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는 지난해 독산4동을 이끌어나갈 독산4동장을 개방형직위로 지정하고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동장을 공개모집했다. 두 차례의 공모 끝에 탄생한 황석연 동장을 만나 그 과정과 포부를 들었다.
취재|황진아 기자
올해 1월 1일부터 정식 업무를 시작한 황석연 동장은 사범대를 졸업한 후 교사와 일간지 기자, 서울혁신파크 운영위원장까지 지낸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혁신파크 운영위원회 회의 중 독산4동장 공모 소식을 알게 됐다는 황동장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동장에 응모했다.
임기제 일반 공무원인 독산4동장은 2년 단위로 평가를 받는다. 2년 후 근무실적에 따라 총 5년까지 연장 임용된다. 황 동장과 함께 공모에 참여한 사람들은 총 16명. 그중 서류전형을 통해 6명을 추렸고, 주민대표, 마을 전문가, 복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과 면접을 치른 끝에 마침내 전국 최초의 민간인 공무원 동장이 탄생했다.
다양한 경력이 동을 운영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것 같냐는 질문에 황 동장은 “직원들은 물론, 주민들과도 주민센터 내에 만든 ‘뜬구름 다방’에 앉아서 차 마시고 이야기 하며 자연스럽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찾는다”며, “문제를 발굴하고, 분류해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기사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황 동장은 마을에서 발굴된 문제들과 그 해결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기록으로 남긴다. 지난 1월 독산4동 골목길을 지나던 레미콘 차량이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SNS가 큰 힘을 발휘했다. 추운 겨울 200가구가 넘는 집이 한꺼번에 단전된 상황에서 SNS에 진행 상황을 공유해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상황을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사고가 무사히 해결된 후 함께 문제를 헤쳐 나갔던 주민들은 스스로 모여 골목행복위원회를 만들었고 피해보상금은 마을 기금으로 기꺼이 내놨다. 사고가 났던 가게는 이제 리모델링을 해 주민들이 모여 공유하는 공간이 됐다.
다양한 경험과 민간 특유의 유연함으로 독산4동을 발전시키겠다는 황 동장은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이웃이 만들어지고, 마을이 바뀌고, 문화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동 전반에 적용하고 싶다며 “첫째, 전봇대 사고를 계기로 삼아 사고 주변 지역에 셉테드 디자인을 적용해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로 만들고 둘째, 행정 사무공간이 중심이었던 주민센터를 개방해 주민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셋째, 마을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발굴해 해결하기 위해 문화재단과 함께 마을 내 공공시설과 장소에 디자인을 입히는 3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행복한 마을’ 독산4동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누군가 나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지지해줄 때 행복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기자에게 한 뉴스 영상을 보여줬다. (이 영상에서어린 소년은 몇 번이나 계속 뜀틀을 넘지 못하다 결국 눈물을 보인다. 그러자 같은 반 친구들이 이 소년을 둘러싸고 한목소리로 힘차게 응원을 한다. 친구들의 응원을 등에 업는 소년은 마침내 뜀틀을 뛰어넘는다.) 황 동장은 “부모가 아이에게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존중하고 칭찬하면 성장하는 것처럼, 문제가 생기고 시간이 걸려도 마을을 지키는 솟대처럼 기다리고 헌신하면 행복한 마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과정을 기록하면서 제가 사는 마을에 기여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임무 중 하나가 아니겠느냐”고 말을 마쳤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독산4동 주민센터(02-2104-5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