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틈새’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 ‘트멍’. 사회적 약자와 우리의 틈을 메워보자는 의미를 가진 ‘트멍 공방 동호회’는 소방공무원 30여명으로 구성됐다. 업무 특성상 모든 회원이 한꺼번에 모이기는 힘들지만 틈틈이 모여 목공 기초와 장비 사용법을 익히며 가구 및 소품 제작에 열정을 쏟는다는 따뜻한 목수들을 만났다.
목공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봉사를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제주시 외곽에 회원의 과수원 창고를 무료로 임대받아 작업공간을 마련했고, 작년 3월부터 회비를 조금씩 모아 작업장을 리모델링할 장비와 목재도 구입했다. 비번인 회원들이 돌아가며 조금씩 작업장을 꾸미면서 하나둘 구입한 장비들이 테이블 재단기, 각도 절단기, 전동 드라이버, 원형 톱을 포함해 40여 가지에 이를 정도. 어느새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과 도구를 갖추게 됐다.

공방을 마음껏 꾸미다 보니 재료값이 걸렸다. 회비를 모아서 충당해도 모자란 부분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했는데, 이를 위해 사업을 이전하는 탁구장을 찾아갔다. 탁구장의 바닥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며 300만원어치의 합판과 자재를 얻었고, 그날 이후 트멍 공방 동호회의 작업장에는 테이블과 서랍장, 바닥이 생겼다.
트멍공방 동호회에서 총무를 맡은 김승필 소방교는 “작업장이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뿌듯함도 느꼈다”며 “주위 동료들이 트멍 공방 동호회가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격려와 박수를 보냈을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동호회에서는 단순히 작업장에서 가구와 소품을 만들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1년에 2번씩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2가구를 선정해 필요한 생활가구들을 제작해 보급하기도 한다. 또 불우이웃 등 사회 취약계층 1가구에게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기부금, 가구를 제작하며 얻은 수익금을 적립해 집을 개조하거나 전기공사, 도배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하는 회원들의 작은 정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주름 잡힌 얼굴이 환하게 펴지는 큰 감동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소방교는 “앞으로 비슷한 단체와 뜻이 맞는 사람들과도 함께할 수 있도록 결연을 맺어 동호회 활동을 더욱 빛내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회원들의 재능기부와 봉사정신이 지역의 발전과 화합의 토대가 되기를 기대하며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자”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