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서점의 씨가 마르고 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처럼 여겨지던 ‘도서정가제’도 개정 및 폐지를 청원하는 여론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각 지자체의 문화 활동 최전선에서 첨병 역할을 했던 지역 서점들이 속속 문을 닫는 현 상황,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참신한 해법을 제시했다.
남원시립도서관, ‘책값 돌려주기’ 본격 추진
전라북도 남원시가 시민들의 독서 기회를 늘리고,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 밀려난 지역 서점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남원시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두 달 동안 남원시립도서관이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책값 돌려주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남원시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책값 돌려주기 사업은 시민들이 남원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읽고 한 달 이내에 공공도서관(남원시립·어린이청소년)으로 구입한 책과 도서 구입을 증빙할 수 있는 영수증을 가져오면 최대 2권까지 ‘남원사랑상품권’으로 전액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금이 아니라 남원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책값 돌려주기 사업 지원금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지원 한도는 1인당 월 최대 2권, 금액은 4만 원이다. 연간 24권, 48만 원에 해당한다.

시범 운영기간이었던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두 달간 남원시립도서관이 책값 돌려주기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결과, 남원 시민 377명이 참여했고 643권의 책을 지역 서점에서 구입해 읽었다. 구입한 책의 증빙 영수증을 확인한 후 지역 화폐인 남원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 액수는 745만 4,000원이었다.
남원사랑상품권이 지급된 책을 선별한 기준도 있었다. 수험서나 만화책을 제외했고, 2016년 이전에 출간된 책도 책값 돌려주기 지원금 대상은 아니었다. 남원 시민이 지원금을 받고 제출한 책은 공공도서관 소장 도서로 활용하거나 남원 지역의 작은 도서관에 배포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남원시는 ‘책값 돌려주기’ 사업이 시민들의 독서 기회를 확대함은 물론 지역 서점 이용 증가와 지역상품권 반환에 따른 지역 경제 살리기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사업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남원시는 ‘시민들의 건전한 여가 선용 및 정신 건강 함양’과 ‘지역 서점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원시는 이를 반영해 관련 조례를 보완하고 사업비를 추가 확보하는 등 향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책값 돌려주기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독서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면서 “아울러 대형 서점 및 온라인 서점에 밀려 쇠퇴해 가는 지역 서점을 살리는데 기여하는 정책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