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1억원도 아니고 115억 원이다. 아니 어떻게 이 많은 돈이 횡령되는 동안 아무것도 몰랐단 말인가?
무엇보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사람은 이정훈 서울특별시 강동구청장일 것이다. 이 구청장은 회계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기금을 횡령한 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고덕, 강일 공공주택사업지구 내 기존 지상 폐기물 처리시설을 현대화, 지하화하여 친환경 자원순환센터로 건립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는 국비, 시비, 구비와 SH공사의 재원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SH공사로부터 징수한 원인자부담금을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처리시설설치기금'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1월 22일 SH공사로부터 징수하는 원인자부담금 중 총 76억 9058만2천원의 입금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1월 23일 횡령 정황에 대해 즉시 강동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구청 내 1담당관 2국 총 6개 부서로 구성된 '공직비리 특별조사반'을 편성해 자체 원인분석 중에 있으며, 당사자 외 협조자나 조력자가 있는지, 관리하고 있는 전 계좌와 기금운용 실태 등 예산회계 전반에 대한 특정 감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이 구청장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으로,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여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피해액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조치하겠으며,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사실 어떻게 이 어마어마한 돈을 횡령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에 경기도의 한 기초 지자체에서 퇴직을 한 공무원에게 이 사건에 대해서 물었다.
해당 공무원은 "담당자가 통장과 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횡령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회계시스템이 전부 온라인화되면서 과거에는 과장이나 회계과 도장을 받아야 했지만 이젠 담당공무원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충분히 돈 인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 공무원은 "매뉴얼 대로 돈이 잘 쓰여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점검을 해야 하는데, 직원 상급자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횡령한 공무원을 믿고 맡겼던 것"이라며, "사건이 터지고 뒷북을 치는데, 공무원 사이에도 서로 상호 의심하고 감시해야 한다. 결국 사람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말미에 했던 공무원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시스템이 모든 것을 막아준다고 하는데, 아니다.
모든 것은 사람이다. 궁극적으로 사람이 아니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