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초여름날씨가 이어지는 요즘, 진드기로 인해 생기기 쉬운 전염병인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기획 황진아 기자
‘쯔쯔가무시(つつがむし)’란 털 진드기를 일컫는 일본어다. 쯔쯔가무시증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이라는 세균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야외활동 중 이 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게 물려 발생한다.
일본의 일부 지방에서만 발생하는 풍토병이었던 쯔쯔가무시증은 점차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돼 국내에서는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등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쯔쯔가무 시증에 감염된 환자는 33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는 가을철에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 갑작스러운 더위로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감염 건수가 늘어났다.
쯔쯔가무시증에 걸리면 고열과 오한,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뇌수막염이나 난청, 이명 등이 생기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사망률은 환자의 나이나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지 만(1~60%)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며, 이로 인한 사망자도 2014년에만 13건에 이를 정도니 처음부터 감염 경로를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쯔쯔가무시증과 함께 조심해야 하는 것이 또 있다. ‘살인 진드기’로도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발생한다. 진드기가 활동하는 봄부터 가을까지 주로 발병하며 환자는 7월과 9월 사이에 가장 많다. 치사율은 30%에 달해 최근 3년간 우리나라에서 54명이 SFTS로 사망했다.
SFTS에 감염되면 1~2주의 잠복기 후 증상이 나타나며 40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피로감, 식욕저하, 구토, 설사 등 소화기계 증상이 나타난다. 또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해 몸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다발성 장기부전에 이르기도 한다.
진드기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할 때 피부노출을 최소화하는 작업복을 착용하고, 고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나 가피(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나타나는 검은 딱지)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풀숲이나 야외에 옷을 벗어 놓거나, 용변을 보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고 잔디 위에 앉을 때는 반드시 돗자리나 방석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을 다니지 말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입었던 옷을 다른 옷과 분리해 세탁하고 샤워를 해야 한다. 만약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억지로 떼려고 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