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화가 나는 상황이 종종 생기기 마련이다. 상대가 아랫사람인 경우에는 좀 더 쉽게 화를 표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화를 내서 상황을 어렵게 만드느니 그냥 참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화를 억누른다. 하지만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화를 참는 게 최고라는 생각은 큰 오해다.
기획 편집부
화라는 감정은 참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할 말을 못 하고 그대로 방치하면 사람의 마음은 비뚤어지고 원망이 늘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화술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기업 및 관공서를 중심으로 컨설팅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화를 참거나 피해야 하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보는 편견을 불식시킨다.
참으면 병이 되고, 폭발시키면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화.
당신은 화의 감정을 얼마나 자주 느끼는가? 화가 났을 때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화가 나면 큰 소리로 상대를 비난하며 일방적으로 퍼붓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폭발시키는 행동이다.
반면에 화내지 않기로 결정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화를 억누르는 이유는 화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혹여나 말이 지나쳐 창피당할까 두렵고, 인간관계가 깨질까 두렵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을까 두렵고, 자신보다 갑의 위치에 있는 상대에게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화를 참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화가 나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참고 말면,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에 주위를 원망하게 된다. 원망은 이윽고 증오가 되어 타인을 향해 공격적인 감정을 낳을 위험이 따른다.
화를 폭발시키는 것도 화를 억누르고 참는 것도 모두 화내는 것에 서투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다. 단기적으로는 화를 참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데 더 긍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화를 참는 것이 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화라는 감정은 완벽하게 봉인할 수도, 사라지게 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억누른 화는 마음에 흔적을 남겨 자기파괴적으로 혹은 다른 사람에게 왜곡된 형태로 폭발하여 더 큰 상처를 남길 뿐이다.
화내는 것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라!
화는 인간이 갖는 희로애락이라는 감정 중 하나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막아야 하거나 피해야 하는 감정이 아닌데 유독 우리는 화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화는 어떤 상황에 대해 문제를 느끼고 ‘이상하다’, ‘잘못됐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상대에게 개선하라는 요구를 전하는 것이 바로 화를 표현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큰소리로 호통을 치거나 감정을 드러내며 비난하는 것을 화내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화는 화를 내야 할 때 화가 나는 감정을 상대에게 인식시켜 문제 해결을 도모하고 상황을 개선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누구든 화를 내도 좋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으며, 화를 자신의 진짜 기분을 전하고 마음이 통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보자.
관계를 망치지 않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화 전달법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직장 생활에서 우리는 감정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 하지만 응당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관계를 위해 화를 표현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만만한 사람’, ‘화낼 줄 모르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에 화내고 돌아섰다간 할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뒤돌아서서 후회하는 상황만 만들기 십상이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상담했던 많은 사례들을 담고 있다. 직장에서 동료 간, 상사와 부하 직원 간에 발생하는 문제 상황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제 무조건 참지도 말고,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감정을 표출하지도 마라.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화내는 기술을 익혀 화를 내야 할 때 제대로 내보자. 그러나 화를 내라고 권하는 저자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이 더 나은 화’도 있다고 말한다.
자기 기분에 따라 변덕스럽게 내는 화
기분이 좋을 때는 유쾌하게 미소를 띠고 살갑게 말을 걸며 상대를 치켜세운다. 이 상태를 항상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존재 자체만으로 직장이 밝아진다.
