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연금공단 자료에 의하면 2014년 11월에 공무원 연금 수급자가 2013년보다 2만 5000명 증가한 39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해마다 연금수급권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의료기술과 문명의 발달을 통해 100세를 내다보는 건강한 노인이 증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으로 연금수급 하향을 우려해 정년을 앞당겨 조기퇴직하는 공무원들이 늘어나는 것도 그 원인일 것이다.
공직에는 정년이 있지만 인생에는 정년이 없단다. 인생의 전반부를 숨 가쁘게 살아온 공무원들은 퇴직 후인생 후반부인 30~40년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자책하거나 후회하는 ‘걸걸걸’ 하는 아쉬움을 공감하게 된다. 재직 시에 못한 퇴직준비를 아쉬워하는 표현일 것이다 “생활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놓을 걸”, “가족과 함께 더 즐겁게 지낼걸”, “돈을 절약해 비축해 놓을걸”, “내 딴에는 하느라고 열심히 살아 왔는데…”
뒤늦은 후회는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재출발하고자 하는 의욕이며 도전의 의지이기도 하다. 60대 후반의 늦은 나이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여 후세에 존경을 받고 있는 위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장수자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프랑스의 ‘잔 칼망’ 할머니는 122년을 살았 는데, 85세 되던 해에 처음으로 펜싱을 배우기 시작했 고, 일본의 ‘시바타도요’ 할머니는 첫 시집인 《약해지지 마》를 98세에 출간했고,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82세에 《파우스트》를 완성했으며, 아프리카의 성자인 슈바이처 박사는 89세까지 환자를 수술한 것으로 유명하다.
필자는 2012~2013년도에 공무원연금공단 대전·충남지부의 퇴직공무원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의 ‘심리상담’과 ‘사회적기업’ 강좌를 수강하면서 어려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려는 마음이 싹텄고 뜻 있는 분들과 함께 2013년 12월, 전국 최초로 퇴직공무원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출범 이후 1년이 지난 현재는 전국의 각 지역과 부처의 다양한 직렬에서 560명의 공무원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65회에 걸친 지역사회 봉사활동, 취약계층 고용, 퇴직자 노인일자리 연계, 지역특산품의 판매 등으로 조합의 위상정립과 기반을 다지는 첫해를 보냈다. 금년에는 전국 지부설치 등 규모를 확대하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위탁사업 수행, 전문직종 신랑·신부 1000명 회원확보, 전국의 지역특산품 홍보, 판매와 200명 규모의 노인일자리를 창출, 어려운 이웃과 재능·물질 나눔을 실천하는 지역사회공헌형 공익법인으로 발돋움 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의 돌봄과 행복나눔에 뜻이 있는 퇴직한 공무 원이 1계좌 1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고 우편, 전화,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누구든지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퇴직 후에 이웃을 위한 봉사는 즐겁고 보람된 일이며 퇴직공무원협동조합에 참여해 활기찬 제2인생을 열어갈 39만 퇴직공무원들의 마중물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