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행정

대화 단절의 시대 ‘행복한 대화 벤치’ 영국 곳곳에 등장

벤치에서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 대화로 이끄는 ‘행복한 대화의 벤치(Happy to Chat Benches)’가 영국에서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한 노인이 번잡한 도심의 한 공원 벤치에 40분동안 앉아 있으나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고 지나친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유모차를 끄는 부모, 헤드폰을 끼고 지나가는 10대 누구도 이 노인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다. 노인은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혼자 있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다.


영국의 한 여성이 이런 대화 단절의 벽을 깨뜨리기 위해 ‘행복한 대화의 벤치’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대화의 벤치를 처음 만든 카디프에 사는 앨리슨 오웬 존스(53세)는 말했다. “내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면 나를 이상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다.


그렇지만 당신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사람들이 알게 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면 그건 참 좋은 것이다”며 “그래서 나는 사람 사람 사이에 말길을 트는 표시를 벤치에 붙여놓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행복한 대화 벤치.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여기에 앉으세요’라고 표지에 써 벤치에 부착했다.”

 

앨리슨은 올해 5월 합판으로 만든 카드에 글자를 적어 그녀가 사는 동네 공원의 벤치에 붙여 ‘행복한 대화 벤치’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외로움을 퇴치하는 간단한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앨리슨이 소속된 노인지원소통팀이 이 아이디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에이번앤서머셋 경찰서(Avon and Somerset Police) 및 괜트 경찰서와 협약해 관할 지역에 대화 벤치를 반영구적으로설치하고 자원봉사자들이 관리하도록 조치했다.


애버데어(Aberdare)에서 행복한 대화 벤치 운동을 주도한 한 시민은 “우리는 노인들의 고독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했는데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리라곤 예상 못 했다”며 “며칠 동안 혹은 몇 주 동안 사람과의 접촉이 한 번도 없는 이들이 있다. 대화 벤치는 그런 사회적 장벽을 깨부수고 우리 모두가 ‘안녕하세요’ 하고 말을 건네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영국의 자선단체 에이지영국(Age UK)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에서 전 인구의 20%인 900만 명 이상 노인들이 항상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노인 중 17%가 가족, 친구, 혹은 이웃과 대화하는 빈도가 일주일에 한 번 될까 말까 하고 상당수는 그보다 훨씬 더 대화 기회가 적다.
만성적 외로움은 기억력,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고, 때로는 노인 상대 범죄를 유발하거나 금융 사기를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혼자 사는 한 여성은 매일 아침 친구처럼 친하게 접근하며 전화를 건 사기꾼에게 설득당해 3만 1,000달러(3,640만 원)를 송금했는데, 잉글랜드 에이번앤서머셋 경찰서 소속 형사 애슐리 존이 그녀에게 송금을 한 이유를 묻자 “그 전화마저 없으면 몇 주 동안 누구와 한마디도 안 하게 된다”고 대답했다.

 

이후 형사는 경찰서를 설득해 6월 두 개의 공원에 10여 개의 대화 벤치를 지정하고 “행복한 대화벤치. 누가 말을 걸어도 좋은 사람은 여기에 앉으세요”라는 문구를 여러 색깔로 써 벤치에 붙여놓았다.
대화 벤치를 설치하고 난 후 형사가 실제로 벤치를 순회하며 돌아보니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는 것을목격했다. 대화 벤치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난 후 다른 경찰서에서 문의가 빗발쳤다.


행복한 대화 벤치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노인만이 아니다. 앨리슨은 “나는 아이를 가졌을 때가 가장외로웠던 때인 것 같다. 하루 종일 다른 사람과 말을 하지 않는 엄마들에게 대화 벤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카디프 시정부는 시내 공원에 3개의 행복한 대화 벤치를 고정 설치했다. 웨일스주의 배리, 텐비, 아버가비니, 포르트콜, 뉴모트, 데본의 반스테이블, 머지사이드주의 뉴브라이튼, 그레이터맨체스터주의 올트린남에도 행복한 대화 벤치가 등장했다.


