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카타르가 쏘아 올린 축구공 ft. KBS 더라이브, 선입견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은 과연 축구대회일까 아니면 그보다 더 복잡한 이해관계와 파급효과가 숨어 있는 거대한 이벤트일까? 물론 모두 맞는 말이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2002년 경제백서에 따르면 한일 월드컵으로 한국이 거둔 경제효과는 26조 원이 넘는다. 우리나라가 경기장 등을 짓는 데 약 1조 825억의 돈을 썼는데 20배 넘는 효과를 얻은 것이다.

 

카타르의 경우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가장 많은 돈을 썼는데, 카타르는 2010년 말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이후 12년 동안 러시아가 2018년 행사에 쓴 돈의 15배가 넘는 2,200억 달러(293조 2,600억 원)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와 달리 이렇게 천문학적인 돈을 월드컵에 쓴 카타르는 이윤을 남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는 확실히 성공했다. 카타르 월드컵이 쏘아 올린 사회문화적 가치와 그 이면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KBS1 《더 라이브》가 보여준 시선의 차이

11월 23일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 KBS1 《더 라이브》에 튀르키예 출신 방송인 알파고 시나씨가 출연했다. 기자 출신이기도 한 알파고는 에르도안 정부의 반정부 언론에 대한 탄압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껴 대한민국 국적으로 귀화한 무슬림이다.

 

《더 라이브》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된 각종 이슈를 더 생동적으로 그리고 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취지로 중동 출신인 알파고를 섭외한 것으로 판단된다.

 

흥미로운 점은 《더 라이브》가 잉글랜드 VS 이란 경기에서 이란 선수들이 국가 제창을 하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선수들이 이란 반정부 시위 연대에 공감을 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 연대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체포돼 의문사당한 일로 시작됐다. 이후 이란 정부는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나왔고 이는 국제 사회에서 큰 질타를 받는 시국이다.

 

이에 《더 라이브》 MC 최욱은 “이란 선수들이 반정부 시위 연대에 공감하면 큰일 나는 것 아니냐?”라고 질문했고 알파고는 “한국 언론이 오해하고 있다. 이란은 북한 같은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시위가 시작된 계기는 오히려 이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히잡을 제대로 써야 한다고 외치면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란에서는 애국가가 한번 바뀌었기 때문에 애국가를 안 부르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고, 이 말을 들은 최욱 MC는 크게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알파고의 말이 사실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점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알파고가 굳이 한국 언론에 거짓을 말한다거나 사태를 부풀려 말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 《더 라이브》가 보여준 시선의 차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동 국가인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면서 오해 또는 차별이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서방국가를 비롯해 여러 나라가 카타르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월드컵 개최를 위해 일한 이주노동자의 죽음, 히잡 의무화와 같은 여성인권, 음주 금지, 성소수자 권리 등 여러 방면에서 언론들은 카타르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판은 과연 옳을까?

 

《더 라이브》에서는 영국 선수들이 카타르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무릎을 꿇은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항의로 다양한 언론이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흥미롭게도 알파고는 많은 서방국가와 우리나라가 가진 시각과 조금 다르다.

 

만약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대마를 피웠다면?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 서방국가에서는 대마를 합법화하고 그 추세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 대마가 합법화됐다는 것은 국민들이 동의했고, 그 나라들에서는 대마를 피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월드컵에서 외국인이 대마를 가지고 경기장에 출입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바로 추방당하거나 경찰에 입건될 것이다. 알파고는 많은 중동 국가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만 보여도 체포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대마는 극단적인 예시이기는 하지만 그 나라에 가면 그 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왜 카타르에서는 부정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실제로 많은 중동인은 차별받고 있다.

 

서구가 만들어놓은 테러리스트 이미지는 중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중동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우리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가 카타르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알파고는 이주노동자 문제도 짚고 넘어갔는데, 이주노동자가 무려 6,500명 사망한 탓이 모두 카타르에게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주노동자들은 보통 본국의 브로커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데 이 브로커들의 탐욕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방치한 카타르 정부는 비판받아도 마땅하지만 우리 모두의 선입견으로 인해 다른 요인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이러한 선입견의 문제는 대외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인정하는 문화 강국이다! 세계 최고 부호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한국의 선진 문화를 수입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이다. 우리나라 문화의 우수성을 미리 예측한 백범 김구는 《백범일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썼다.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정치문화는 쇠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가 옳은지 누가 틀렸는지, 누구를 비판하고 누구를 옹호할지 판단할 때 선입견의 스위치가 켜져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민주주의가 운영되는 방식은 국민들의 작은 의견들을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하고, 국가의 중대사는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의식과 철학 등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전체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고 올바른 철학을 가진다면 민주주의는 성공할 수 있다.

 

이제 K-팝만이 아닌 K-정치를 내세울 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2002년의 영광이 다시 한번 찾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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