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전 세계 최초로 청약자(청년 약자)라 는 단어가 생겨날 지경이다.

 

청년이 약자라는 점을 인정해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기자회견 까지 열며 “선거를 앞둔 매표성 야합”이라며 맹폭을 가했다. 허나 국민연금 개혁안 관련 논의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었 는데 이제 와서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어떤 정치인인 지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나마 이준석 의원 같은 스타 정치인이 청년의 입장을 대변해주니 다행스럽긴 하지만 대 한민국에서 청년의 입지는 바늘구멍처럼 작게만 느껴진다.

 

가수 이승환은 65년생으로 만 60세이고 개그맨 이경규는 65세이다. 텔런트 겸 MC 최화정은 61년생으로 만 64세이 다. 동안 연예인으로 잘 알려지고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 고 있는 이들에게 노약자 또는 노인이라는 단어는 어울리 지 않는다. 물론 소수를 특정해 모든 노인을 규정할 순 없지 만, 이전과 다르게 노인이 더 건강하고 더 활동적인 것은 분 명하다. 청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에서 고도 경제성장 이 일어날 때의 청년과 지금과 같이 저성장일 때의 청년은 많이 다르다.

 

사회가 바뀜에 따라 인구집단의 특성도 바뀐다. 노인이 이전 보다 신체적으로 더 건강해진 것처럼 청년은 이전보다 사회· 경제적으로 약자가 되었다. 물론 노인과 청년을 비교하는 것 은 무모하고 우리 사회가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 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연금 개혁안은 약자인 청년을 착취할 뿐만 아니라 연금 개혁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청년 의 목소리가 배제되어 인간 취급도 못 받은 꼴이 되었다. 노 인이 약자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는 것처럼 청년도 약자라 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우리도 일본 따라가는 것 아니야?

국민연금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 안전망으로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중요한 제도이다. 청년들도 공감하지만 개 혁안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합리적인 이성적 판단에 서 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빨리 진 행된 일본은 보험료를 18% 납부하고 수급액은 31%에 달한 다. 이미 청년들은 우리나라가 인구구조상 그리고 사회구조 70 상 일본을 따라갈 것을 알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일본의 비율을 따라간다면, 결국 청년들은 윗세대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고, 상대적으로 적은 수급액을 받게 될 텐 데, 뻔히 지는 게임을 하고 싶은 청년이 누가 있으랴?

 

군인연금·공무원연금 이미 고갈…

실제로 군인연금과 공무원 연금은 이미 고갈 상태로, 공무원 연금 보전금은 2001년 첫 투입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0년 2조5000억원, 2023년 5조1000억원을 넘어 올해는 10조원 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군인연금 또한 이미 1977년 기금이 고갈돼 정부가 50여 년가량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군인연금에는 18조9000억원이 투 입될 전망이다.

 

군인과 공무원 사회에서 연금제도는 이들의 입사 지원동기 가 되는 핵심 요소이다. 하지만 연금제도가 어떻게 될지 불 투명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퇴직 하는 비율이 높 다고 하며 이는 연금제도 개편으로 인해 연금 수령액이 감소 하기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일명 ‘꼰대’들이 청년들은 쉽게 포기하고 쉽게 퇴사를 한다고 하는데 이들은 합리적 판단 하에 이른 퇴직을 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부터 쌓아야…

사실 국민연금은 청년이 윗세대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이 내는 것이지 청년 자신들이 낸 돈보다 적은 연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나라 가 망하지 않는 이상 청년들에게도 이기는 게임이다.

 

청년들이 국민연금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 는, 국민연금 고갈이다. 이번 개혁안도 국민연금 고갈을 십 여 년 정도 늦췄을 뿐, 고갈되는 점은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 에, 청년들은 국민연금을 '자신을 위한 제도'로 인식하기보 다는 '윗세대만을 위한 부담'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인식을 타파하려면 “정부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 민연금은 보장한다” “현재 청년세대가 낸 돈에 대해서는 무 조건 돌려받을 수 있다”라는 약속을 하거나 이를 위한 범정 부적 논의가 먼저 실시되어야 한다.

 

피 튀기는 탄핵 정국 속에 여·야가 합의했다는 점, 18년 만에 국민연금에 손을 대었다는 점에서 이번 개혁안은 소중하다. 하지만 “기득권이 기득권 좋은 일 했다” 라는 오명에서 벗어 나기 힘들 것이다. 안타깝게도 세월이 흐를수록 청년들은 배 제되고 착취되는 것 같아 분노와 슬픔이 함께 몰려온다.

 

국회의원 평균 나이 57세의 정치권에서 청년이 약자라는 인식과 이해가 시급하다. 아이 낳기를 포기한 사회가 왜 만들 어졌는지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지방정부티비유=편집부]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청약자(청년약자), 신조어 생길 것! [청년칼럼]

지하철에 비어 있는 ‘노약자석’을 보면 한 번쯤 앉아도 될까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민만 할 뿐, 불편하더라도 서서 가는 것을 선택한다. 다리가 아파도, 노약자석보다 훨씬 많은 일반석을 찾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노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은 ‘동방예의지국’이라 불 리는 한국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배려의 본질을 들 여다보면, 배려하는 쪽이 더 많은 것을 가졌기에 가능하다 는 점을 알 수 있다. 마치 일반석이 노약자석보다 많은 것처럼 말이다. 만약 노약자석이 일반석보다 더 많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18년 만에 이뤄진 국민연금 개혁이 이러한 황당한 상황과 닮아있다. 더 오래 살아야 하는 청년들은 더 많은 부담을 떠 안지만, 연금을 받을 시점에는 그 혜택이 얼마나 남아 있을 지 모른다. 사회는 ‘노약자’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정작 청년들을 위한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전 세계 최초로 청약자(청년 약자)라 는 단어가 생겨날 지경이다. 청년이 약자라는 점을 인정해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기자회견 까지 열며 “선거를 앞둔 매표성 야합”이라며 맹폭을 가했다. 허나 국민연금 개혁안 관련 논의는 이미 활발하게

고향사랑기부제의 진화...일본 교탄고시의 ‘고향납세 3.0’

키워드는 바로 ‘고향납세 3.0’ 고향납세 제도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역재정 보완 제도다. 타 지역 거주자가 지방자치 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를 받고, 그에 대한 답례로 해당 지역의 특산품을 받는 구조다. 지방은 재정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세금 혜택과 지역 특산품을 얻는다. 일본 교토부 교탄고시(京丹後市)에는 강력한 지역 콘텐츠가 존재했다. ‘타이자(間人) 게’라 불리는 환상의 게, ‘교탄고 멜론’과 ‘배’, 그리고 ‘단고 고시히카리 쌀’ 같은 특산물이 그것이다. 실제로 고향납세 기부액의 절반은 게 관련 답례품에서 나왔다. 하지만 담당자는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콘텐츠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바로 ‘고향납세 3.0’. 단순히 있는 특산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새롭게 ‘만드는’ 고향납세다. ‘고향납세 3.0’의 혁신적 구조 고향납세 3.0의 핵심은 ‘기부가 새로운 산업을 낳는다’는 것이다. 기존 고향납세가 지역 특산품을 활용해 기부를 유도했다면, 3.0은 그 반대다. 기부금을 모아 새로운 특산품과 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프로젝트 공모: 지역 사업자들로부터 특산품 창출을 위한 사업 아이디어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