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와 행정의 세계에서 경쟁은 늘 존재한다. 단체장, 지방의원, 공공기관장 모두 누군가와 비교된다. 언론 보도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성과는 단독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놓이고, 그 사이에서 의미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정치와 행정에서 중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가 비교우위 전략이다. 단순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과 비교되는 가를 설계하는 것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찾는 다. 그러나 실제 정치에서 더 효과적인 방식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정치에서 승패는 ‘비교’에서 결정된다
유권자는 모든 정책을 깊이 검토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몇 가지 장면과 이미지를 통해 판단한다. 그 장면 속에는 늘 비교 대상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 단체장이 “예산을 많이 확보했다”고 말하면 그 말만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다. 그러나 “인근 도시보다 두 배의 국비를 확보했다”는 설명이 붙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치는 사실 보다 비교된 사실로 기억된다. 그래서 정치 전략에서는 늘 질문이 하나 따라다닌다.
“누구와 비교되는가.” 경쟁자가 누구인지, 언론이 어떤 구도를 만들었는지에 따라 정치인의 이미지도 달라진다.
공격보다 강한 전략, 기준을 바꾸는 것
많은 정치인은 경쟁자를 직접 공격하려 한다. 상대의 약점을 드러내거나 실수를 부각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공격이 반복되면 정치 전체의 이미지가 함께 손상되기 때문이다. 대신 더 강력한 방법이 있다. 비교의 기준을 바꾸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경쟁자가 행정 경험을 강조한다면, 자신은 미래 비전과 혁신을 강조할 수 있다. 경쟁자가 안정적인 관리형 리더십이라면, 자신은 변화와 추진력을 강조할 수 있다.
언론이 만드는 ‘비교 프레임’
정치에서 비교는 개인이 아니라 언론에 의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언론은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함께 묶는다. “누가 더 앞서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은 하나의 프레임 안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어떤 정치인은 “행정 전문가”, 다른 사람은 “정치 전략가”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언론이 이 구도를 반복하면 유권자는 그 틀 속에서 인물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정치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언론 보도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사용할 비교 프레임을 미리 설계하는 것이다. 어떤 기준으로 비교될지 먼저 정해 놓으면 언론도 그 틀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기 쉽다.
비교우위는 정책에서도 만들어진다
비교우위 전략은 선거 전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정책에서도 같은 원리가 작동한다. 예를 들어 어떤 도시가 문화 정책을 강조한다면, 그 도시는 자연스럽게 문화 도시와 비교된다. 산업 정책을 강조하면 산업 도시와 비교된다.
도시는 하나의 정책을 선택하는 순간 어떤 도시와 비교될 것인지도 함께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정책 전략에서도 중요한 질문이 있다. “우리는 어떤 도시와 비교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분명할수록 정책 메시지도 명확해진다.
비교의 정치가 만드는 착각
비교 전략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비교는 현실을 단순하게 만든다. 정책의 복잡한 과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다. 그 결과도 절대적인 성과가 아니라 상대적인 위치로 기억된다.
예를 들어 정책이 일정한 성과를 냈더라도 다른 도시가 더 큰 성과를 냈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절대적인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다른 도시보다 나으면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정치에서 성과는 종종 상대적 성과로 기억된다. 그래서 비교우위 전략은 강력하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비교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 평가도 함께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남는 것은 ‘이야기’
정치에서 비교 전략의 마지막 단계는 이야기다. 유권자는 숫자를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이 도시는 문화 도시가 되었다.”
“이 단체장은 재정을 살린 사람이다.”
“이 지역은 청년 도시로 변했다.”
이처럼 비교 전략이 성공하면 하나의 정체성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정치는 결국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다. 그 이야기 속에서 한 사람은 혁신가가 되고, 다른 사람은 관리자, 또 다른 사람은 위기 해결사가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대부분 누군가와 비교되는 순간 시작된다.
정치 전략의 마지막 질문
그래서 정치 전략가들은 늘 마지막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누구와 비교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분명하면 전략도 분명해진다. 반대로 비교구도가 불분명하면 메시지도 흐려진다.
정치는 늘 경쟁 속에서 움직인다. 그러나 그 경쟁은 단순히 상대를 이기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기준에서 비교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정치 전략의 방향을 결정한다.
ps. 정치에서 비교는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단순히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에서 비교될 것인지 스스로 정하는 일이다. 그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곧 전략이다.
[지방정부티비유=지방정부선거전략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