하지만 이렇게 좋던 기분이 사소한 일로, 때로는 별다른 이유 없이 눈 깜박할 새 아주 나쁘게 변해버리는 사람이 있다. … 이럴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왜 기분이 별로인지 그 정체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저자는 ‘기분에 따라 화를 내는 사람은 수면 부족, 과로, 피로, 몸의 이상, 공복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밝힌다. 또 ‘몸이 불편하면 기분이 다운되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면서 표출해서는 안 된다’며 불쾌함을 없애기 위해 ‘사소한 계기를 이용하여 기분의 흐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것’과 ‘생리적인 기분은 자신의 행동에 따라 긍정적으로 바뀐다’며 ‘기분은 의지로 바꿀 수 없지만, 운동이나 연기를 통해 전환할 수는 있다’고 전한다.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내는 자기중심적인 화
반대 의견이 나오면 불쾌해 하는 사람은, 상대는 자신과 다른 존재이니 다른 의견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사람이다. 자신의 의견과 같지 않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자는 “‘반대입니다’, ‘무리입니다’라는 말을 듣는 데 약한 사람은 자신이 공격당하고 비난당한다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마음껏 의견을 말하라고 하면서 반대 의견에 화부터 내면 자기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나올 리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대 의견을 자신과 다른 관점이나 사고방식을 알게 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반대 의견을 듣는 게 이득’이라며 반대의견도 수용할 것을 권한다.
상대를 몰아세우며 일방적으로 내는 화
화도 커뮤니케이션이므로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엄한 성격의 경영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마다 부하 직원에게 화를 쏟아 붓는다. 이러면 차츰 경영자의 뜻을 거스르는 부하 직원은 없어지지만,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 그 화를 쏟아 붓는다.
이런 엉뚱한 분풀이로 결국 직장 전체가 활력을 잃게 된다. 경영자 혼자 주야장천 화를 쏟아 붓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저자는 ‘화는 상대에게 전해져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를 알게 되어야 비로소 목적을 달성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의미를 잃을 뿐 아니라, 서로 나쁜 감정만 쌓인다’고 조언한다.
화를 낸 후,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화를 내기 전 어색해질 상황을 예상하고 화내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화를 낸 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관관계가 달라진다. 상대가 왜 화를 냈는지 이해하고 사과했을 때는 ‘알아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한다. 이것은 화낸 목적이 달성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아무리 화내는 기술을 연마해도 헛수고로 끝난다. 또 문제점과 개선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화를 내도 통하지 않는 상대가 있다.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쿨한 척하며 웃어넘기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기도 한다. 이럴 경우 상대방에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화내는 쪽도, 그 상대도 감정적이 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냉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상대가 사과를 해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잘 생각한 끝에 나온 말이 아니라 일단 그 자리를 모면하려고 한 말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화내는 쪽에서 언성을 높이기보다 어떻게 전할지 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또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을 종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화를 낸 다음 시간을 두고 생각한다는 것은 이후 조치에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상대가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면 “또 피하려는 거지!”하고 닦달하지 말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고 대응하자. 또 직장에서 일과 관련한 문제로 주의시킬 경우 일과 사람을 구별하여 일에만 초점을 맞추자. … “그러니까 넌 안 돼!”라고 야단만 치는 것은 잘못이다. 제안에 관해 시간을 두고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화내는 것도 기술이다
다른 사람에게 큰소리로 호통을 치거나 감정을 드러내며 비난하는 것은 화내는 게 아니다. 화내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행위는, 화를 내야 할 때 화가 나는 감정을 상대에게 인식시켜 문제해결을 도모하는 ‘정당한 화’와 구별해야 한다. … 화를 참지 못해 마구 내지르는 행동은 꾸짖는 것도 화내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화는 이상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전하고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식이다. 화를 낸 후의 뒷감당이 두려워서 혹은 자신의 감정을 제어할 자신이 없어서 화를 속으로 삭이고 있었다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알려주는 화내는 기술을 익혀 화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제대로 화를 표현해보자.
감정을 조절하며 우아하게 화를 내기 위한 10가지 지침
① 무엇에 화내고 있는가를 확실히 한다.
② 자신의 감정 습관을 알아둔다.
③ 처음에는 화난 목소리라도, 두 번째 목소리는 감정을 조절하여 냉정하게 한다.
④ 작은 것부터 화를 내, 화내는 데 익숙해진다.
⑤ 평소 목소리로 천천히 이야기한다.
⑥ 화난 것을 일기에 써본다.
⑦ ‘나는 화가 나 있다’고 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⑧ 화가 나 있는 감정 안에 숨겨진 또 다른 감정을 전한다.
⑨ 상대의 약점이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한마디는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는다.
⑩ 화난 채로 있지 않고 조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