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사용자가 많아지고 모바일 뱅킹 숫자가 늘어나면서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ATM 카드복제기가 명동 한복판에서 발견되면서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한 ATM을 상용화하자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정리 양태석 기자
갈수록 줄어드는 ATM
작년 한해 ATM 기계 중 700여개가 사라졌다.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은행 경영난에 따른 관리비용 절감과 모바일 뱅킹이 점차 확대되면서 생긴 결과다.
KB국민·신한·하나·외환·우리·기업 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699대의 ATM을 없앴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ATM을 줄이는 것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들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설치된 ATM마다 임대료가 들어갈 뿐 아니라 운영과 점검도 매달 일정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최근 들어 사용자수가 줄고 있는데다 수수료 인하 압박도 커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뱅킹과 카드로 결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금 조회나 이체 시 ATM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작년 말 기준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에 등록한 고객 수는 4820만명이나 된다. 모바일뱅킹서비스 이용건수도 3099만건, 이용금액도 1조 7976억원이나 된다.
명동 한복판에 발견된 ATM 카드복제기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은행 ATM에 카드복제기와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것이 발견됐다. 카드복제기는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기존 ATM 카드 투입구 위에 부착돼 있었고, 복제기 밑 부분에는 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복제기를 통해 확보한 카드정보와 몰래카메라로 고객이 ATM 터치스크린에 입력한 비밀번호를 촬영해 알아낸 뒤 고객 돈을 몰래 빼내 가려 한 것이다. ATM 카드복제기 설치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원·ATM 제조업체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합동 테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정맥, 홍채인식을 통한 현금 인출
내년부터 ATM에서 정맥, 홍채인식 등을 통해 현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정부가 나서서 금융회사와 관련 기술 도입 방안과 보안 대책을 연구 중이다.

한국은행은 <신종 전자지급서비스의 확산 및 제약요인과 과제>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신종 전자지급서비스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최신 기술 동향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속하고, 모바일 금융서비스 관련 정보유출·부정거래 등 금융사고에 대비한 안전대책을 금융업계와 공동으로 마련하겠다”면서 “모바일 및 바이오 금융 관련 국제표준 이행을 위한 ISOTC68 국내 전문위원회 활동을 강화하고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산하 표준화위원회를 통해 전자금융 바이오 인증 분야에 대한 표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에 의하면 “바이오 인증은 우선 정맥과 홍채인식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라면서 “사실 과거에도 지문인식을 통한 인증을 일부 은행에서 도입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빠른 시일 내에 생체정보 인증을 위한 금융권의 기술표준안을 만들고 시중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연내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홍채나 손바닥의 정맥 등으로 ATM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미 보편화됐다. 그러나 한국은 생체정보 저장에 대한 거부감과 보안 문제를 우려하여 도입이 지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