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지방자치》는 매달 인터뷰와 좌담회 현장을 찍어 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시키면 그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QR코드를 통해 영상을 보고,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지만 정작 QR코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기회에 QR코드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Quick Response’의 약자인 QR코드는 말 그대로 빠르게 응답한다는 의미이다. 이제는 버스정류장, 책, 광고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QR코드는 기존의 바코드가 발전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쉽다. 바코드는 최대 20여 자의 숫자 정보만 넣을 수 있지만 QR코드는 가로·세로를 모두 활용해 최대 7089자의 수, 4296자의 문자, 1817자의 한자를 기록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상품명이나 제조사 등의 단순정보만 기록하던 바코드보다 인터넷 주소, 동영상 정보, 지도 등의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정사각형의 작은 코드 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고 일부가 오염되거나 손상돼도 오류복원 기능이 있어 데이터를 복원하는 것은 물론 360도 어느 방향으로도 인식이 가능하다는 점 덕분에 QR코드는 그 쓰임이 빠르게 확대됐고,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양 외에도 더 작은 마이크로 QR코드, 직사각형 QR코드, 그림이나 문자를 넣을 수 있는 로고 QR코드 등 모양도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1994년 발명돼 지난해 20주년을 맞은 QR코드는 당시 바코드 인식기 개발업체였던 DENSO WAVE 사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1960년대 고도로 성장하던 일본에서 식료품이나 의료품 등 여러 가지 상품을 취급하는 슈퍼마켓이 속속 생겨났고, 그에 따라 슈퍼마켓에서 사용하던 수동 계산대에 상품가격을 일일이 입력하던 점원들은 건초염과 손목저림을 호소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코드이지만 바코드는 최대 20자의 정보밖에 담을수 없었다. 바코드에 더 많은 정보를 담고 한자나 일본어로도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아졌고 이를 바탕으로 DENSO WAVE 사는 2차원 코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개발 담당자였던 마사히로 하라(Masahiro Hara)와 그의 동료는 1차원의 가로방향으로만 인식할 수 있었던 기존의 바코드와 달리 가로와 세로 2차원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코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어떻게 하면 코드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개발자들은 “여기 코드가 있다”는 위치정보를 코드 안에 넣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QR코드의 각에 3개의 ‘▣’모양을 넣어 코드의 위치를 나타낼 수 있도록 했다.
이 덕분에 어느 방향이든 코드를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94년 각고의 노력 끝에 QR코드를 개발한 DENSO WAVE 사는 QR코드를 발표하며 보다 많은 사람이 QR코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코드에 대한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상품을 개발하거나 제작하는 일부 업체에서만 사용했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된 요즘은 누구나 무료로 QR코드를 만들고 사용하며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그러나 누구나 사용하고 제작, 배포할 수 있고 많은 양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QR코드의 위험성도 크다. 악성코드나 유해 웹사이트 주소도 마음만 먹으면 코드 안에 담아 전파시킬 수 있고, 코드만 봐서는 그 안에 유해한 정보가 담겨 있는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요구에 의해 개발되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QR코드. “QR코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함께 다양한 사용법을 고안하고 실현해나가며 진화해왔다”는 마사히로는 “앞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흑백의 코드보다 좀 더 화려하고 모두에게 자극을 주는 QR코드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정사각형의 QR코드 안에는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개발자의 의지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