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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야위었다. 말 한마디, 걸음 하나까지 조심스러워지는 시기다. 높아진 인지도에 대통령의 평가까지 더해졌으니, 황소도 버티기 힘들다는 ‘6·3의 무게’가 느껴진다. 살이 눈에 띄게 빠졌다는 말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새벽 4~5시에 하루를 시작해 현장을 돌고, 주민의 이야기에 답하는 시간이 쌓인 결과다. 정원오의 변화는 말이 아니라 몸에서 먼저 드러난다. 성동에서 그는 시민의 ‘생활이 달라지는 행정’을 증명해왔다.
수십 년 묵은 숙원을 하나씩 풀고, 불편을 끝내는 과정에서 신뢰는 체감으로 쌓였다. 성동 주민 만족도 92.7%. “연락하면 해결된다”는 말이 일상이 됐다. 성수동의 변화 역시 관이 앞서기보다 시민과 기업의 가능성을 키운방식이었다. 공공 셔틀버스, 생활 인프라 개선, 조직을 움직이는 원칙까지 정원오의 행정은 늘 실행으로 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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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살이 많이 빠지셨어요.
정원오 성동구청장_ 그냥 빠지네요.(웃음)
이영애_ 먼저 핸드폰으로 QR을 스캔해 보시고 한 말씀 해주십시오.
정원오_ 그동안 인터뷰한 것들을 쇼츠로 만들었군요. 키워드만 잘 뽑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영애_ 구정 만족도가 92.9%라니 있을 수 있는 수치인가요?
정원오_ 성동구민들이 이렇게 신뢰해주시는 건 만족감, 효능감 이런게 느껴진다는 뜻이겠죠. 사용해보니까 좋더라 하는 것 아닐까요?
이영애_ 주민들이 크게 체감하는 정책 하나만 꼽아주세요.
정원오_ 사실 동네마다 숙원들이 있었어요. 선거 때마다 내걸었던 공약들이 흐지부지 되면서 민원이 쌓인 것들입니다. 그게 거의 해결됐습니다. 예를 들어 금호역 앞 장터길이 확장된 걸 들 수 있죠. 인도가 없어 전철타러 갈 때도 차도를 막 건너가야 했죠. 그 위험한 걸 40년 동안 방치되다시피했죠. 또 용답동 전농천은 여름마다 악취가 심해 동네 주민들 고생했는데 싹 다 해결됐습니다. 또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도 빼놓을 수 없죠. 시멘트 날리던 공해 동네에 새로운 시설이 들어오니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주민들 느끼기에는 그야말로 앓던 이 빠진 셈이겠죠.

이영애_ 구청장님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정원오_ 구청장 한 명 잘한다고 동네가 바뀌거나 그러기는 어렵죠. 1500명 되는 공무원들 그리고 공단 재단 이런 기관들 합치면 2천명 가까운 직원들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동네가 바뀌는 겁니다. 결국 공무원들이 한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겠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죠. 제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직원들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영애_ 직원과 소통하는 노하우를 배워야겠네요.
정원오_ 제가 늘 강조하는 게 좋은 일은 나중에 보고하라, 나쁜 일을 먼저 보고하라 하고 합니다. 그런데 안 좋은 일은 아무도 보고를 안해요. 그러다 나중 일이 커지고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을 때 알게 되더라고요. 진작 알면 해결할 수 있는 거잖아요. 요즘은 그런 안좋은 얘기를 빨리 보고해서 효율이 높아졌습니다.
이영애_ 다시 한번 얘기합니다만, 살 빠진 게 궁금해서요?
정원오_ 무게감에 눌렸나봐요. (웃음) 무게감에 책임감이 더 하니 힘들어서 그런가 봅니다
이영애_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세요?
정원오_ 4시나 5시요.
이영애_ 뉴욕 새 시장 당선된 것 보고 우리 구청장도 당선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정원오_ 시의원 하셨는데 대단하시더라고요. 주민들과 대화하는 거 보니 에너지가 넘치고 이슈에 정면 대응하는 것 보니 배울 게 많았습니다.
이영애_ 저는 오래전 성동구청장님이 서울시장을 한번 했으면 좋겠다라는 몇 번이나 했었던 것 구청장님은 기억하시나요?
정원오_ 물론 기억하죠. 말이 씨가 된다고 출마 결정을 목전에 두고 있네요.