현재 영국에 40개 이상의 대화 벤치가 설치돼 있으며, 행복한 대화 벤치의 존재는 SNS를 타고 확산돼 캐나다, 미국, 호주, 스위스, 우크라이나 등 세계 곳곳에서 대화 벤치 설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대전·충남 ‘통합 이익’ 주민에 다 돌아간다"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위원장]

계룡산이 겹겹이 두른 저 푸르름은 동쪽 대전을 물들이고 서쪽북쪽내포평야까지 이어지고 사방의 저 물소리는 한밭 땅을 휘돌고 충청 깊숙이 스며드니 이미 경계는 없고 같은 사투리 닮은 웃음, 충청인 듯 대전인 듯, 사람은 다 같은 사람 아닌가.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공동추진위원장의 말이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정재근 원장은 오늘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간 공동위원장으로 만났다. 오랜 행안부 관료 생활이 이 자리로 이끌었고 정 위원장은 대전과 충남을 넘나들며 아래 윗사람 가리지 않고 의견을 듣고 전하며 통합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청주·청원 그리고 마창진 통합 실무를 지휘한 경험은 대한민국 공직자에겐 매우 드문 사례. 그래서 그는 ‘통합’에 적임이다. 국가개조라는 소명이 그를 이끌고 있다. 이제 통합 작업은 대선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의 공직 생활의 나침반이 된 건 ‘I WANT TO BE A PERSON WHOSE PLACE HAS PROUD. 나는 내 고향이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링컨의 말. 그 말은 그를 지방 공무원 헌신으로 인도했다. 이제 대전·충남통합은 정재근의 기쁨, 정재근을 낳은 논산의 자랑이

"산업 간 격차 해소 입법, 사회 통합의 정치 실현"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절실해진 시대, 그 해답을 진심으로 고민하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어기구 국회의원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을 아우르는 농해수위원장으로서 그는, 국민의 먹거리와 국토를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 하루에도 서너 건 이상의 민원과 간담회를 소화하며, 때로는 법안 발의로, 때로는 정부 부처를 설득하는 끈질긴 노력으로 지역과 나라를 동시에 돌보고 있다. 하지만 어 의원이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한 ‘성실함’만이 아니다. 경제 펀더멘탈 붕괴를 경고하며 지금의 저성장 고착화를 막기 위해 ‘경제의 인공호흡’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정치권 안팎에 진중한 울림을 준다. 또한 사회 양극화 해소를 한국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지역균형 발전과 사회통합을 향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는 그는, 단순한 선심성 발언이 아니라 구조적 대안을 이야기하는 보기 드문 현실주의자다. 특히 고향 당진에서는 철강산업 보호, 농공단지 활성화, 해경 인재개발원 유치 등 지역 생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뛰고 있다. 작은 민생부터 거대한 국가 아젠다까지, 문제를 정확히 짚고 해법을 준비하는 사람. 지금 우리가 어기구를 주목해야

호주 노동委 “보육교사 등 50만명 임금 최대 35% 올려라”

호주 공정노동위원회(Fair Work Commission, FWC)는 여성 근로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직종에 대해 최대 35%의 임금 인상을 권고했다. 이 조치는 약 50만 명의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특히 유아교육, 사회복지, 보건 및 약사 등 전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은 직군이 대상이다. 4월 발표되 이 권고는 단순한 임금 조정이 아닌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비교적 적은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나, 여성 중심 직종에서의 ‘구조적 저평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2023년 기준, 호주의 성별 임금 격차는 13.3%였으며, 이는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연간 약 13,200 호주 달러(약 1,170만 원) 적은 수입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FWC는 이러한 구조적 격차가 여성 다수가 종사하는 돌봄·복지 직종의 사회적 가치가 임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성중립적 평가 대신 ‘성인지적 가치 평가’를 적용한 최초의 판결을 내렸다. 여성 중심 산업의 임금 인상 배경 이번 결정은 2022년 알바니지(Albanese) 정부가 도입한 ‘공정노동법(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