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 이슈가 터지면 그 사건을 계기로 각종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 법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우리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이 바로 조례다. 미국에서 현재 어떤 조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가까운 미래를 미리 준비해보자.
전염병 감염 확산 방지 위해 신속하게 조례 제정
뉴욕시에서 전염병 감염이 확산돼 많은 시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지난 8월 15일 레지오넬라균 감염자 수가 124명에 달했으며, 9월 1일까지 뉴욕시에서 12명, 일리노이 주에서 총 7명이 이 병으로 사망했다.

뉴욕시의회는 레지오넬라균의 확산과 방지 그리고 예방을 위해 5개 도로 내 건물들의 냉각탑의 등록 및 분기별 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8월 13일 통과시켰다.
이번 조례안은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서명했으며, 조례의 내용에는 기존 자신의 건물에 냉각탑이 설치돼 있는 건물주는 30일 이내에 해당 사실을 뉴욕시빌딩국에 신고해야 하며 새로 설치를 원하는 경우에는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분기별 위생 점검을 실시해 연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초 위반 시에는 2000달러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이후 사망 등 인명 피해 발생 시에는 1만 달러가 부과된다. 또 시 보건국의 시정명령에 불응할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과 2만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매리 바셋 뉴욕시 보건국장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뉴욕시의 발 빠른 조례 제정으로 전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 건물 냉방기의 냉각탑수와 샤워기, 수도관 등에서 서식하다가 공기를 타고 전파돼며 폐렴, 독감 등을 일으키고, 잠복기는 이틀에서 열흘 정도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두통, 근육통, 어지러움,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나며, 감염에 대비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욕조와 물탱크를 반드시 청소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
911 응급신고, 문자로 신고!
지난달 8월 13일 뉴욕시에서 911 응급신고를 문자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이 상정됐다. 이번 조례안이 통과되면 뉴욕시민들은 모든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반 문자를 이용해 911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위기에 처한 상황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해 전송할 수도 있게 되었다.

문자로 신고할 수 있는 911 신고는 특히 범죄 피해자나 목격자가 주변에 알리지 않고 조심히 신고해야 하는 경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조례안에는 뉴욕시 정보기술통신국이 911 응급 문자신고 시스템 구축을 위한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조항도 담고 있다.
이 같은 조례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마크 레빈(민주, 7선거구) 시의원은 “살다보면 범죄 및 사고 등 다양한 종류의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데 제 때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아 범인 검거나 피해자 구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집에 누군가 침입했을 때, 침입자를 피해 숨어있다고 가정하면, 침입자가 모르게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은 문자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이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911 응급문자 신고 조례안의 발의자인 로리 컴보(민주, 35선거구) 시의원은 “이번 조례로 시행되는 911문자신고는 특히 두려워서 신고 전화를 하지 못하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폭력으로부터 구출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테크놀로지가 발달한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고 이것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