이영애_ 성동구는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 정평이 났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정원오_ 당연히 적용할 수 있죠. 문제는 결과만 반영하려하지 말고 방식을 도입하라는 겁니다. 예컨대 성수동이 붉은 벽돌로 유명하고요 또 언더스탠드 에비뉴 컨테이너 박스 등이 잘 알려졌죠. 그대로 가져다 써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방식을 가져가야 합니다. 저희 구청은 어디까지나 조연이고 플랫폼입니다. 기업과 시민이 주연이자 플레이어였어요. 다시 말해 주민과 기업이 뭘 하고자 하는지 그걸 관찰하고 발견하고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저는 그 표현을 싹(맹아)이라고 합니다. 그런 싹들이 보이는데 그 싹은 시민과 기업이 만드는 거예요.
이영애_ 제2의 성수동도 가능하다는 얘기네요.
정원오_ 네, 서울 곳곳이 제2의 성수동이 될 수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대로 방식을 도입하면 동네마다 가능한 일입니다.
이영애_ 성공버스도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더군요.
정원오_ 재개발구역이 하나 생기면 아파트가 들어서겠죠. 그런데 그 아파트에서 전철역이나 구청 보건소 등으로 가는 버스 노선이 아직 없죠. 이 노선을 새로 만들려면 마을버스 신규 노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시 허가사항인데 쉽게 허가가 안납니다. 그래서 연구하다가 만든 게 공공셔틀버스입니다. 무료로 마을버스도 안다니는 곳을 빅데이터를 이용해 노선을 만들었어요. 반응이 엄청 좋습니다. 지금 4개 노선에 하루 3천 명이 이용합니다.
이영애_ 제2 성수동이 곳곳에 만들어지면 서울시는 대박이겠네요. 어디서 그렇게 아이디어가 솟아납니까?
정원오_ 제가 구청장 비서실장 국회의원 보좌관을 오래 했잖아요. 그러면서 대학 강의도 하고 공기업도 다니고 하다보니 눈에 뭔가 들어오는 거예요. 행정만 오래하면 법이나 조례에 묶이는 수가 있고 규정에 있는 것만 하게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국회는 없으면 만든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둘을 두루 경험하고 저는 법에 맞춰 해 보되 안되면 새로 만들자 라는 생각, 둘을 적당히 섞다 보니 시너지가 난 것 같습니다.

이영애_ 경력보유여성 조례가 국가법으로 연결됐습니다. 지자체로선 아주 드문 일입니다.
정원오_ 경력단절 여성 지원행사가 많아요. 행사에서 한 분이 단절 여성이라는 게 뜻이 안좋다면서 아이를 돌보고 어르신 간병을 했다면 그게 경력 단절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데 딱 맞는 말이더라고요. 육아도 간병도 다 경력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해줄 수 있다고 하고 우선 경력 보유라고 말부터 바꾸었죠. 그리고 6개월 1년을 경력으로 인정했구요. 성동구청이나 기관 등 30여 기업 정도가 다 해당됩니다.
이영애_ 도시 행정가로서 서울이 어떤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까?
정원오_ 세금이 아깝지 않은 도시. 세금이 아까우면 정이 안들죠. 내가 원하는 행정, 주민의 불편을 덜어주는 행정, 이런 게 진짜 행정이죠.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영애_ 글로벌 도시 경쟁은 치열합니다.
정원오_ 그렇죠. 서로 좋은 일자리 만들고 인재를 끌어오려고 혈안이 될 정도 아닙니까? 젊은이들에게 눈높이를 좀 낮춰라 라고 하는 건 의미 없습니다. 눈높이를 낮춰 국내에 있으라고 애국심에 호소하는 건 안통하죠. 서울에 글로벌 헤드쿼터, 아시아 헤드쿼터나 국제기구를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젊은이를 끌어와야 합니다.
이영애_ 그래서 G2 개념이 나왔나요?
정원오_ 서양에는 뉴욕, 아시아에는 서울이 세계 중심이 돼야 한다 라는 개념이죠. 서울이 도쿄, 북경, 상해,
싱가포르와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그런 서울이 돼야 한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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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역시 정원오 구청장님은 막힘이 없고 늘 미래지향적입니다. 이제 성동구의 경험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돼 더 좋은 결실이 맺어졌으면 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이영애 대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