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ESG와 개인투자자

 

금융시장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를 보면 입법과 규제를 담당하는 정부, 자산소유자라 불리는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등을 생각 할 수 있다. 금융시장의 속성상 변동성을 회피하기는 어렵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금융시장이 경험한 급격한 하락과 유동성 살포에 의한 급등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여실히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이다.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은 위험(risk)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금융상품의 위험(변동성)이 커질수록 위험을 감수하는 보상으로 수익이 커진다. 은행예금, 채권, 주식, 파생 상품 등이 수익과 위험을 기준으로 구별한 자산군(asset class)이다.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유동성 살포에 따른 금융시장의 급락 후 급등 과정에서 우리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숫자가 천만에 이르고 있다.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위상도 예전과 달라졌다. ‘주린이(초보 주식투자자를 가리키는 용어)’라는 용어도 탄생했다. 개인투자가가 금융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려면 경제 금융 EQ를 키우는 것이 우선해야 할 일이다. 주1)  
경제와 금융의 EQ를 함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찾아 분석하고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들이는 노력만큼 주식투자에 들이면, 수익을 낼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문제는 자료나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정보의 비대칭성이 많이 완화됐다고 하나, 여전히 개인투자자는 정보 취득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공시(disclosure)량이 많아져야 하고, 이들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쉬워야 한다. 


ESG의 자료를 얻는 것은 기업의 재무 데이터보다 더 어렵다. 최근 증권거래소에 ‘ESG 포털(http://esg.krx. co.kr/) ’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투자자에게 ESG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투자자가 참 고할 만한 자료를 올리기 시작했다. 2021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고 관계부처 합동 으로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주2)


정부의 ESG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향후에 더 많은 기업의 ESG 정보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몇 개 기관에서 ESG 평가 자료를 생산,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이 자료를 활용해 기업의 ESG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자료의 발표 주기, 공개 범위와 사용 비용 등이 제약 요인이다. 자료의 발표 주기가 1년에 1회 정도이고 이제 겨우 분기별 업데이트를 하는 평가기관도 있다. 정보의 절대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ESG를 고려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최근에 논란이 된 건설사의 예를 들어보면 하청과 재하청 등 심각한 문제가 이미 발생했고 동일한 문제가 반복 됐으나, 여전히 ESG 평가기관들은 투자 가능 등급을 제시하고 있다. 그사이에 해당 회사의 주가는  40% 정도 하락했다. 
다른 예도 있다. 기업 공개 후 얼마 되지 않아 경영진의 주식 매도로 논란을 일으킨 모 기업의 지난 3년간
ESG 등급은 계속 상승했다. 모두 다 ESG 데이터의 문제이다. 실제 금융시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ESG
평가기관이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ESG 자료 제공 기관이 생기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금융시장의 이해관계자들이 다양한 ESG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금융기관들도 ESG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펀드, ETF 등)의 제공을 통해 ESG 정보의 취득이 쉽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에게 ESG 투자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소득과 부의 불평등(inequality) 심화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소득 기준 상위 10%와 하위 50%는 46.5%와 16.0%, 자산 기준으로는 58.5%와 5.6%로 소득 보다 자산의 격차가 더 심각하다. 자산의 격차와 소득의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투자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3)  투자자들이 ESG에 관심이 높아질수록, 금융시장은 ESG를 반영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는 기업이 자금 조달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경영성과를 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어갈 것이다. ESG와 관련한 투자를 통해 수익도 내고 기업환경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이다. 

 

<주1> “누가 내  돈을 훔쳐갔을까?  - 경제 금융  EQ를 키워야 산다” 2021년 5월, 이재광, 한국전자도서출판

<주2> “K-ESG 가이드라인 v1.0”
http://www.motie.go.kr/motie/gov3.0/gov_openinfo/sajun/bbs/bbsView.do?bbs_seq_n=631&bbs_cd_n=30

<주3> “World Inequality  Report 2022”  World Inequality  Database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대전·충남 ‘통합 이익’ 주민에 다 돌아간다"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위원장]

계룡산이 겹겹이 두른 저 푸르름은 동쪽 대전을 물들이고 서쪽북쪽내포평야까지 이어지고 사방의 저 물소리는 한밭 땅을 휘돌고 충청 깊숙이 스며드니 이미 경계는 없고 같은 사투리 닮은 웃음, 충청인 듯 대전인 듯, 사람은 다 같은 사람 아닌가.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공동추진위원장의 말이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정재근 원장은 오늘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간 공동위원장으로 만났다. 오랜 행안부 관료 생활이 이 자리로 이끌었고 정 위원장은 대전과 충남을 넘나들며 아래 윗사람 가리지 않고 의견을 듣고 전하며 통합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청주·청원 그리고 마창진 통합 실무를 지휘한 경험은 대한민국 공직자에겐 매우 드문 사례. 그래서 그는 ‘통합’에 적임이다. 국가개조라는 소명이 그를 이끌고 있다. 이제 통합 작업은 대선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의 공직 생활의 나침반이 된 건 ‘I WANT TO BE A PERSON WHOSE PLACE HAS PROUD. 나는 내 고향이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링컨의 말. 그 말은 그를 지방 공무원 헌신으로 인도했다. 이제 대전·충남통합은 정재근의 기쁨, 정재근을 낳은 논산의 자랑이

호주 노동委 “보육교사 등 50만명 임금 최대 35% 올려라”

호주 공정노동위원회(Fair Work Commission, FWC)는 여성 근로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직종에 대해 최대 35%의 임금 인상을 권고했다. 이 조치는 약 50만 명의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특히 유아교육, 사회복지, 보건 및 약사 등 전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은 직군이 대상이다. 4월 발표되 이 권고는 단순한 임금 조정이 아닌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비교적 적은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나, 여성 중심 직종에서의 ‘구조적 저평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2023년 기준, 호주의 성별 임금 격차는 13.3%였으며, 이는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연간 약 13,200 호주 달러(약 1,170만 원) 적은 수입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FWC는 이러한 구조적 격차가 여성 다수가 종사하는 돌봄·복지 직종의 사회적 가치가 임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성중립적 평가 대신 ‘성인지적 가치 평가’를 적용한 최초의 판결을 내렸다. 여성 중심 산업의 임금 인상 배경 이번 결정은 2022년 알바니지(Albanese) 정부가 도입한 ‘공정노동법(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