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방행정의 혁신을 몰고 온 공무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런 공무원이 다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달인공무원들의 열정과 헌신을 한 몸에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달인들은 하나같이 본인의 일에 사명감을 갖고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며 보통 공무원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동지애를 느끼며 서로에게 도전을 심어주는 시간이었다.
취재·사진|양태석 기자
이번 워크숍은 지난 4월 22일부터 23일까지 1박 2일 동안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개최됐다. 행정자치부가 주도해 달인의 우수사례를 공유·확산하고 발전방안을 토론하며 역대 선발자들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였다.
류성한 달인 총회장(통영시의회 팀장)은 인사말에서 “작년에 세월호 사건으로 달인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는데, 그토록 학수고대한 워크숍을 개최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면서 “1~3기 《달인학개론》을 읽으며 열정이 다시 생겼고, 또 다른 뭔가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창조행정·창조경제는 달인들이 앞장서서 이룰 수 있다”면서 “뜻깊은 모임이 되고 달인 선정 이후 더 큰 성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광휘 행정자 치부 지방규제혁신과장이 “이번 워크숍을 통해 자신이 달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감춰진 열정을 찾길 바란다”면서 “달인같이 영예로운 영광이 없는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달인들에게 본인이 직접 준비해온 지방규제개혁 PPT 강의자료를 토대로 마이크를 돌려가며 질문하는 특강이 진행됐다. 김 과장은 “약으로 시작한 규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족쇄가 된다”면서 “기초지자체 공무원은 최일선 행정으로 지방규제의 핵심은 행태규제에 있다. 민원을 내 일처럼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정을 다해 임해주고 명예로운 달인으로 모범이 되며 건배재우(건강, 배우자, 재산, 친구)를 잘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1~4기 달인 중 7명을 선발해 달인으로 선정된 배경과 그동안의 사후활동 및 앞으로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최영호 인천 남구 건축과장(3기, 건축심의 방식 개선의 달인)은 매뉴얼대로 성실히 업무를 수행해 뜻하지 않은행운을 만났고, 어느 업무든지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집단지성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필석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 팀장(2기, 공연기획의 달인)은 작곡과를 나온 후 구석지고 이름 없던 을숙도회관에 자원해 부산 사나이다운 무모한 도전 끝에 현재 눈부신 성공을 거둔 스토리를 전하며, 앞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공연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경남 신안군 해양수산과 팀장(2기, 자연자원 발굴 및 보존의 달인)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야생꽃과 철새를 보며 돈 걱정 없이 자유롭게 일하며 국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며 남은 인생도 나다움을 잃지 않고 국가를 위하며 멋지게 살아보겠다고 했다.
황수연 동두천시 공보전산과 팀장(3기, 행정전산시스템 개발의 달인)은 중학생들에게 무료로 로봇만들기 재능기부를 한다고 전했는데, 앞으로 더 배우고 남에게 기부하며 사용자를 생각하는 착한 공무원 IT개발자의 롤모델이 되겠다며 익숙치 않은 사물인터넷(Iot)에 대해 친절히 설
명했다.
윤향식 충청북도 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4기, 농식품 기술 개발 및 산업화의 달인)는 교수보다 더 정제되고 조리있는 말로 6차 산업인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농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현 창원시 수도행정과 팀장(4기, 지하수 오염 관리의 달인)은 지하수를 수돗물보다 더 많이 마시는 창원시의 특수성에 맞춰 어떻게 하면 더 싼 값의 지하수를 공급할지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달인까지 이르게 된 스토리를 전했다.
가재영 충청남도 천안시 사무관(4기 회장, 맞춤형 강의의 달인)은 달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적극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교수기법에 대해 강의했다. 10초간 침묵하며 청중들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하기, 之(갈 지)자로 청중들을 바라보기 등 고급강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올해 달인제도를 처음 맡은 윤병준 행정자치부 성과관리팀장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진짜 달인의 땀과 열정, 그리고 평소의 모습이 강의에 잘 녹아들어가 있어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달인 선정만큼 사후관리도 중요한데, 앞으로 분기별 모임 등 각종 행사를 통해 달인들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능력을 전국 공무원에게 전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둘째날 이른 아침, 서산시장 인터뷰를 마치고 워크숍 장소로 달려온 달인 주관사 《월간 지방자치》 이영애 대표는 “서산시청에 갔더니 청사 입구에 달인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어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만큼 달인제도가 전국에 알려져 달인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면서 “여러
분들이 정말 해야 할 일이 있다. 여러분의 중심에 국민이 있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표는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며 “달인들의 그동안 행정을 KTV에 소개해 30분씩 방영하게 하고 있다”며 달인홍보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달인공무원들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달인을 종착역이라 여기지 않고 또 다른 도전과 열정을 불태울 동기부여를 충분히 받았다. 자신보다 더 뛰어난 능력으로 국가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동지들의 진심어린 마음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 5기 지방행정의 달인 지원에 관한 구체적인 문의는 지자체 담당부서, 행정자치부 지방규제혁신과 (02-2100-1645 / 02-2100-2881)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