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춧빛 얼굴에 늘 웃음이 걸려 있고 좌중을 휘어잡는 호탕한 바리톤 목소리는 우물 속 깊은 메아리처럼 길게 여운을 던진다. 최대호 안양시장의 시민 사랑은 ‘안전’에서 드러나고 ‘민생’에서 빛을 발한다. 작년 11월말 농산물도매시장이 폭설에 붕괴될 당시 시민 사상자 ‘제로’는 최 시장의 ‘신의 한 수’에서 나왔다. 재빠른 선제 대응은 ‘안전’의 교과서로 이젠 모든 지자체 단체장들에겐 규범이 됐다. ‘민생’은 도처에서 최 시장을 부르고 있다. 쌍둥이 낳은 집도 찾아가 격려해야 하고 도시개발사업은 매일 현장 출근하다시피 하고 장애인 시설도 찾아 애들을 안아주기도 한다. ‘안전’에 관한 한 그는 축구의 풀백이다. 어떤 실수도 허용하지 않으려 온몸을 던진다. ‘민생’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규제의 장벽과 민원의 태클을 뚫고 기어이 골을 넣는다. 그래서 그의 공약은 이렇게 ‘발’로 해결한다. 최 시장이 축구광이라는 건 시 청사에 나부끼는 깃발을 보면 안다. 태극기 옆에 안양시기(市旗)와 나란히 펄럭이는 시민구단 FC안양 깃발을 보라. 이런 시장을 ‘레전드’라 부른다. 장소 안양시장 접견실 대담 이영애 발행인 정리 엄정권 대기자 사진
국회의원의 새로운 미덕을 보았다. 활달한 성격에서 오는 화려한 제스처와 소신에 찬 거침없는 발언은 초선의 미덕이라 치더라도 지역구 현안의 핵심을 꿰뚫는 혜안은 지자체장 출신만이 가질 수 있는 발품과 땀의 결과다. 답변에 멋을 더해 신나는 유행가 한 소절 얹혀주니 이는 예기(藝技) 수준이다. 취재진이 인터뷰 중 그렇게 크게 웃어본 적은 처음이다. 황명선 국회의원을 만난 얘기다. 논산시장 3선의 관록은 여의도에서도 저력을 보인다. 민주당내 지방자치혁신기획단장을 맡아 지방정부 자치권 확대를 외치고 있어 지자체의 응원꾼이다. 기본사회위원회 기획위원도 맡겼으니 민주당의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지역구 자랑으로 논산 국가국방산업단지 유치에서 비롯되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라 강조하지만 지역구 사랑은 나지막이 말한다.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이 황 의원에게 무엇이냐는 단답형 질문에 ‘어머니 품’이라 했다. 감동의 답변은 또 다른 예기였다. 새로운 미덕이었다. 황명선 국회의원 약력 / 국민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 더불어민주당 내란극복·국정안정 특별위원회 /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헝클어진 머리가 액션스
전북에서 태어나 뼈가 굵고 마음이 여물었고 행정고시 합격 후 첫 공직도 역시 전북이었다. 고향 ‘주민’을 대하며 교감과 소통 능력을 키웠다. 이후 행안부 과장 국장 실장을 거치며 주민 대신 ‘국민’을 대하며 정책개발에 힘이 붙고 현장 대응기법을 터득했다. 최병관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는 행정 대상을 굳이 주민과 국민으로 나누는 건 바로 소비자 마음을 아는 공급의 원칙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수요공급 조율은 2036올림픽 개최지 국내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결정적 힘을 보여주었다. 투표권을 쥔 대의원들에게 비수도권 지방 도시 연대 개최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대의원들을 향한 끊임없는 호소는 대구 경북 등 지자체 단체장이 영상으로 힘을 보탰고 이는 서울을 따돌리고 올림픽 개최지 후보의 기쁨을 전북에 안겨주었다. 최 부지사에게 전북도민의 찬사가 쏟아지고 지방 도시들의 응원가도 울려 퍼졌다. 전북이 만시지탄이지만 최병관이라는 보물을 얻었다. 그와의 인터뷰는 보물상자를 열어보는 걸로 만족했다. 최병관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약력 / 대통령실 지역발전비서관실 / 전라북도 기획조정실장 /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이영애 월간 지방정
20년 전 쯤일까. 매서운 겨울날 낙조가 춘천에 쇠락의 그림자로 짙게 다가올 무렵 서울의 육동한은 온몸에 냉기가 밀려왔다. 내 고향이 어쩌다…. 번듯한 기업들이 줄줄이 춘천을 외면하면서 강원 제1도시의 위상은 곤두박질치고 시민 자긍심은 호반에 쓸쓸히 저물었다. 그는 똑똑히 기억한다. ‘해 저문 소양강’처럼 사람이 떠나는 도시, 문화 예술도 뒤안길로 사라진 ‘상실의 시대’를. 육동한은 단기필마로 고향에 돌아온다. 8년전, 서울의 빛나는 황금과 높은 좌대를 물리치고 오직 춘천의 명예회복을 위해, 춘천의 내일을 위해. 육동한의 결기 가득한 귀거래사는 스스로 택한 ‘한직’에 머물며 관찰과 소통으로 이어졌다. 춘천의 과제는 무엇인가, 무엇이 춘천을 먹여살릴 것인가. 그리고 이제 시장으로서 2년 반을 보내고 있다. 기업들이 손을 내밀고 있고 골목은 먼지를 걷어냈고 아스팔트는 탄탄하게 춘천의 미래로 뻗어 나간다.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육 시장이 만든 자살예방 케치프레이즈이지만 어느덧 춘천의 현재를 결속하는 공동체 약속이고 춘천의 미래에 함께 손가락을 거는 언약의 징표가 됐다. 그는 기업혁신파크에 명운을 걸었다. 110만 평의 이
김형동 재선 국회의원(국민의힘, 경북 안동·예천). 유명 정치인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아는 사람은 꽤 깊숙이 그를 안다. 한국노총에서 월급 받는 변호사 1호로 15년 근무했으니 노동계에 발이 넓다 할 수 있다. 노동운동 변호사라고 부르자 고개를 젓는다. 기라성 같은 선배가 얼마나 많은데 한다. 그래도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를 하고 있어 그의 목소리는 여의도를 넘어간다. 인터뷰 답변에서도 노동운동의 뒷모습을 두루 꿸 때는 ‘붓을 든 노조원’ 같아 사관(史官)의 모습이었고 노조의 불합리를 짚는 한마디 한마디는 판관(判官)의 준열한 음성이었다. 서울 종로구 서촌에 주택을 짓고 사는 그는 조선 말기 세도가 안동 김씨 가운데서도 중심인 이른바 장동 김씨 가문 후손이다. 독립운동가 이름이 족보에 즐비하다. 퇴계의 도산서원 뒤편에서 태어난 그는 안동과 예천 200리 가로지르는 낙동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때로 연민에 젖는다. 교육 의료 교통 등 쏟아지는 민원은 안동과 예천의 참을성 많은 ‘양반 품격’을 압도한다. 김형동에게 어르신들의 불평 불만이 숙명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런 김 의원에게 얼마전 새로운 도전이 생겼다. 외교를 모르고는 내치도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