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삶 기술학교는 도시 삶에 지친 청년들에게 대안적 삶의 방식을 전달하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안적 삶을 찾아 시골로 모여든 청년들
1,500년의 전통을 이어온 유서 깊은 마을 서천군 한산면. 고즈넉하던 작은 시골 마을이 최근 젊은이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띠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대안적 삶을 찾아 시골로 찾아든 청년들의 시골 정착 프로젝트 ‘삶 기술학교’가 지역에 정착하며 빚어낸 결과다.
2019년 7월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으로 시작된 삶 기술학교는 삶 기술로 더불어 살아가는 자립 공동체다. 도시의 삶 기술과 마을의 삶 기술을 교환하는 삶 기술프로젝트 실험을 통해 청년들의 자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일종의 코칭 시스템인 것이다.
지난해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삶 기술학교는 90여 명의 청년이 참여해 전통 자원을 알아가고 자신만의 삶 기술로 경제적 활동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삶 기술프로젝트도 진행해 기업가정신 팀 코칭과 멘토링 시스템을 활용, 점차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기도 했다. 그 가운데 청년 15명이 취·창업에 성공하며 서천군으로 주소지를 이전해 지역에 완전히 정착했다.
시골에서 희망을 말하다
장시간 방치돼 있던 공간을 새로운 미술 작업실로 바꿔 ‘그린 한담’을 운영하는 청년 화가, 청년과 마을주민, 여행자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식구가 되는 ‘달팽이 게스트하우스’를 만든 청년, 지게미 효모를 숙성 발효해 만든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개발한 ‘한끼제빵소’ 청년들이 활동 중이다. 삶 기술학교를 거점으로 청년자립공동체에 속해 활동하는 청년도 30명이 넘는다.
청년들이 김장처럼 일손이 필요한 곳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초등학생 돌봄 교육 등 마을 행사에 모두 참여했다. 특히 해마다 개최되는 한산 소곡주 축제에 지역 주민과 청년이 함께 어우러져 사라질 위기에서 되살리기도 했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한 청년은 “연극만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워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는 생활에 염증을 느껴 시골에서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처음 보는 사람이 인사해도 잘 받아주고 이곳에 온 청년과 주민들이 서로 돕고 의지하며 지내는 공동체인 점이 매력적이었다.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앤비를 운영해보고 싶다”며 정스러운 시골의 삶을 이야기했다.
지역 어르신들은 “한산하던 마을에 청년들이 늘어나 사람 사는 마을 같다”라고도 하고, 젊은 감각과 어우러져 한산의 오랜 전통이 보존될 희망을 얻은 명인들과 시골에서 경험하지 못한 기회를 접하게 된 아이들 등 소멸을 걱정하던 주민들이 희망을 말할 수 있게 됐다.
올해 4월 27일부터 7월 16일까지 3개월간 상반기 과정에 입학한 청년들이 한산면에서 자립의 삶을 설계하며 동력을 얻도록 삶 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군은 정착한 청년들에게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청년 일자리 주도형 사업지원, 청년 창업지원, 청년 동아리 지원, 청년 주거비 지원, 청년 전·월세 지원 등 다양한 복지 정책을 연계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서천군 노희랑 지역경제과장은 “청년들이 공간의 제약 없이 자연에서 머물며 일할 수 있는 마을로 준비 중”이라며 “청년성장지원 코칭시스템을 통해 도시 삶에 지친 청년들이 지역에서 대안적인 삶의 실험을 지속해서 이뤄나가고 있는 삶 기술학교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