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행정을 리드해 나가는 서울시는 우리 사회 최고의 화두인 일자리 창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엄연숙 일자리정책과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취재·사진|양태석 기자
지방자치_ 인공혀가 발명돼 ‘소믈리에’라는 직업도 위태롭게 되었는데, 서울시는 어떤 취지로 일자리사업을 펼치고 계신가요?
엄연숙(서울특별시 일자리정책과장)_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노동생산구조가 다 바뀌고 있어 이제 사람의 감각, 예술, 케어서비스 정도만 남고 나머지 직업군은 없어지겠죠. 하지만 아픈 노인의 욕창을 로봇이 닦아줄 수 없듯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질 것입니다. 서울시는 제조업의 고도화로 노동시장이 달라져 해외나 지방으로 이탈되고 행정수도이전으로 서비스업이 타격을 입겠다고 생각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고용률이 확 떨어지지 않았어요. 실업자가 더 늘어난 것도 아니고요. 새로운 사회환경에 발맞춰 나홀로 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을 위한 다양한 노동서비스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도소매 등의 일자리는 줄어든다기보다 구조조정이 계속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수의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정보의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개인 역량을 키워 기업들이 노동시장을 다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고통받는 시민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정의 가장 중요한 가치판단 기준입니다.
지방자치_ 특히 여성과 청년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서울시만의 남다른 정책이 있나요?
엄연숙_ 청년과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노동력이지 취약계층은 아니에요. 특히 청년들은 24세 이전까지는 학업을 감당하잖아요. 기업들이 요구하는 노동수요에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노동 예비군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다. 대학과 취업을 적절히 연결해주는 중간단계 훈련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아 서울시는 대졸 이상 청년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청년일자리 허브를 만들어 자기발전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일에 경험을 쌓도록 했습니다. 구로구와 동작구에 청년무중력지대를 만들어 청년들이 정보공유도 하고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며 일의 애착도 늘려가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었어요. 특히 동작구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은 노량진이 위치해 있잖아요. 일자리플러스 센터의 상담과 취업진로 상담을 통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중간에 식당을 두어 스스로 요리도 해 먹게 만들었어요. 특히 청년들이 일에 대한 적당한 경험이 없어 취업을 하기힘들어 하는데, 이에 공공재정지출을 통한 직접적인 일자리 사업인 뉴딜일자리정책을 추진했어요. 공공서비스도 제공하고, 청년들이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배워서 다른 일자리로 전환되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서울시는 이처럼 일자리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 청년들이 서로를 기대고 어깨를 맞대며 이야기하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스스로 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확고해져 더 좋은 서비스 일자리로 나아가도록 하고 뉴딜 매니저들을 통해 역량을 키워주고 기술도 보완해 일자리매칭을 시켜주는 전인적·포괄적·통합적 서비스를 하겠습니다.
지방자치_ 어르신 일자리 정책은 어떻게 운영 중인가요?
엄연숙_ 보건복지부 사업이 많을 텐데요. 월 급여가 적고 근무시간도 적은 사회공헌형 일자리가 대다수인데, 어르신들이 계속 사회와 연결돼 있다는 것이 대단히 의미있는 참여라고 생각됩니다. 공공일자리를 위해 32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요. 이분들이 경제활동을 하며 존엄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신을 스스로 부양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은평구와 종로구에 이모작센터를 만들어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사회에 다시 기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방자치_ 서울시 일자리정책의 브레인이신데, 올해 구상을 조금만 말씀해주십시오.
엄연숙_ 모든 시정의 키워드가 일자리창출입니다. 특히 시가 수행하는 각종 SOC사업을 통해 15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그 외 민간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고 의사결정을 빨리하는 등 민간기업이 투자를 적극 할 수 있도록 애쓸 것입니다. 구직자에 대한 상담을 통해 역량강화,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고 좋은 일자리로 인도되도록 개인별 서비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있으면 맞춤형 서비스로 끝까지 책임지려 합니다. 모든 실업자를 없앨 수 없지만 일을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찾도록 끝까지 돕겠습니다. 특히 IT기술을 활용해 구직자들의 이력과 경력을 축적해 빅데이터로 각자의 서비스와 교육을 어떻게 지원할지 맞춰나갈 생각입니다. 신규사업보다 하고 있는 사업을
더욱 알차고 지속적인 일자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방자치_ 일자리과에 근무하는 공직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죠.
엄연숙_ 일자리는 자아실현과 사회에 기여하는 유일하고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일자리 서비스는 한 사람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절박한 시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한 사람이라도, 한 기업이라도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일입니다. 아무쪼록 그런 자긍심을 갖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일자리정책과(엄연숙 과장, 02-2133-5445)에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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